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대식 기자]우승으로 성불한 손흥민은 무아지경이었다.
토트넘 홋스퍼는 22일(한국시간) 스페인 빌바오의 에스타디오 산 마메스에서 열린 2024~2025시즌 유로파리그(UEL) 결승전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1대0으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토트넘은 17년 만에 유럽대항전 트로피를 들어 올렸으며, 손흥민 역시 커리어 첫 클럽 대회 우승을 이뤘다.
무려 15년 만에 트로피를 제대로 맛본 손흥민은 지난 3번의 결승전 후 보여줬던 슬픔의 눈물이 아닌 행복의 눈물을 흘렸다. 울기도 했다가 웃기도 했다가 손흥민은 자신의 감정을 감추지 않고 터트렸다.
사실 우승 세리머니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다. 손흥민을 포함한 일부 토트넘 선수들이 시상식 무대에서 우승 메달을 받지 못한 것이다. 영국 데일리 메일은 '주장 손흥민, 미드필더 로드리고 벤탄쿠르, 부주장 크리스티안 로메로가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 알렉산데르 체페린과 포옹은 했지만, 메달은 받지 못했다'고 당시 상황을 조명했다. 이유는 그랬다. UEFA는 결승전을 앞두고 맨유와 토트넘에 시상식에는 30명의 선수만 오를 수 있다고 통보했다. 우승팀에 지급될 매달은 총 50개였지만 시상식에서는 30명한테만 줄 계획이라고 전한 것이다.
하지만 경기 후 승리에 취한 토트넘 선수들은 모두가 다같이 시상대에 올랐다. UEL를 뛰지 않은 1군 선수부터 시작해 거의 1군 경기를 뛰지 않은 유망주들도 모두 시상대에 오르기 위해 도열했다.
UEFA는 토트넘 선수들이 30명 이상 대기한 걸 확인하지 못한 채 우승 세리머니를 진행했다. 맨 뒷편에 있던 손흥민, 벤탄쿠르, 로메로는 우승 메달없이 체페린 회장의 축하 포옹만 받았다. 우승 메달을 못 받는 건 상당히 아쉬울 수 있는 상황이지만 이미 우승으로 감정이 폭발한 손흥민은 전혀 개의치 않았다.자신의 목에 거는 메달보다 더 중요한 건 트로피 세리머니였기 때문이다. 트로피를 들자마자 입맞춤을 한 손흥민은 그토록 원하던 우승 세리머니를 펼쳤다. 이때도 UEFA의 실수가 있었다. 손흥민이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타이밍에 맞춰 폭죽이 터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데일리 메일에 따르면 UEFA 측은 '각 팀에 50개의 메달이 배정되지만, 시상식에는 30명만 무대에 오르도록 사전에 안내했다. 토트넘 선수들이 예상보다 많은 인원으로 시상식 무대에 올라 메달이 부족했다. 부족했던 메달은 우승팀 라커룸에 곧바로 전달했다. 우리의 실수에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성명서까지 전했다. UEFA는 구단 측에도 사과의 뜻도 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손흥민은 라커룸에서 메달은 받은 뒤에 다시 동료들과 우승의 기쁨을 즐겼다.
경기 후 토트넘은 선수단과 코칭스태프 그리고 선수들의 지인들과 함께 우승파티를 벌였다. 우승파티에서 손흥민의 퍼포먼스는 전성기급이었다. SNS를 통해 토트넘 우승파티의 모습이 조금 공개됐는데 주인공은 손흥민이었다.
파티에서는 손흥민의 응원가인 'NICE ONE SONNY'가 울려 퍼지고 있었다. 손흥민은 라두 드라구신, 데인 스칼렛 옆에서 방방 뛰면서 직접 "NICE ONE SONNY, NICE ONE SON"를 불렀다. 손흥민은 한손에는 트로피 모형을 들고 있었다. 마치 클럽 파티에 온 선수처럼 손흥민은 정신없이 놀았다.
메달보다 손흥민에게 중요했던 건 태극기였다. 우승이 확정된 후에도 태극기부터 찾던 손흥민은 호텔로 돌아갈 때까지 태극기를 두르고 있었다. 한숨 자고 일어난 후, 영국으로 출국할 때도 손흥민의 몸에는 태극기가 함께 했다. 영국 런던으로 돌아가는 비행기 안에서도 손흥민은 태극기를 몸에 지니고 있었다.
김대식 기자 rlaeotlr2024@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