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빠르면 일요일이다."
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은 27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전을 앞두고 평소보다 힘이 없는 모습이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주말 대구에서 3연전 첫 번째 경기 승리 후 내리 2연패를 당했다. 주축 선수들 줄부상에, 경기력은 좀처럼 올라오지 않으니 걱정이 커질 수밖에 없다.
키움전 KIA 선발 라인업을 보자. 박찬호-오선우-김도영-최형우-한준수-김석환-황대인-김호령-홍종표였다. 짜내고 짜낸 타순이다. 지난해 통합 우승을 할 때와 비교했을 때 확실한 주전은 박찬호, 김도영, 최형우 뿐이다. 나성범, 김선빈, 위즈덤이 부상으로 개점 휴업 중이고 최원준은 극심한 부진과 슬럼프로 2군에 내려갔다.
작년 대업을 이룬 팀의 타순이 맞나 싶을 정도로 약하다는 걸 KIA 사람들도 부인할 수 없다. 최근 오선우가 잘해주고 있는 걸 감안해도 4번 최형우 이후 뭔가 확신이 서지 않는 라인업이다.
여기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키움전 도중 김도영이 또 다쳤다. 개막전 왼쪽 햄스트링을 다쳐 1달을 쉬고, 돌아와 1달을 뛰며 페이스를 끌어올린 김도영. 지난 주말 4경기 연속 홈런을 치며 이 감독을 기쁘게 하더니, 키움전 도루를 하다 오른쪽 햄스트링까지 부상을 입으며 이 감독을 한숨 쉬게 했다. 안그래도 타선 때문에 고민인데, 김도영이 다시 3주 이상 빠진다고 하면 이 감독은 아마도 울고 싶은 마음일 것이다.
이러니 성적은 신통치 않았지만, 그래도 외국인 타자인 위즈덤이 생각날 수밖에 없다. 타율은 2할4푼에 그쳤지만, 9개의 홈런을 치는 등 장타력은 확실한 선수. 상대가 위압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위즈덤의 결장도 길어지고 있다. 허리 부상으로 지난 13일 말소돼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5월 안에 복귀를 노렸으나, 이미 물건너간 분위기. 이 감독은 "위즈덤은 이번 주말 퓨처스 2경기를 뛴다. 금, 토요일 2군 경기를 소화하고 빠르면 6월1일 일요일, 늦으면 6월3일 화요일에 합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감독은 이어 "부상 부위가 허리다. 조금 괜찮다고 해 올라와 경기를 하다 또 아프면 큰일이다. 완벽하게 나아야 한다. 본인이 2~3일 시간을 더 달라고 하더라. 우리도 그게 안전하다"고 위즈덤의 상태를 설명했다.
과연 위즈덤은 6월 시작에 정상적으로 돌아올 수 있을까. 위즈덤이라도 있었으면 하는 게 KIA와 관계된 모든 사람들의 마음일 것이다.
광주=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