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안소윤 기자] 그저 '유아인 리스크'에만 가려지기엔 너무 아까운 작품이다. 영화 '하이파이브'가 4년의 기다림 끝에 마침내 극장가의 문을 두드린다. 주연 배우로서 책임감을 다하지 못한 유아인의 논란은 분명 뼈아프지만, 배우들의 열연과 제작진의 노력은 충분히 주목받아야 마땅하다.
영화 '하이파이브'가 26일 언론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었다. '하이파이브'는 장기 이식을 계기로 특별한 능력을 얻게 된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다. 정체불명의 기증자로부터 각각 심장 이식 수술을 받은 열혈 태권 소녀 완서(이재인), 폐를 이식받은 작가지망생 지성(안재홍), 신장을 이식받은 프레시 매니저 선녀(라미란), 간을 이식받은 현장 작업반장 약선(김희원), 각막을 이식받은 자유로운 영혼의 백수 기동(유아인)은 이식받은 장기에서 비롯된 초능력을 알게 되고, 힘찬 각오와 함께 팀 하이파이브를 결성한다. 하지만 살아온 환경도, 성격도, 말투도 제각각인 탓에 모이기만 하면 티격태격 소동이 끊이질 않는다. 그러던 중 췌장 이식 수술을 받은 사이비 교주 영춘은 팀 하이파이브의 존재를 알게 되고, 다섯 명의 초능력을 모두 빼앗기 위해 본격적인 움직임에 나선다. 이에 팀 하이파이브도 영춘에 맞서기 위해 하나로 똘똘 뭉쳐 진정한 팀워크를 발휘한다.
강형철 감독은 전작에서 보여준 장점들을 '하이파이브'에 고스란히 담아냈다. 앞서 '과속스캔들', '써니', '스윙키즈'에서 볼 수 있었던 코미디 요소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한층 기발한 상상력을 더했다. 또 이식받은 장기의 기능에 맞춰 괴력, 스피드, 강풍 같은 폐활량, 치유력, 전자기파 조종 등 다양한 초능력을 구현하며 보는 재미를 한껏 끌어올렸다.
내로라하는 연기파들만 모인 만큼, 배우들의 앙상블도 조화롭다.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 이어 다시 뭉친 라미란과 안재홍은 전작에서 모자 관계였던 걸 깜빡 잊게 만들 정도로 찰떡같은 동료 호흡을 뽐낸다. 디즈니+ '무빙'에서 초능력이 없었던 김희원은 이번 작품에선 치유 능력을 가진 캐릭터로 등장, 극의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극 중 종민을 연기한 오정세는 유일하게 초능력을 지니지 않았지만, 딸 완서를 향한 애틋한 부성애로 현실적인 히어로의 면모를 보여준다.
가장 놀라운 연기 변신을 보여준 건 이재인과 박진영이다. 이재인은 겉으로 보기엔 풋풋한 소녀이지만, 발차기와 공중부양 등 수준급 액션신을 완벽하게 소화한다. 박진영은 대선배인 신구와 함께 췌장을 이식받고 젊음을 얻게 된 영춘을 2인 1역으로 연기했다. 그는 신구와의 연기 싱크로율을 높이기 위해 대사 톤은 물론, 말투와 호흡까지 철저히 분석해 캐릭터의 디테일을 제대로 살린다. 뿐만 아니라, 상체 노출신을 위해 촬영 전부터 혹독한 트레이닝으로 짐승 같은 몸을 완성하기도 했다. 유아인도 스타일리시한 캐릭터로 등장하는 만큼, 본연의 매력을 작품 안에 자연스럽게 녹여낸다.
작품의 완성도가 탄탄했기에, 개봉 전 불거진 유아인 논란이 더욱 안타깝다. '하이파이브'는 당초 2021년 11월 촬영을 마쳤으나, 유아인이 2023년 마약 투약 혐의로 적발되면서 개봉 과정에 큰 어려움을 겪게 됐다. 강 감독은 "이 영화는 한 사람만의 작품이 아니라, 빛나는 배우들이 모여 큰 즐거움을 선사하는 영화다. 많은 실험과 노력, 그리고 진정성이 담긴 작품"이라며 많은 관심과 응원을 당부했다. 여러 난관을 딛고 마침내 빛을 보게 된 '하이파이브'가 과연 관객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지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30일 개봉.
안소윤 기자 antahn22@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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