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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 잘해주고 있다"…0.059 참혹하지만, 왜 사령탑은 한화 4번타자 다독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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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우리 (노)시환이가 지금 수비에서 워낙 잘해주고 있으니까."

김경문 한화 이글스 감독은 4번타자 노시환(25)을 향한 변함없는 믿음을 강조했다. 노시환의 타격감이 현재 뚝 떨어져 있는 게 사실이지만, 4번타자는 곧 한화 타선의 얼굴이자 색깔이다. 노시환은 젊어진 국가대표팀의 4번타자이기도 했다. 실력은 이미 증명했고, 지금과 같은 힘든 시기를 극복하는 법도 이제는 알아야 한다. 무너지지 않고 이겨내면 진정한 한화의 4번타자로 거듭날 수 있다.

문제는 기다림의 시간이 지독할 정도로 힘들다는 것. 감독도 선수도 서로 이를 악물고 견뎌야 하는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 노시환은 6월 들어 5경기에서 타율 0.059(17타수 1안타)에 그쳤다. 5월 이후 30경기에서는 타율 0.184(114타수 21안타), 2홈런, 17타점을 기록했다. 한 달 넘게 타석에서 헤매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김 감독은 그럼에도 칭찬을 먼저 하면서 다독였다. 흔히 타격 페이스가 떨어지면 수비할 때도 타석에서 아쉬웠던 점을 계속 생각하느라 집중력이 떨어져 실수가 나오기 마련인데, 노시환은 그렇지 않다는 것. 타석에서는 아쉬운 게 사실이지만, 3루수로 수비를 충실히 해주면서 팀에 충분히 보탬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감독은 "시환이가 정말 4번타자가 제일 안 맞는 와중에 우리가 지금 버티고 있는 거니까. 또 우리 시환이가 수비에서 지금 워낙 잘해 주고 있으니까. 시환이가 만약 공격 쪽에서 자신감을 갖는다면, 우리가 아무래도 득점력이나 조금 더 힘이 생긴다. 그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다른 선수들이 또 힘을 내서 더 해줘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김 감독은 이어 "보통 (방망이가) 안 맞으면 쉬고 타격만 치려고 하는데, 끝까지 수비를 하겠다고 그러더라. 그런 점에서 감독으로서 또 고맙게 생각한다"며 개인 성적만 생각하지 않고 팀을 위해 어떻게든 더 뛰려는 태도를 칭찬했다.

한화는 7일 현재 시즌 성적 36승26패로 2위를 달리고 있다. 선두 LG 트윈스와는 1.5경기차, 3위 삼성 라이온즈와는 2.5경기차다. 지금까지는 코디 폰세-라이언 와이스-류현진이 버티고 있는 강력한 선발진과 마무리 김서현이 중심을 잡고 있는불펜의 힘을 더해 적은 득점에도 승리하며 선두 싸움을 이어 왔다.

하지만 6일 류현진이 왼쪽 내전근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꽤 큰 구멍이 생겼다. 당장 빈자리는 조동욱으로 채우고, 2군에 있는 문동주도 합류할 시점을 조율하고 있는 상황. 이럴 때일수록 타선이 더 터져야 하기에 이제는 노시환이 힘을 내줘야 한다.

노시환은 6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서는 반등의 발판을 마련하지 못했다. 3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는데, 그래도 볼넷 하나를 얻었다. 한화는 2대3으로 석패해 2연패에 빠졌다. 이진영과 채은성의 솔로포 2방으로 KIA를 끝까지 몰아붙인 것은 좋았는데, 대량 득점을 하지 못했다. 2023년 31홈런 101타점, 2024년 24홈런 89타점을 기록하며 한화를 이끈 4번타자 노시환의 부활이 절실하다.

광주=김민경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