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LA 다저스 김혜성이 팀 역사에 남을 대기록을 달성했다.
김혜성은 17일(이하 한국시각)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LA 에인절스와의 홈 3연전 첫 경기에 9번 2루수로 출전해 3타수 2안타의 맹타를 휘둘렀다.
김혜성은 지난 15일 애슬레틱스전에서 솔로홈런을 포함해 2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의 맹타를 터뜨렸고, 16일 애슬레틱스전에서는 3타수 3안타 2볼넷 2타점 4득점 1도루의 신들린 듯한 출루 능력을 과시하며 19대2 대승을 이끌었다.
그리고 이날 첫 두 타석에서 모두 안타를 뿜어내며 3경기 연속 멀티히트, 9타석 연속 출루의 기염을 토했다. 최근 3경기에서 8타수 7안타 2볼넷 5득점을 몰아치며 타율을 0.452(31타수 14안타)로 끌어올렸다. 1홈런, 5타점, 9득점, 2볼넷, 출루율 0.485, 장타율 0.581, OPS 1.066을 각각 마크했다.
엘리어스 스포츠뷰로에 따르면 김혜성은 다저스 신인으로는 2015년 코리 시거(텍사스 레인저스) 이후 10년 만에 9타석 연속 출루에 성공한 선수가 됐다. 이 기록은 다저스가 LA로 옮긴 이후 최다 기록이다.
3경기 연속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김혜성은 0-2로 뒤진 3회말 2사후 주자없는 가운데 첫 타석에 들어가 원볼에서 상대 우완 선발 잭 코하노위츠의 2구째 바깥쪽 94.7마일 싱커를 가볍게 밀어쳐 깨끗한 좌전안타를 날렸다.
김혜성은 다음 타자 오타니 쇼헤이의 볼넷으로 2루까지 갔으나, 무키 베츠가 3루수 땅볼로 물러나 홈에 이르지는 못했다.
이어 김혜성은 1-4로 뒤진 5회 1사후 두 번째 타석에서는 내야안타를 치고 나갔다. 볼카운트 2B2S에서 코하노위츠의 5구째 가운데로 떨어지는 90.5마일 체인지업을 끌어당겨 1-2루간으로 타구를 날렸다. 에인절스 2루수 팀 앤더슨이 어렵게 잡아 1루로 던졌으나, 김혜성은 이미 베이스를 통과했다.
그러나 다음 타자 오타니가 2루수 병살타를 치는 바람에 그대로 이닝이 종료됐다.
김혜성은 1-4로 뒤진 8회 세 번째 타석에서는 1루수 땅볼에 그쳐 10타석 연속 출루에는 실패했다.
주목할 것은 김혜성이 다저스 라인업 합류 후 9번 타순에서 출루율을 높이자 리드오프 오타니 쇼헤이의 타점 능력이 배가됐다는 점이다.
오타니는 팀의 시즌 첫 17경기에서 득점권 타석이 7번 밖에 없었다. 그런데 김하성이 합류해 9번 타순에 배치되면서 오타니의 타점 생산력이 급증했다. 이날까지 29타점을 올린 오타니가 가장 많이 홈으로 불러들인 주자가 바로 김혜성이다. 김혜성은 오타니의 적시타로 5번 홈을 밟았다.
김혜성이 지난 4일 메이저리그로 콜업돼 이제 겨우 13경기를 뛴 점을 고려하면 '김혜성 출루→오타니의 적시타→김혜성 득점' 플레이가 활발하게 가동되고 있다고 보면 된다.
김혜성의 연속 출루 행진은 8회말 1루수 땅볼을 치며 끝났지만, 오타니는 다음 타자로 등장해 중월 홈런을 터뜨리며 자신의 시즌 16번째 아치를 그려 이 부문 양 리그 합계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김혜성의 활약에 대해 MLB.com은 이날 '2주 전 빅리그로 콜업된 이후 김혜성은 다저스 공격에서 임팩트 넘치는 타격을 하는 선수로 완전히 자리잡았다'고 평가했다.
그런데 이날 경기 전 "하위타선에서 득점 생산력이 높다"며 김혜성의 출루 능력에 엄지를 치켜세웠던 데이브 로버츠 감독이 김혜성의 빅리그 잔류에 대한 확답을 하지 않고 있다. 발목 부상으로 빠졌던 토미 에드먼이 곧 돌아온다.
로버츠 감독에 따르면 에드먼은 오는 19일 에인절스와의 홈경기에 맞춰 라인업에 복귀한다.
그러나 로버츠 감독은 이날 현지 매체들 인터뷰에서 "여러분은 김혜성이 1주일에 6~7경기에 출전해야 한다고 주장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으로서는 며칠 내로 무슨 결정을 내려야 하는지 장담할 수 없다. 아직은 모르겠다"고 했다. 에드먼이 오면 김혜성 또는 제임스 아웃맨이 내려갈 공산이 큰 상황이다.
LA 타임스는 이날 '김혜성이 합류한 이후 다저스는 그가 빅리그에 계속 머물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