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감독은 아직 100% 신뢰하지 못하는 것 같다. 공수에서 펄펄 날아도 칼같은 플래툰 교체에 팬들마저 납득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LA 다저스 김혜성은 9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9번-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2타수 1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안타가 바로 3루타였다. 김혜성은 다저스가 1-0으로 리드를 잡은 2회초 첫 타석에서 1사 1,3루 찬스를 맞이했다. 세인트루이스의 우완 선발 투수 마이클 맥그리비를 상대한 김혜성은 3구째 커터를 잡아당겨 우익수 방면 깊은 타구를 날렸다.
주자 2명이 그사이 모두 홈으로 들어왔고, 김혜성은 빠른 발로 2루를 통과해 3루까지 들어갔다. 메이저리그 진출 후 첫 3루타. 그것도 2타점을 올리는 적시 3루타라 더욱 가치가 있었다.
두번째 타석에서 삼진으로 돌아선 김혜성은 멋진 외야 수비로 다저스의 선발 투수 클레이튼 커쇼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토미 에드먼이 부상 이후 컨디션 조절 차원에서 내야수로 출전하면서 김혜성이 외야수로 뛰고 있는데 이날 김혜성은 3회말 메이신 윈의 깊숙한 장타성 타구를 펜스 앞에서 잡아내는 호수비를 펼쳤다.
그러나 기회는 더 주어지지 않았다. 2타점 3루타를 터트렸지만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상대 좌완 불펜이 등판하자 곧장 김혜성을 빼고, 대타 엔리케 에르난데스를 기용했다.
김혜성의 시즌 타율은 4할1푼4리(58타수 24안타). 무려 '4할 타자'지만, 출전 빈도는 떨어진다. 특히 로버츠 감독이 상대 투수가 좌완일 경우 김혜성을 라인업에서 제외하기 때문이다.
김혜성은 지난 4일 뉴욕 메츠전에 선발 출전했다가 발목에 파울 타구를 맞은 이후 이튿날 보호 차원에서 제외됐다. 그러나 6일 경기에서 상대 선발이 좌완 투수 데이빗 피터슨이라 선발 라인업에서 빠졌고, 7일 세인트루이스전에서는 상대 선발이 우완 소니 그레이인데도 제외됐다. 플래툰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선호하는 로버츠 감독의 성향이기도 하고 기존 주전 멤버들에 대한 신임이 워낙 두텁다는 증거가 김혜성을 비롯한 백업 선수들의 기용 방법을 통해 증명된다.
로버츠 감독은 김혜성의 2타점 3루타가 터진 9일 세인트루이스전이 끝난 후 취재진과의 공동 인터뷰에서 "맥스 먼시와 윌 스미스가 배트를 정말 잘휘두른다. 혜성이랑 에드먼도 큰 걸 해줬다"고 칭찬했다.
그러나 김혜성을 후순위로 두는 기용 방식에 대해 다저스팬들도 불만을 호소한다. 로버츠 감독의 인터뷰에 대해 일부 다저스 팬들은 "김혜성을 매일 뛰게 하는 게 맞지 않나", "로버츠는 왜 김혜성을 100% 신뢰하지 않는 건가. 그가 어떻게 하는지 보라. 다른 부진한 선수들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 "그는 기묘한 고집이 있다"며 다양한 비판의 의견을 쏟아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