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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인터뷰]인천 경기 보다 말았다는 변성환, "우리 일류첸코 해트트릭 할 수 있게 만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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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전남이)한 명 퇴장당하는 것 보고 (TV)껐습니다."

변성환 수원 감독이 25일 오후 7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김포와의 '하나은행 K리그2 2025' 13라운드 사전 인터뷰를 앞두고 한 말이다. 앞서 오후 4시30분부터 시작된 인천-전남전 경기에서 전반 12분만에 전남 수비수 구현준의 퇴장과 무고사의 페널티킥 선제골로 1-0 앞서가던 시점에 휴대전화를 덮었다고 했다. 일찌감치 경기가 기울어 더 볼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계속 보면 스트레스를 받을 것 같아서 그냥 껐다. 코치들이 후반에도 페널티킥 득점이 나왔다고 말해줬다. 무고사는 득점의 반이 페널티킥인 것 같다.(웃음) 역대급 페널티킥 득점을 하고 있는 듯한데, 오늘 우리 일류첸코가 해트트릭을 할 수 있게 한번 만들어보겠다"라고 말했다. 인천은 무고사의 멀티골로 그대로 2대0 승리했다.

'압도적 1강' 인천은 같은 리그를 누비는 모든 팀의 경계대상이다. 강등 2년만에 다이렉트 승격을 노리는 '공룡' 수원 입장에선 반드시 넘어야 할 상대다. 인천을 바라보는 변 감독의 마음은 2~3월과 4~5월이 달라졌다고 한다. 수원이 5월부터 9경기 연속 무패를 질주하는 상승세를 탄 시점이다. 변 감독은 "이제는 우리 선수들과 내가 하는 축구에 대해 신뢰와 믿음이 생겼다. 계속 승리하다보니 팀이 단단해지는 걸 느낀다. 언제든지 우리 선수들이 해줄 수 있고, 상대보다 더 강하다는 걸 매 순간 심어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26경기 정도가 남았다. 인천, 우리를 비롯해 어떤 일이 일어날지는 아무도 모르고, 엄청나게 많은 일들이 일어날 거라고 생각한다. 그러한 혼돈의 상황 속에서 새로운 선수들이 기회를 부여받을 것이다. 선수들은 그 기회를 잡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변 감독은 최근 출전기회를 많이 부여받지 못하는 강현묵 홍원진 김상준 등 미드필더 트리오를 특히 세심히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엔트리는 지난 부산전 대비 한 자리만 바뀌었다. 미드필더 이민혁 대신 '아들바보' 대열에 합류한 이규성이 투입됐다. "규성이가 지난 부산전 때도 상당히 필요했다. 중요한 경기이기도 했다. 하지만 규성이에게 휴식을 제공하면서 승리까지 거두면서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때로는 결과보다 아버지로서 아이가 태어나는 과정을 지켜보는 게 훨씬 더 큰 경험일 수 있다. 그런 점을 서로 잘 공유해서 좋은 방향으로 흘러갔다. 규성이에게 아기 선물을 했고, 규성이도 선수단에 떡을 돌렸다"라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김지현은 또 공격형 미드필더로 선발출전했다. 변 감독은 "김지현이 엔트리에 들기 전에 파울리뉴가 엄청난 임팩트를 발휘했다. 그런데 화성과 경기에서 상대와 부딪히고 난 이후 부상으로 빠지면서 지현이가 스타링 라인업에 들었다. 그때부터 득점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감독 입장에선 지현이를 뺄 수 없기 때문에 파울리뉴가 벤치에서 시작을 하고 있다. 지금 우리 팀이 좋은게, 이렇게 좋은 경쟁을 펴치고 있다. 감독인 내가 할 일은 우리 선수들의 멘털이 깨지지 않게 관리를 하는 것"이라고 했다.

상대를 껄끄럽게 하기로 유명한 상대팀 김포에 대해선 "기본적으로 상대가 어떻게 수비할 건지에 대해 분석을 통해 선수단과 소통을 하고 훈련을 했다. 경기 초반부터 상대가 밀고 들어올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오늘 같은 경기에선 경기 운영이 필요하다. 상대의 압박이 들어올 때 짧게 풀고 가는 게 내 스타일이지만, 올해는 승점 3점을 가져오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경기 운영을 하면서 주도권을 가져올 생각"이라고 구상을 밝혔다.

오는 7월 국내에서 열리는 E-1 EAFF 챔피언십(동아시안컵)의 여자부 일부 경기는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 수원 구단은 대한축구협회측에 거부 의사를 표출했지만, 일부 경기만 치르는 쪽으로 합의를 봤다. 변 감독은 "최대한 신경을 쓰지 않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 될 것 같다. 우리 축구는 잔디의 퀄리티가 상당히 중요하다. 다이렉트 플레이를 많이 하는 팀이 아니고, 그라운드에 공이 많이 있기 때문이다. 수원월드컵경기장재단에서 워낙 관리를 잘 하니까, 그 대회 이후에도 리그를 치르는데 큰 문제 없이 관리해줄 거라고 믿는다"라고 했다.

11위에 처진 김포 역시 승점 3점이 급하다. 고정운 김포 감독은 "지금 이기질 못하고 있다. 제일 큰 문제는 득점이다. 12경기에서 11득점, 상대팀을 비하하는 건 아니지만, 화성 안산과 득점력이 대동소이하다. 그렇기 때문에 수비가 무너질 수밖에 없다. 수비는 한계가 있다. 공격수들이 득점을 해야 버티는 힘이 생긴다"라고 말했다.

에이스 루이스는 6경기 연속 침묵하며 부진에 빠졌다. 이날 루이스를 투톱 선봉에 내세운 고 감독은 "운동을 게을리 하는 선수가 아니고 워낙 성실하다. 지난주에 와이프가 한국에 들어왔다. 재작년, 작년에도 와이프가 있어면 (득점이)터져주곤 했다. 이제 좀 살아나기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고 감독은 팀의 부진한 흐름 속 수비적인 경기 운영을 하게 됐지만, 수원전부터는 라인을 하프라인까지 올려서 상대를 강하게 압박하는 '김포만의 축구'를 펼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수원=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