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정답은 없죠. 그래도 돌리면 안되는 상황이라고 저는 봤어요."
두고두고 아쉬운 장면. 동점 찬스를 너무나 허망하게 놓쳤다.
SSG 랜더스는 지난 17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더블헤더 1차전에서 0대1로 패했다. 한화 선발 코디 폰세에게 8이닝 동안 18개의 삼진을 헌납하며 대기록의 희생양이 됐다. 폰세는 9이닝 기준 최다 탈삼진 KBO 신기록을 썼다.
SSG에게도 승리 찬스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SSG 투수들이 8이닝 동안 단 1실점으로 한화 타선을 잘 틀어막았기 때문이다. 선발 김광현이 6이닝 1실점을 기록하고 물러났고, 이후 이로운~김건우~박시후로 이어지는 불펜진이 추가 실점을 억제했다.
단 1점 차이. 마지막 9회초 기회가 왔다. 한화 마무리 김서현을 상대로 선두타자 최지훈이 안타. 그리고 2루 도루까지 성공했다. 무사 2루에서 박성한이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를 기록했다.
2루에 있던 최지훈이 뛰기 시작했다. 타이밍이 살짝 아쉬운 상황에서 안타가 포구된 위치도 깊지 않았다. 공을 잡은 한화 우익수는 이진영이었다. 어깨가 좋은 편이다.
그런데 최지훈이 3루에 도착하기 직전 조동화 주루코치가 팔을 계속 돌렸다. 홈까지 뛰어서 승부를 걸라는 메시지였다. 최지훈이 홈까지 계속 뛰어들어갔지만, 홈 송구가 더 정확했다. 결과는 너무나 깨끗한 홈 태그 아웃. 박성한은 그 사이 2루까지 들어갔지만, 무사 1,3루가 될 수 있었던 장면이 1사 2루가 됐다.
특히나 아쉬웠던 이유는 바로 다음 타자가 최정이었다. 최정과 한유섬으로 이어지는 중심 타자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SSG는 한화의 8승은 물론이고, 역전승까지도 내다볼 수 있었던 천금 찬스를 놓쳤다. 반대로 한화는 마무리 김서현이 동점 위기를 스스로 막아냈다. 물론 이미 분위기가 식은 상황에서 최정과 한유섬도 연속 삼진으로 돌아섰지만, 노아웃 1,3루였다면 결과는 또 달랐을 수 있다.
SSG 이숭용 감독도 그 장면을 아쉬워했다. 이튿날인 18일 한화와의 시리즈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이숭용 감독은 "정답은 없다. 그런데 노아웃이었고, 리드폭이 크지 않은 상황이라 돌리면 안되는 상황이라고 저는 봤다. 또 3~5번 타자로 연결이 되니까. 추가 찬스가 있는데 긴박한 상황에서 그렇게 판단을 했다"면서 "주루코치와는 그 부분에 대해 따로 이야기를 나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그래도 주루코치가 힘들다. 그 순간적인 상황에서 파악하고 판단을 해야하기 때문에 어려운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이야기 했다.
더블헤더를 소화한 주전 중견수 최지훈은 18일 경기에서는 선발 제외됐다. 이숭용 감독은 "아픈건 아니고, 작년에 다쳤던 부분이 약간 무겁다고 한다. 본인은 뛰겠다고 하는데, 그래도 어제 더블헤더를 뛰었고 (박)성한이랑 지훈이는 세이브를 해주려고 하는데 최근 경기 내용이 녹록치 않았다. 최대한 상황을 봐가면서 세이브를 해주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대전=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