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K리그에서 쌓은 힘, 아시아 무대에서 유감없이 발휘했다.
K리그1 선두 전북 현대의 무패 행진을 이끌고 있는 김진규 전진우가 홍명보호의 완승에 일조했다. 김진규와 전진우는 6일(한국시각) 바스라 국제경기장에서 열린 이라크와의 2026 북중미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 B조 9차전에서 결승골과 추가골 도움까지 두 골에 모두 관여하면서 2대0 승리를 이끌었다. 후반 시작과 함께 박용우(알 아인)를 대신해 투입된 김진규가 18분 만에 이강인의 패스를 침착하게 마무리 하면서 선제골을 쏘아 올렸고, 후반 28분 이재성(마인츠)과 자리를 맞바꾼 전진우도 8분 만에 감각적인 크로스로 오현규(헹크)의 추가골을 도왔다.
시즌 초반 벤치에서 출발했던 김진규는 3월 A매치 휴식기를 마친 뒤부터 거스 포옛 감독에게 중용되기 시작했다. 강상윤과 중원에서 호흡을 맞추며 왕성한 활동량을 바탕으로 공수 전반에서 맹활약 했다. 측면 공격수 전진우는 전북이 치른 17경기에 모두 나서 11골로 리그 득점 선두로 도약하며 최고의 한 해를 보내고 있다.
이라크, 쿠웨이트와의 3차예선 최종장 2연전을 앞둔 홍명보호의 고민은 깊었다. 수비수 김민재(바이에른 뮌헨)가 부상으로 낙마했고, '캡틴'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역시 부상으로 제 컨디션이 아닌 상황. 이라크전에서 비기기만 해도 본선행이 확정되지만, 힘겨운 원정길이었기에 마냥 안심할 순 없었다. 홍명보 감독은 '경기력'에 초점을 맞춘 명단을 앞세워 돌파구를 찾고자 했다. 최근 전북에서 절정의 활약을 펼친 두 선수가 낙점됐고, 이들은 후반 교체로 나서 홍 감독과 팀의 기대를 정확히 충족시켰다.
홍명보호의 고민이 한 번에 풀린 날이었다. 중원에는 '패스 마스터' 황인범(페예노르트)이 버티고 있지만, 그를 뒷받침할 만한 미드필더에 대한 아쉬움이 있었다. 측면 공격 역시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황희찬(울버햄턴)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양민혁(퀸스파크레인저스)등 쟁쟁한 이름들이 버티고 있지만, 부상과 경기력 문제 등으로 대표팀에서의 동력이 떨어졌다는 평가가 이어진 바 있다. K리그에서 최상의 경기력을 보여준 두 선수가 이라크전을 통해 진가를 발휘하면서 홍명보호는 본선을 앞두고 새로운 카드를 얻는 데 성공했다.
물론 이라크전 활약이 본선행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어디까지나 대표팀에서의 가능성을 증명했을 뿐, 진정한 경쟁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1년 앞으로 다가온 북중미월드컵 전까지 지금의 경기력을 유지하는 것을 넘어 향상된 기량을 증명하는 게 두 선수의 새로운 과제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