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숙 숙소에서 생수병으로 물 뿌리고 휴대전화 영상 촬영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대한사격연맹으로부터 두 차례 우수선수상을 받은 사격 유망주가 동성 후배를 성추행해 징계받았다.
징계받은 선수는 이에 불복해 재심을 요청하고, 법원에 징계효력 정지 가처분신청 한 상황이다.
사건이 벌어진 곳은 2024년 서울 소재 H고등학교 사격부다.
당시 이 학교 2학년이었던 A 군은 새로 입학한 사격부 후배 B 군을 지속해서 괴롭히고 성추행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지난해 5월에 열린 대회 기간에는 훈련장에서 신체 접촉을 하거나 숙소에서는 생수병으로 신체에 물을 뿌렸다.
가해자인 A 군은 휴대전화로 이 장면을 촬영했고, 영상 속에서 상의를 탈의한 채 등장한 B 군은 웃으면서도 '언제까지 찍을 거냐'고 촬영을 중지해달라고 요청했다.
이후 B 군은 사격을 그만두고 전학했다.
지난해 7월 해당 사건에 관해 신고받은 서울시사격연맹은 스포츠윤리센터를 열어 A 군에 대한 징계 여부를 심의했다.
A 군은 "(B 군이) 어리바리하고, 평도 안 좋아서 많이 챙겨줬다. 챙겨준다고 친근감의 표시로 장난을 쳤다"고 말했다.
또한 신체 접촉한 사실도 인정했으나 이 또한 남자 선후배끼리 친근감으로 한 행동이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B 군은 "평소에도 욕설과 괴롭힘이 심했고, 저에게 신체를 접촉하고 대회에 나가면 경기가 잘 된다고 말한 적도 있다"고 반박했다.
또한 "사격을 그만두기로 결심한 가장 큰 이유는 선배의 괴롭힘"이라고 밝혔다.
서울시사격연맹 스포츠윤리센터는 심의 끝에 지난 4월 A 군에 대해 8개월의 자격정지를 결정했다.
서울시사격연맹은 결정문에서 "피해자가 수치심을 느꼈다고 진술한 점, 게임 참여와 춤을 추라고 강요한 행위는 선·후배 관계 우위를 이용해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준 점을 인정해 성추행과 괴롭힘이 있었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일부 심의위원은 더 강력한 징계를 처분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A 군의 가치관이 완전히 형성하기 전이라는 이유로 징계 수위를 결정됐다.
A 군 측은 징계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서울시사격연맹과 법정 다툼을 벌이고 있다.
서울시사격연맹 상위 단체인 서울시체육회에 재심을 요청하고, 법원에 징계효력 정지 가처분신청과 본안 소송까지 진행 중이다.
A 군 측은 신고자가 B 군이 아닌 제삼자였다는 점을 문제로 삼고, B 군이 전학한 것도 학업에 대한 본인의 의사였으며, A 군의 조언 덕분에 B 군의 사격 성적도 향상했다고 주장한다.
이에 B 군 측은 "괴롭힘과 성추행이 있었다는 본질적인 사실은 달라지지 않는다"며 법원의 징계 유지 판결을 요청했다.
4b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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