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한화 이글스의 1번타순의 새로운 주인공이 탄생할까.
한화는 지난 21일 울산 NC 다이노스전에서 외국인타자 에스테반 플로리얼(28)을 1번타순에 배치했다. 최근 타격감이 떨어지면서 부담을 덜어주기 위함이었다.
효과가 있었다. 플로리얼은 3회와 8회 각각 안타를 치면서 6경기 만에 멀티히트 경기를 했다.
올 시즌 한화는 1번타순을 두고 스프링캠프부터 많은 고민을 이어왔다. 호주 1차 스프링캠프에서는 심우준을 배치했고, 일본 오키나와 2차 스프링캠프에서는 심우준과 더불어 이원석 이진영 등을 두루 활용했다. 특히 심우준은 1번 타자로 가장 이상적으로 생각했던 선수였다. 지난해까지 통산 출루율이 0.303으로 낮았지만, 도루왕에 오를 만큼 빠른 주력이 있었다. 충분히 상대 배터리를 초반부터 흔들 능력이 있었다.
결국 개막전 1번타자는 김태연. 시범경기 마지막 경기에서 홈런을 날려 '신구장 첫 홈런' 주인공이 된 김태연은 8경기에서 4할 타율로 좋은 타격감을 보여줬다.
다만, 김 감독은 올 시즌 초반 타선이 집단 침묵에 빠지면서 타선 순서를 바꾸며 최적의 조합 찾기 고민을 이어왔다. 1번타자 자리에서는 김태연에 이어 황영묵과 안치홍 이도윤 이원석 이진영 최인호 등이 나서다가 최근에는 다시 김태연이 채웠다.
선수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함이라고 했지만, '리드오프' 플로리얼은 나쁘지 않은 그림이었다.
올 시즌 키움이 야시엘 푸이그, KT 위즈가 멜 로하스 주니어를 1번타순으로 기용했다. '강한 1번'으로 좋은 타격 능력을 갖춘 이들이 전진 배치되면서 득점력을 조금 더 올리겠다는 생각이었다.
플로리얼은 2015년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와 계약을 했다. 2019년 MLB파이프라인, 베이스볼 아메리카, 팬그래프 등에서 팀 내 유망주 1위에 오르는 등 기대를 모았다. 특히 메이저리그에서도 상위 레벨로 꼽힌 빠른 발에 어느정도 장타력도 있어 20홈런-20도루가 가능하다는 평가였다.
플로리얼은 올 시즌 10개의 도루를 성공했다. 타율은 2할6푼에 그치고 있지만, 출루가 이뤄진다면 상대 베터리를 바쁘게 주루 능력은 충분하다. 여기에 장타율도 0.406으로 나쁘지 않아 초반 기선 제압을 하는 데도 충분히 효과적일 수 있다.
올 시즌 문현빈이 타격에서 한 단계 올라선 모습을 보여주며 3번타자를 채워줬다. 최근 타격 슬럼프에 빠졌지만, '홈런왕 출신' 노시환이 4번타자로 나서고, 채은성과 타격감이 좋은 이진영 등이 뒤에서 받친다면 중심타선의 그림이 완성된다.
21일이 플로리얼의 첫 1번타자 기용인 만큼, 당분간 경기를 지켜봐야한다. 1번 타자 플로리얼이 반등의 계기를 마련한다면 한화는 길게 끌어왔던 고민 하나를 해결할 수 있게 된다.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