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천신만고 끝에 3연패에서 탈출한 삼성.
삼성 라이온즈가 어렵게 연패를 끊었다. 하마터면 최하위 키움 히어로즈에 일격을 당할 뻔 했지만, 죽다 살아나 겨우 승리를 만들어냈다.
삼성은 20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과의 주중 3연전 첫 번째 경기에서 6대3 신승을 거뒀다다. 양팀이 2-2로 맞서던 연장 11회초 김지찬이 극적인 결승타를 때려내며 팀을 수렁에서 구해냈다. 이 승리로 삼성은 지난 주말 롯데 자이언츠와의 3연전 스윕패 충격을 덜어낼 수 있었다.
삼성은 토종 에이스 원태인, 키움은 하영민과 함께 외롭게 선발진을 이끌어가는 외국인 에이스 로젠버그를 선발로 투입한 경기였다. 삼성은 연패를 끊기 위해, 키움은 연패에 빠지지 않기 위해 무조건 이겨야 하는 경기였다.
팽팽한 투수전이었다. 두 투수 모두 4회까지 누구도 점수를 주지 않았다. 원태인은 ABS 존 구석구석을 이용하는 칼날같은 제구와 경기 운영이 인상적이었다. 1회 무사 1, 2루 위기를 맞이했지만 카디네스 땅볼 유도에 이형종을 병살 처리하며 위기를 넘기더니 안정세를 탔따.
로젠버그도 소위 말하는 '긁히는 날'이었다. 원태인보다 더욱 인상적인 투구. 특유의 제구 위주 경기 운영이 돋보였다. 특히 좌타자 바깥쪽으로 흘러나가는 슬라이더에, 삼성 타자들이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균형이 처음 깨진 건 5회. 키움이 선취점을 냈다. 5회말 선두타자 김태진이 호투하던 원태인을 상대로 좌중간 2루타를 때려냈다. 키움은 로젠버그의 컨디션을 보고 김웅빈에 희생번트를 지시했고, 김웅빈이 작전 수행을 잘해냈다. 김재현이 내야땅볼을 치며 허무하게 찬스를 날리는가 했지만, 오선진이 1타점 2루타로 일격을 하며 선취점을 따냈다.
하지만 삼성이 6회초 곧바로 균형을 맞췄다. 1사 후 리드오프 김지찬이 좌전 안타로 출루했다. 이날 경기 팀 3번째 안타. 김성윤의 내야 땅볼 때 김지찬이 2루에 아웃됐으나, 구자욱의 볼넷으로 2사 1, 2루 찬스가 만들어졌다. 타석에는 디아즈. 앞선 두 타석에서 연속 헛스윙 삼진을 당한 디아즈는 로젠버그의 공을 통타했다. 잘맞은 공이 1루수 카디네스쪽으로 향했다. 빠르기는 했지만 충분히 잡을 수 있는 타구. 하지만 카디네스가 이 공을 빠뜨리며 동점이 되고 말았다. 기록은 안타.
이후 양팀의 투수 기용 양상은 달랐다. 키움은 7회부터 불펜을 가동했다. 투구수가 적었던 원태인은 계속 마운드에 올랐다. 그리고 원태인이 8회말 대위기를 맞이했다. 힘이 빠졌는지 1사 후 오선진에 안타, 송성문에 2루타를 얻어맞았다. 1사 2, 3루 위기. 여기서 이주형에을 사구로 출루시키기까지 했다. 희생플라이 하나만 맞아도 결승점을 내주는 상황이 될 뻔 했다.
타석에는 카디네스. 여기서 원태인은 카디네스를 6-4-3 병살로 유도해냈다. 경기 흐름이 삼성쪽으로 급격히 흐르는 순간이었다.
키움은 9회초 포기하지 않는 경기 운영으로 마무리 주승우를 올렸다. 그런데 이게 웬일. 1사 후 타석에 들어선 김영웅이 주승우의 초구 낮은 포크볼을 걷어올려 경기장 중앙 담장을 넘기는 대형 홈런으로 연결시켰다. 자신의 시즌 7호포. 최근 10경기 타율 1할8푼2리 1홈런 2타점 극도의 부진 스트레스를 날려낼 홈런이었다.
하지만 삼성은 웃지못했다. 9회말 마무리 이호성을 투입했는데, 무사 만루 위기를 자초하며 동점을 내주고 만 것. 1사 만루 위기서 김동헌에게 희생플라이 타점을 내줬는데, 끝내기 패를 당하지 않은게 다행인 상황이었다.
10회 점수를 내지 못한 양팀. 마지막 11회에서 승부가 결국 갈렸다. 삼성은 11회초 대타 이성규가 바뀐 투수 이강준을 상대로 볼넷을 얻어냈다. 뭔가 안좋은 조짐을 느낀 키움 벤치는 이강준을 내리고 좌완 윤석원을 투입했다. 삼성은 희생번트 작전. 대타 양도근을 투입했다. 2S까지 몰렸지만 과감한 스리번트로 주자를 2루에 보냈다.
김영웅은 자동 고의4구. 그리고 윤석원이 제구 난조로 류지혁을 볼넷으로 출루시켰다. 만루 위기. 타석에는 햄스트링 부상을 털고 오랜만에 선발 출격한 김지찬이었다. 윤석원은 김지찬을 상대로도 스트라이크를 던지지 못했다. 3B1S까지 몰렸고, 스트라이크를 잡기 위해 던진 공을 김지찬이 욕심내지 않고 가볍게 잡아당겼다. 결승 1타점 우전 적시타. 긴장이 풀렸는지 삼성은 구자욱이 이어진 만루 찬스에서 싹쓸이 2루타를 치며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우여곡절 끝 리드를 잡은 삼성은 11회말 김재윤을 올려 경기를 끝냈다. 키움도 점수차가 벌어졌지만 포기하지 않고 임병욱의 3루타와 김태진의 희생플라이로 점수를 좁히는 등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
삼성 선발 원태인은 8이닝 5안타 3볼넷 6삼진 1실점. 키움 선발 로젠버그도 6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지만, 9회 동점으로 4승 기회를 날렸다.
고척=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