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현석 기자]손흥민이 선수 경력 첫 우승을 위해 직접 선발로 나설 가능성이 유력하다.
영국의 공영방송 BBC는 17일(한국시각)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애스턴 빌라전 이후 인터뷰 내용을 보도했다. 포스테코글루는 해당 인터뷰에서 손흥민에 대해서도 직접 언급했다. 그는 "손흥민은 유로파리그 결승전에 출전할 준비가 되어 있다. 모두 선발로 나설 준비가 됐다. 이번 경기에서 뛰는 것이 손흥민에게도 중요했다. 다시 리듬을 찾아가고 있다"라고 밝혔다.
토트넘은 22일 스페인 빌바오의 에스타디오 산 마메스에서 맨유와의 2024~2025시즌 유로파리그(UEL) 결승전을 앞두고 있다. 결승전을 앞두고 시선이 쏠리는 부분은 바로 손흥민의 선발 출전 여부다. 손흥민은 최근 리그에서 선발로 나서며 부상 복귀를 알렸다.
손흥민은 17일 영국 버밍엄의 빌라 파크에서 열린 애스턴 빌라와의 2024~2025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7라운드 경기에서 선발로 출전해 74분가량을 소화했다. 손흥민은 지난 크리스털 팰리스와의 경기에서 교체로 부상에서 복귀하며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와의 유로파리그 8강 1차전 이후 8경기 만에 출전해 몸상태를 점검했다. 이번 빌라전에서는 선발로 출전해 경기 감각을 확인하고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손흥민도 직접 인터뷰를 통해 현재 몸상태에 대해 밝혔다. 손흥민은 "복귀 후 첫 경기라 몸 상태는 좋다. 조금 피곤하지만, 경기에 나설 준비가 됐다. 오늘 70분가량 경기에 출전할 수 있어서 좋았다. 지난 팰리스전에서 25분~30분 정도를 뛰었다. 중요한 것은 수요일 경기를 위해 모두가 몸 상태를 회복했다는 점이다. 나는 수요일 경기를 위해 준비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경기를 지켜보면서 뛰지 못하는 일은 정말 힘들다. 그라운드에 직접 나가지 못할 때가 정말 힘든 순간 중 하나다. 선수들은 멋진 활약을 해냈다. 열심히 노력한 결과가 나와서 정말 기쁘다. 선수들이 축하하는 모습을 보니 정말 기뻤다. 선수들은 그럴 자격이 충분했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 수요일에 엄청난 일이 남았다. 우리가 해낼 수 있다고 믿는다. 우리의 목표는 결과를 내는 것이다. 지금부터 모두가 함께 하나의 목표로 나아간다면 이룰 수 있을 것이다"라고 의지를 다졌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의 복귀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손흥민은 리더다. 우리는 최근 제임스 매디슨, 데얀 쿨루셉스키, 루카스 베리발 등 주요 선수들이 이탈했다. 이런 상황에서 손흥민이 돌아온 것은 전술적, 정신적 측면에서 모두 큰 도움이 된다. 최근 몇 경기 우리의 평균 연령은 상대보다 3~4살 어렸다. 경험 많은 선수의 합류가 중요해진 시점이다"라고 밝혔다.
손흥민은 올 시즌 부진과 함께 시즌 막판 부상까지 겹치며 어려운 시간을 보냈다. 복귀전을 치르기 전까지 무려 한 달에 가까운 시간을 결장했다. 시작은 울버햄튼과의 경기였다. 당시 손흥민은 유로파리그 경기 여파로 휴식을 취했다. 이후 프랑크푸르트와의 유로파리그 8강 2차전을 앞두고도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을 프랑크푸르트 원정에 데려갈지 논의했지만 그가 UEL 4강전에 출전할 가능성을 최대한 높이기 위해 남겨두는 게 좋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손흥민의 결장은 금방 끝나지 않았다. 리그에서도 연속해서 결장이 이어지며 몸상태에 대한 걱정은 커졌다. 포스테코글루는 노팅엄전을 앞두고는 상태의 심각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손흥민의 부상은 오랫동안 겪어온 문제다. 상태가 나아지기보단 악화되고 있다. 지금 그에게 휴식을 주기 좋은 시기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웨스트햄전을 앞두고도 "손흥민은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회복 중이며 아직은 팀과 떨어져 개별 훈련을 하고 있다. 잔디에서 훈련하고 있고 매일 더 나아지는 것을 느끼고 있다. 유럽대항전 경기를 위해 상태지켜보고 확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토트넘 소식을 전하는 토트넘 익스프레스는 SNS를 통해 '손흥민은 그라운드로 복귀해 보되 글림트와의 2차전에 출전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후 추가 결장이 있었지만, 다행히 손흥민은 결승을 앞두고 리그에서 복귀전을 치르며 결승전 출전 가능성을 높였다.
손흥민에게 이번 결승전은 정말 중요한 기회일 수밖에 없다. 한국 대표팀과 토트넘의 주장으로서 활약 중인 손흥민은 프로 데뷔 이후 우승 경력이 없다. 손흥민은 과거 유럽챔피언스리그와 리그컵 결승에 올랐지만 모두 준우승에 그치며 아쉬움을 삼켰다. 손흥민으로서도 해리 케인도 해내지 못한 토트넘의 우승이라는 대단한 업적을 달성한다면 토트넘에서의 위상 자체가 달라질 수 있다.
영국의 스퍼스웹도 '손흥민이 유로파리그 결승을 통해 전설적인 존재로 자리 잡을 수 있다'며 '손흥민은 이미 구단 역사에서 위대한 선수 중 한 명이다. 이제 그가 주장으로서 트로피까지 차지한다면 토트넘 내 최고의 선수로 남을 것이다'라고 평가했다.
토트넘에서 이미 전설적인 지위를 갖고 있는 손흥민이 마지막 남은 퍼즐을 채우기 위해 유로파리그 결승전 출격을 대기하고 있다. 이번 결승전에서 손흥민이 한을 풀고 토트넘에서 최고의 순간을 맞이할 수 있을지도 귀추가 주목된다.
이현석 기자 digh1229@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