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어떻게 해야 하나. 계속 걸러야 한다. 직구 던져도 홈런 치고 변화구 던져도 홈런 치고."
박진만 삼성 라이온즈 감독은 25일 대구 KIA 타이거즈전에 앞서 상대 강타자 김도영을 이야기했다. 김도영은 지난해 141경기, 타율 0.347(544타수 189안타), 38홈런, 109타점, OPS 1.067을 기록, 생애 첫 MVP 시즌을 보내며 리그 최고의 타자로 발돋움했다. 올해는 햄스트링 부상 이탈 후 잠시 주춤했지만, 최근 3경기 연속 홈런을 날리며 MVP의 부활을 알리고 있다.
김도영이 홈런을 치면 삼성은 얼어붙었다. 23일 시리즈 첫 경기는 4-4로 맞선 8회초 김도영이 삼성 필승조 김재윤에게 좌중월 투런포를 뺏으면서 KIA의 7대6 승리를 이끌었다.
박 감독은 뼈아팠던 이 장면을 되돌아보며 "김도영이 초구 타이밍에 맞춰서 잘 쳤다고 본다. (김도영 상대로 변화구 승부가 많은데) 직구에 홈런을 맞는 것을 보면 변화구를 던질 수밖에 없다. 김도영에 찬스가 왔을 때 거르긴 했는데, 지금 KIA 중심 타선에서는 김도영과 최형우만 솔직히 잘 버텨내면 그래도 승부할 수 있는 상황이다. 김재윤이 자기 구위가 조금 올라왔다고 판단해서 직구를 던졌는지, 그 점은 조금 아쉬웠다"고 했다.
김도영은 24일 시리즈 두 번째 경기에서도 삼성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는 대포를 터트렸다. 3-3으로 맞선 7회초 2사 후 김도영이 좌월 솔로포를 친 것. 비거리 130m로 기록된 장외 홈런이었다. 삼성 투수 김태훈의 스위퍼가 김도영의 방망이에 제대로 걸렸다. 삼성은 이후 KIA의 불펜을 두들겨 8대4로 이겼지만, 김도영의 홈런이 주는 임팩트가 컸다.
박 감독은 "어떻게 해야 하나. 계속 걸러야 한다. 직구 던지면 홈런 치고, 변화구 던져도 홈런 치고. 라이온즈파크에서는 김도영이 공이 잘 보이나 보다"라고 말하며 웃었다.
이어 "솔직히 KIA 타순의 컨디션을 따지면 정상 컨디션들이 아닌 것 같긴 하다. 김도영도 그렇고, 최형우도 어제(24일) 홈런을 쳤지만 정상 컨디션은 아닌 것 같은데 김도영이 다 해결을 해버리니까. 계속 이제 지면 김도영한테 우리 팀 전체가 지는 거라서. 지금 김도영 고민이 많다. 경기 중에 상황에 따라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고민은 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대구=김민경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