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12일(이하 현지시각) 추락한 에어인디아 여객기가 사고 발생 전 기체 이상이 감지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사고 2시간 전 같은 항공기를 탑승했던 승객은 기내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며 관련 영상을 소셜미디어에 공개했다.
영상 게시자는 "사고 항공기가 아메다바드 공항에서 이륙하기 2시간 전 같은 비행기에 탑승했다"며 "인도 델리에서 아메다바드로 이동하는 동안 기내에서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뉴욕포스트 등 외신들에 따르면 그는 기내 에어컨이 작동하지 않았으며, 좌석에 설치된 스크린 화면과 승무원 호출 버튼도 고장 난 상태였다고 주장했다.
영상 속에서 그는 "에어컨이 전혀 작동하지 않는다. TV 화면도 작동하지 않는다. 승무원 호출 버튼도 마찬가지다"라고 말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그는 "땀을 뻘뻘 흘릴 정도로 덥다"며 "이래서 에어 인디아가 세계 최악의 항공사 중 하나로 평가받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영상에는 좌석 아래 느슨하게 고정된 부품, 파손된 장비, 유지 보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흔적도 포착됐다.
또한 그는 사고 항공기와 동일한 기종을 탑승했다는 증거로 에어인디아 AI423편 항공권 사진을 공개했다.
해당 항공편은 이날 오전 8시 50분 델리에서 아메다바드로 출발한 것으로 보인다.
그의 좌석은 25A였는데 이는 사고 당시 기적적으로 생존한 영국 국적의 비슈워시 쿠마르 라메쉬(40)가 앉았던 11A 좌석에서 14열 뒤였다.
에어인디아 측은 현재까지 해당 주장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한편 이날 오후 1시 38분쯤 에어인디아 AI171편 여객기는 인도 서부 아메다바드 공항에서 이륙한 지 몇분 만에 추락했다.
추락한 여객기는 국립 의대 기숙사 건물 등과 충돌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사고로 승객과 승무원 242명 중 단 1명만이 생존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의대 기숙사 건물에 있던 의대생과 시민들 다수가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13일 오전 현재 사고 현장 인근에서 시신 269구를 수습했으며 신원 파악을 위해 DNA 검사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에어인디아는 승객 국적이 인도인 169명, 영국인 53명, 포르투갈인 7명, 캐나다인 1명이라고 밝혔다. 탑승객 명단에 한국인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여객기 탑승자 가운데 기적적으로 생존한 영국 국적의 비슈워시 쿠마르 라메쉬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가슴, 눈, 다리에 부상을 입었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가족을 방문하기 위해 며칠 동안 인도에 있다가 친형 아제이 쿠마르 라메쉬(45)와 함께 영국으로 돌아갈 예정이었다.
탑승권을 손에 쥔 채 발견된 비슈워시는 사고 당시 상황에 대해 "이륙 30초 후 큰 소음이 나더니 비행기가 추락했다. 모든 일이 너무 순식간에 일어났다"고 전했다. 현재까지 비행기의 추락 원인은 알려지지 않았다. 당국은 사고 기종 제작사인 보잉사와 함께 사고 원인을 조사할 계획이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