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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장 11회 홈런 확신하고 산책주루라니…홈런왕은 고개 숙이고 소속팀은 연장 12회 끝내기패, 리그 1위 한신 6연패 추락[민창기의 일본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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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신 타이거즈 3루수 사토 데루아키(26)는 무서운 기세로 홈런왕을 향해 질주하고 있다. 16일까지 63경기에서 '18홈런'을 때려 센트럴과 퍼시픽, 양 리그 '톱'이다. 센트럴리그 이 부문 공동 2위에 자리한 팀 후배 모리시타 슈타, 마키 슈고(요코하마 베이스타즈)보다 7개를 더 쳤다. 견고했던 오카모토 가즈마(요미우리 자이언츠)와 무라카미 무네타카(야쿠르트 스왈로즈) 양강 구도가 깨졌다.

2020년부터 5년간 오카모토와 무라카미가 홈런왕을 나눠가졌는데, 올해는 둘이 나란히 부상으로 이탈했다. 공교롭게 한신전에서 다치거나 부상이 재발했다. 8개를 기록한 오카모토는 5월 6일 한신전 직후 1군 등록이 말소됐다. 8월 이후 복귀를 바라본다. 무라카미는 4월 17일 한신전에 시즌 첫 출전했다가 경기 중에 교체됐다. 다음 날 부상으로 전력외가 됐다.

2021년 1지명으로 입단한 5년차. 올해는 강력한 파워에 정확성까지 높였다. 홈런뿐만 아니라 타점도 1위 경쟁 중이다. 46타점을 올려 모리시타(47타점)에 이어 2위다. 타율도 0.285로 5위다. 홈런, 타점, 타율 3관왕을 노려볼 수도 있다.

15일 미야기현 센다이 라쿠텐모바일파크. 한신 4번 타자 사토에게 라쿠텐 이글스와 인터리그(교류전) 원정경기가 오랫동안 아쉬운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 한신은 이날 연장 12회말 뼈아픈 끝내기 패를 당했다. 사토가 결과를 바꿀 수도 있는 경기였다.

0-2로 끌려가던 한신은 7회 2-2 동점을 만들었다. 양팀 모두 총력전을 펼쳤고, 팽팽한 흐름은 연장으로 넘어갔다. 11회초 사토가 선두타자로 나갔다. 볼카운트 1B1S에서 상대 우완 에하라 마사히로가 던진 포크볼을 받아쳤다. 타구가 중견수 머리 위로 뻗어나갔다. 홈런을 확신한 사토는 천천히 1루를 향해 달려갔다.

시원하게 날아가던 타구는 사토의 기대를 저버리고 관중석이 아닌 펜스를 직격 했다. 산책 주루를 하던 사토는 1루에서 멈출 수밖에 없었다. 그가 정상적인 주루 플레이를 했다면, 무사 2루가 될 수 있었다.

5번 오야마 유스케가 좌전안타를 때려 무사 1,2루. 한방이면 흐름을 바꿀 수 있었는데 최악의 상황이 전개됐다. 6~8번 세 타자가 연달아 외야 뜬공으로 아웃됐다. 천금 같은 기회가 순식간에 날아갔다.

위기를 넘긴 라쿠텐은 연장 12회말 1사후 3연타를 터트려 경기를 끝냈다. 1사 1,3루에서 대타 구로카와 후미야가 2루수쪽으로 땅볼 타구를 쳤다. 한신 2루수 나카노 다쿠무가 이 공을 잡아 홈 송구를 했으나 홈으로 뛰어든 3루 주자를 막지 못했다.

리그 선두 한신이 인터리그에서 급브레이크가 걸렸다. 한신은 전날(14일)도 라쿠텐에 연장 10회 5대4 끝내기 패를 당했다. 10~12일 세이부 라이온즈에 3연전 스윕을 당하더니, 라쿠텐에 또 3연전을 모두 내줬다. 인터리그 첫 주에 6경기에서 5승(1패)을 올린 뒤 연패 수렁에 빠졌다. 시즌 첫 6연패이자 3년 만의 2연속 스윕패 굴욕이다.

상대가 퍼시픽리그 중하위권 팀이라 충격이 더 컸다. 16일 현재 세이부는 3위, 라쿠텐은 5위다. 이상할 정도로 라쿠텐을 만나면 경기가 꼬인다. 한신은 2023년부터 라쿠텐에 7연패를 당했다.

원정 6연전을 마친 한신은 17일부터 지바 롯데 마린즈, 소프트뱅크 호크스와 홈 6연전을 치른다. 인터리그 마지막 주에도 부진하면, 리그 1위를 내줄 수도 있다. 한신은 2위 요코하마 베이스타즈에 2.5경기 앞서 있다.

올해도 퍼시픽리그가 강세다. 퍼시픽리그 6개팀이 인터리그 1~6위에 올라있다. 퍼시픽리그팀이 41승29패로 크게 앞섰다. 소프트뱅크가 8승1무3패로 1위, 오릭스 버팔로즈와 니혼햄 파이터스가 7승5패로 공동 2위다. 센트럴리그의 요미우리 자이언츠가 3승1무7패를 기록, 12개팀 중 꼴찌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