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철저한 사전 준비와 전략의 승리였다.
삼성 라이온즈가 후라도의 선발호투와 데뷔전에 나선 감보아를 발야구로 무너뜨리며 연승을 달렸다.
삼성은 27일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롯데전에서 7대3으로 승리했다.
지난 21일 퓨처스리그 삼성전에 시험 등판한 감보아의 투구동작을 일찌감치 현미경 분석했던 삼성은 준비를 철저히 하고 나왔다.
삼성 박진만 감독은 이날 경기 전 감보아에 대해 "구위가 좋다는 보고를 들었다. 우리가 내부적으로 판단했을 때 또 약점이 있기 때문에 그런 약점을 좀 파고들려고 한다. 젊은 선수들이 좀 많이 좀 뛰게 하려고 그렇게 준비를 했다"고 말했다. 그 시나리오가 0-0이던 2회말 펼쳐졌다.
1회 탐색전을 마친 삼성은 0-0이던 2회 본격적인 발야구를 가동했다. 강민호 박승규의 안타와 이성규의 사구로 2사 만루.
김지찬이 투수 앞 느린 땅볼 타구를 치고 전력질주했다. 수비를 곧잘 하는 감보아가 김지찬의 빠른 발에 당황했다. 내야안타로 첫 실점. 살짝 짧은 송구를 1루수가 뒤로 빠뜨렸고, 백업간 2루수가 2루에 송구하는 사이 3루주자 박승규가 기습적으로 홈을 파고 들어 2-0. 후속 이재현이 8구 승부 끝 볼넷으로 다시 2사 만루.
3번 김성윤 타석. 2B2S에서 롯데 선발 감보아가 세트포지션에서 허리를 90도로 접고 한참 머물러 있는 독특한 투구 루틴을 하는 사이 3루주자 이성규가 전광석화 처럼 홈으로 대시했다. 라팍 관중의 뜨거운 함성 속에 감보아는 이성규가 홈에 슬라이딩 할 때까지 공조차 던지지 못했다.
뒤늦게 2루에서 3루로 뛰는 김지찬을 잡기 위해 송구했지만 세이프. 그 사이에 1루주자 이재현도 2루를 훔쳤다. KBO리그 역대 9번째 트리플 도루가 완성되는 순간이었다. 3-0으로 앞선 삼성은 김성윤 타석에서 폭투가 튀는 사이 김지찬이 빠르게 홈을 밟아 4-0을 만들었다. 2사 만루에서 단 1안타로 4득점. 감보아의 투구폼 약점을 현미경 분석으로 파고든 삼성 발야구가 만들어낸 기선제압이었다.
박진만 감독은 경기 후 "경기전 전력분석을 통해 상대 새로운 외국인투수의 폼을 감안해 주루로 돌파구를 찾으려는 의도가 있었고 어느 정도 맞아떨어졌다"고 긍정평가 했다. 박 감독은 "이종욱 코치가 홈스틸 판단을 잘 해줬고, 선수들이 기민하게 움직여준 덕분에 초반에 많은 점수를 냈다"고 평가했다.
감보아는 이날 데뷔전에서 4⅔이닝 동안 89구를 던지며 5안타 1볼넷 2사구로 4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최고 155㎞의 패스트볼과 최고 145㎞의 고속 슬라이더와 커브로 탈삼진을 무려 9개나 뽑아냈지만 2회 삼성 발야구에 휘말리며 4실점 한 것이 치명적이었다. 삼성은 4-1로 앞선 7회 김성윤의 적시타와 디아즈의 시즌 21호 우월 쐐기 투런포로 7-1을 만들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삼성 에이스 후라도는 6이닝 동안 8안타 무4사구 3탈삼진 1실점 호투로 최근 3연승을 달리며 시즌 5승째(4패). 시즌 12번째 선발 등판에서 11번째 퀄리티스타트로 이 부문 1위를 굳게 지켰다.
최고 149㎞ 빠른 공과 커터, 체인지업, 커브를 섞어 타이밍을 빼앗았다. 4회를 제외한 매 이닝 주자를 내보냈지만 1회 견제사와 3,6회 두차례 결정적 병살타로 위기를 최소화 했다. 김태훈 배찬승 김재윤 백정현이 이어던지며 승리를 지켰다.
박진만 감독은 "선발투수 후라도가 역시 기복 없이 탄탄한 피칭을 했다"고 칭찬하며 "후반부에는 김성윤의 적시타와 디아즈의 홈런으로 뽑은 추가점이 큰 힘이 된 경기였다"고 마무리 소모 없이 주중 첫 경기 승리의 가치를 높게 평가했다. '난적' 롯데를 발로 제압한 사령탑의 기분 좋은 3연전 기선제압. 철저한 준비와 전략이 어우러진 벤치와 선수의 합작 전리품이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