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대식 기자]논란의 남자 황의조가 오랜만에 득점포를 가동했다.
황의조 소속팀 알라니아스포르는 19일 오전 1시(한국시간) 튀르키예 알라니아의 게인 파크 스타디움에서 열린 베식타스와의 2024~2025시즌 튀르키예 쉬페르리그 36라운드 홈경기에서 1대1 무승부를 거뒀다. 이번 무승부로 알라니아스포르는 16위와의 승점 차이를 3점으로 벌렸다.
황의조는 선발 기회를 받아 3-4-3 포메이션의 왼쪽 공격수로 나섰다. 알라니아스포르는 강호 베식타스를 상대로 일방적으로 밀리는 흐름 속에 어려운 경기를 펼치고 있었다. 전반 30분 이후로 주도권을 찾아가던 알라니아스포르였는데 황의조가 선제골을 터트렸다.
알라니아스포르는 우측에서 공격을 시작했다. 크로스가 페널티박스로 올라왔고, 유수프 외즈데미르가 헤더로 가운데로 다시 연결했다. 페널티박스 뒤쪽에 있던 황의조가 가슴 트래핑에 이어 다소 어려운 각도에서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황의조는 두 팔을 크게 벌리는 특유의 세리머니를 선보이면서 동료들과 환호했다. 황의조의 이번 시즌 리그 6호골이다. 황의조는 지난해 12월 중순 가지안테프와의 리그 16라운드에서 멀티골을 터트린 후에 무려 5개월 만에 득점포를 가동했다. 황의조는 무득점 기간이 길어지면서 시즌 한때 주전 경쟁에서 밀리기도 했지만 4월 말부터 다시 주전으로 올라서서 반등의 모멘텀을 만들었다.
황의조의 선제골에도 불구하고, 알라니아스포르는 후반 26분 동점골을 허용하고 말았다. 황의조는 후반 33분 토비 빌헤나와 교체되면서 경기를 마무리했다. 경기는 1대1로 마무리됐다.
황의조는 오랜만에 골을 넣었지만 마냥 웃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알라니아스포르는 승점 39점으로 15위에 자리하면서 강등권 바로 앞에 자리하고 있다. 쉬페르리그는 16~19위까지 2부로 강등되기 때문이다. 현재 16위인 보드룸 FK보다 겨우 승점 3점을 앞서고 있다. 리그 잔여 일정은 2경기밖에 없지만 알라니아스포르가 추격을 허용해도 이상하지 않은 격차다.황의조는 선수 커리어 자체도 현재로서는 어떻게 될지 모른다. 당장 이번 시즌이 끝나면 황의조는 알라니아스포르와 계약이 만료된다. 전성기와 비교해 한참 내려왔지만 황의조는 여전히 실력이 있는 선수다. 문제는 사법리스크다.
황의조는 지난 2월 불법 촬영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당시 서울중앙지법 형사13단독 이용제 판사는 성폭력처벌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로 기소된 황의조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황의조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 판결을 내린 재판부는 "불법 촬영 범죄로 인한 사회적 폐해의 심각성을 볼 때 엄히 처벌할 필요가 있다. 4차례에 걸쳐 휴대전화를 이용해 성관계 장면을 의사에 반해 촬영하고 범행 횟수와 촬영물의 구체적 내용에 비춰 죄질이 좋지 않다"며 선고 이유를 설명했다. 황의조의 범죄 행위는 지난 2022년 3월 황의조의 친형수를 통해 세상에 공개됐다. 황의조는 처음에는 피해자라고 주장했지만 경찰 조사 진행 중 황의조는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됐다. 황의조의 사생활이 노출된 영상이 불법적으로 촬영됐다는 혐의였다. 황의조는 사건 초기에는 무죄를 주장했지만 재판이 시작되자 돌연 자신의 죄를 인정했다. 1심 판결 후 황의조와 검찰 측은 모두 항소했고 2심을 준비 중이다.
황의조가 이적료 없이 영입할 수 있는 자유계약 선수라고 해도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선수를 굳이 영입할 만한 이유는 없다. 2심에서 더 강력한 판결이 나와 황의조가 징역형에 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사실 황의조의 죄질을 고려하면 황의조를 품어주고 있는 알라니아스포르가 상당히 놀라운 결정을 내렸다고 볼 수 있다. 영입하기 전부터 사법리스크가 있었기 때문이다.
알라니아스포르와 같은 구단이 나타나지 않는 이상, 황의조는 커리어를 이어가기 쉽지 않을 것이다.
김대식 기자rlaeotlr2024@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