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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억6천 걸린 연장전 티샷, 망했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전화위복이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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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연장전 티샷이 준 우승.

엄재웅이 우여곡절 끝 마무리 된 KPGA 투어 SK텔레콤 오픈 2025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우승 상금 2억6000만원을 품었다.

엄재웅은 18일 제주도 핀크스골프클럽에서 열린 대회 3라운드, 최종 라운드에서 연장 접전 끝에 캐나다 교포 이태훈을 물리치고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정말 힘든 대회였다. 대회 첫 날은 안개로 인해 대회를 치를 수 없었다. 2라운드 예정일에도 안개와 폭우, 낙뢰로 인해 스케줄을 정상적으로 소화하지 못했다.

결국 대회는 17, 18일 양일간 3라운드를 치러 우승자를 가리기로 했다. 17, 18일 양일간 1, 2라운드를 진행해 본선 진출자를 가리고 18일 오후 최종 18라운드를 도는 54홀 방식으로 합의가 된 것이다.

특히 최종 3라운드는 샷건 방식으로 진행돼 선수마다 경기를 치르는 홀이 달랐고, 누가 앞서나가는지 확인하기도 힘든 초유의 상황이 발생했다.

엄재웅은 2라운드까지 7언더파를 기록해 선두 황중곤에게 4타 뒤진 10위로 3라운드를 시작했다. 하지만 8, 9, 15, 16번홀에서 버디를 잡으며 선두 경쟁에 뛰어들었다.

잘 나가던 황중곤이 부진한 사이 이태훈도 이글에, 많은 버디를 잡아내며 우승 경쟁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이태훈은 우승을 확정지을 수 있는 마지막 6번홀 파 퍼트를 놓치며 보기를 기록, 엄재웅에게 연장 승부를 허락했다.

연장이 진행된, 가장 어려운 18번홀. 티샷은 이태훈이 앞섰다. 페어웨이에 올렸다. 반대로 엄재웅은 우측으로 빗나간 샷이 자칫하면 페널티 에어리어에 빠질 뻔 했지만 벙커 바로 앞에 멈췄다. 오히려 이게 행운이었다. 러프지만 라이가 좋았다. 또 이태훈보다 공이 멀리 나가 세컨드샷을 뒤에 할 수 있었다.

이태훈은 페어웨이지만, 160m의 먼 거리에 부담을 느낀 듯 세컨드샷이 밀리며 벙커에 빠졌다. 이 모습을 본 엄재웅은 144m 러프에서의 샷을 안정적으로 그린에 올리는 작전을 선택했다.

압박을 받은 이태훈이 벙커샷 실수를 저질렀고, 이어 친 벙커샷도 제대로 그린에 올리지 못하며 여기서 사실상 승부는 끝났다.

엄재웅은 이번 우승으로 우승 상금 2억6000만원을 획득함은 물론, 투어 3승째 기록을 세웠다. 그리고 KPGA 투어 4년 시드, 그리고 제네시스 포인트 1200점까지 거머쥐었다.

엄재웅은 "기상 문제로 선수들이 어려움을 겪었는데, 주최사와 핀크스GC, 협회까지 많은 분들이 도움을 주셨다. 특히 핀크스GC 임직원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정말 친절하게 응대해주셨다. 개인적으로 체력이 좋지 않아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골프 선수라면 받아들여야 하기에 최대한 긍정적으로 경기에 임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엄재웅은 이어 "아직 시즌 2승을 해본 적이 없다. 시즌 첫 우승이 빨리 나온만큼 시즌 2승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다가오는 '백송홀딩스-아시아드CC 부산오픈은 우승했던 대회고, 고향에서 열려 항상 응원을 많이 받는다. 열심히 준비해보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