[광주=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100대0으로 이기고 있어도 상대가 지긋지긋할 정도로 달라붙어야 한다."
김태형 롯데 자이언츠 감독은 지난 14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서 4대0으로 완승한 뒤 선수단 미팅을 소집했다. 코치들부터 선수들까지 모두 라커룸에 모였다. 팀 영봉승이라는 결과는 좋았지만, 김 감독의 눈에는 마음에 안 드는 장면이 반복해서 보였다.
김 감독 부임 2년차인 올해 롯데는 시즌 성적 25승18패2무로 3위를 달리고 있다. 부임 첫해에는 옥석을 가리고, 밑그림을 그리는 작업이 주를 이뤘다면 올해는 최소 가을야구라는 결과를 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려면 롯데는 더 달라져야 했다. 김 감독은 그라운드에서 투지를 매우 중시하는 감독이다. 그 투지가 개인 기록에 국한돼 있으면 큰 의미가 없다. 어떻게 해야 더 출전 기회를 얻고, 동시에 어떻게 더 팀 승리에 기여할 수 있는지 고민하는 선수가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김 감독은 15일 광주 KIA전에 앞서 "잘하고 있는데, 상대 팀에 3대0, 4대0으로 이기고 있다고 해서. 어떻게든 더 나갈 생각을 해야 하는데, 경기가 넘어갔다고 자기 욕심만 내고 집중력이 떨어지는 경우가 있었다. 다른 팀도 5~6점차로 이기고 있으면 집중력이 떨어지곤 하는데, 우리는 아직 그럴 때가 아니다. 100대0으로 이기고 있어도 상대가 지긋지긋할 정도로 달라붙어야 한다. 잘하고 있는데, 조금 더 집중하자고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라고 집합의 배경을 설명했다.
물론 한 경기 결과만 보고 미팅을 소집한 것은 아니다. 김 감독은 최근 좋은 팀 성적에도 전반적으로 팀 분위기가 느슨해졌다고 느껴 한번은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김 감독은 "이길 때도 흐름이라는 게. 어제(14일)는 뭔가 어수선하더라. 전 경기도 그렇고. 선수들의 집중력이 떨어져 있는 느낌이었다. 코치들한테도 내가 한마디를 했다. 다 같이 집중하자고 했다"고 했다.
롯데는 15일 광주 KIA전에서는 6대7로 석패했지만, 김 감독이 원했던 끈질긴 모습은 엿볼 수 있었다. KIA는 선발투수 아담 올러의 호투에 힘입어 1-6으로 크게 앞서 있었지만, 경기 후반 롯데 타선의 매서운 반격에 진땀을 흘려야 했다. 롯데는 4-7로 뒤진 8회초 빅터 레이예스의 투런 홈런에 힘입어 6-7까지 쫓아가면서 끝까지 긴장감을 늦출 수 없게 했다. 이기든 지든 상대팀의 진을 다 빼놓아야 한다는 김 감독의 메시지는 어느 정도 효과가 있었던 듯하다.
광주=김민경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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