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LA 다저스 전천후 야수 토미 에드먼의 복귀 날짜가 확정됐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17일(이하 한국시각)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LA 에인절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현지 매체들과 가진 인터뷰에서 "굿뉴스가 있다. 에드먼이 주말에 돌아온다. 일요일(현지시각)에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저스는 17~19일 에인절스와 홈 3연전을 진행 중이다. 마지막 경기에 에드먼이 부상자 명단(IL)에서 해제돼 현역 로스터에 합류한다는 얘기다.
에드먼은 지난 4일 오른쪽 발목 부상으로 IL에 올랐다. 마지막으로 뛴 경기는 지난달 30일 마이애마 말린스와의 홈경기였다. 이후 19일 만에 그라운드에 나서는 셈이다. 올시즌 2루수와 중견수를 오가며 30경기에서 타율 0.252(111타수 28안타), 8홈런, 24타점, 19득점, OPS 0.818의 매서운 방망이 솜씨를 과시하던 중 IL에 오른 에드먼이다.
에드먼의 복귀 시점이 정해짐에 따라 김혜성의 거취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게 됐다. 트리플A 오클라호마시티에서 뛰던 김혜성은 에드먼이 IL에 등재된 날 메이저리그 콜업 통보를 받고 올라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전 대수비로 들어가 데뷔전을 치렀다.
김혜성은 당시 에드먼 복귀 때까지 한시적으로 빅리그 무대를 뛸 것으로 예상됐다. 그런데 지금은 상황이 180도 바뀌었다. 김혜성이 에드먼의 존재를 잊게 할 만큼 공수에서 맹활약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 다저스에서 가장 핫한 타자를 꼽으라면 단연 김혜성이다.
최근 3경기 연속 멀티히트 행진을 벌였다. 김혜성은 김혜성은 이날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에인절스와의 홈 3연전 첫 경기에 9번 2루수로 출전해 3타수 2안타의 맹타를 휘둘렀다.
김혜성은 지난 15일 애슬레틱스전에서 솔로홈런을 포함해 2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의 맹타를 터뜨렸고, 16일 애슬레틱스전에서는 3타수 3안타 2볼넷 2타점 4득점 1도루의 신들린 듯한 활약을 펼치며 19대2 대승을 이끌었다.
그리고 이날도 2안타를 뿜어내며 3경기 연속 멀티히트, 9타석 연속 출루의 기염을 토했다.
김혜성은 최근 3경기에서 8타수 7안타 2볼넷 5득점을 몰아치며 타율을 0.452(31타수 14안타)로 끌어올렸다. 1홈런, 5타점, 9득점, 2볼넷, 출루율 0.485, 장타율 0.581, OPS 1.066을 각각 마크했다. 엘리어스 스포츠뷰로에 따르면 김혜성은 다저스 신인으로는 2015년 코리 시거(텍사스 레인저스) 이후 10년 만에 9타석 연속 출루에 성공한 선수가 됐다. 이 기록은 다저스가 LA로 옮긴 이후 최다 기록이다.
수비에서도 다재다능하고 기동력까지 갖춘 이런 선수를 마이너리그로 다시 내려보내는 건 사실 생각하기 어렵다. 지역 최대 매체 LA 타임스는 이날 '김혜성이 합류한 이후 다저스는 그가 빅리그에 계속 머물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로버츠 감독의 의중은 무엇일까.
로버츠 감독은 이날 경기 전 "여러분은 김혜성이 1주일에 6~7경기에 출전해야 한다고 주장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으로서는 며칠 내로 무슨 결정을 내려야 하는지 장담할 수 없다. 아직은 모르겠다"고 했다.
에드먼이 오면 김혜성 또는 제임스 아웃맨이 내려갈 공산이 큰 상황인데, 둘 중 하나라면 김혜성이 남아야 한다. 아웃맨은 지난 7일 콜업돼 이날까지 9경기에서 타율 0.125(24타수 3안타), 2홈런, 4타점, 5득점, OPS 0.597을 기록했다. 김혜성과는 비교가 안 된다.
김혜성이 잔류하면 에드먼과 포지션이 겹치기 때문에 플래툰으로 기용될 수 있고, 2루수와 중견수를 나눠 맡을 수도 있다. 둘 다 빅리그 주전감이라면 얼마든지 기용 해법을 찾을 수 있다.
결국 로버츠 감독은 이날 경기 후 "김혜성은 지금 마법의 방망이를 갖고 있는 것 같다. 그는 타석에서 좋은 타격으로 공을 내보내고 있다. 그렇게 할 수 있다면 좋은 일들 일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에드먼이 돌아와도 김혜성을 빅리그에 남기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
김혜성은 "나는 그저 야구만 하면 된다. 필드에 나가면 나의 야구를 하고 있고, 출루를 하려고 노력한다. 미래에 어떤 일이 일어날 지 예측하고 전망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고 했다.
MLB.com은 이날 김혜성의 9타석 연속 출루 기록을 전하는 기사에서 '김혜성이 매일 다저스에 임팩트를 주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는 빅리그 잔류 기간을 연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