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안소윤 기자] 배우 이선빈(31)이 영화 '노이즈'를 통해 새로운 호러퀸의 탄생을 예고했다.
25일 개봉하는 '노이즈'는 층간소음으로 매일 시끄러운 아파트 단지에서 실종된 여동생을 찾아 나선 주영(이선빈)이 미스터리한 사건과 마주하게 되는 현실 공포 스릴러로, 김수진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최근 스포츠조선과 만난 이선빈은 "너무 떨린다. 사실 2년 전에 찍은 영화다 보니 결과물이 어떻게 나왔을지 가늠이 잘 안 됐다"며 "어제 언론시사회에서 처음으로 영화를 봤는데, 저의 부족한 부분을 감독님이 많이 채워주셔서 감사했다. 이 작품이 공포물을 좋아하는 관객 분들에게 어떻게 다가갈지 궁금하다"고 개봉 앞둔 소감을 전했다.
데뷔 후 처음으로 공포 스릴러 장르에 도전한 그는 "공포 장르를 좋아하다 보니 콘텐츠를 많이 봐서 이미 충분히 학습이 되어 있는 상태였다. 그동안 제가 봤던 것들을 연기로 잘 구현해 낼 수 있을까 기대도 되고 걱정도 됐다. 예전에는 친구랑 아침 6시까지 밤새서 공포 유튜브를 보고, 자고 점심에 일어나서 또 본 적도 있었다"고 말했다.
가장 인상 깊게 본 공포 영화로는 배우 엄정화가 주연을 맡은 '오로라 공주'를 꼽았다. 그는 "엄정화 선배가 출연하신 '오로라 공주'를 보고 충격을 받았다. 선배의 속눈썹까지 매력적으로 보이더라. 연예계 데뷔하기 전에 본 영화였는데, 선배의 숨결과 강렬한 공기가 느껴졌다. 마치 정화 선배의 눈 뒤에는 뭔가가 있는 느낌이다. 공포물에 최적화된 모습을 보여주신 것 같다"면서 "선배랑 예전에 영화 '오케이 마담'을 촬영하면서, '선배의 눈을 보면 왜 눈물이 날 것 같죠?'라고 말씀드린 적도 있었다. 정화 선배는 작품에선 카리스마가 있으신데, 실제로 뵈면 굉장히 소녀 같으시다. 선배를 보면서 '아 이런 눈을 가진 사람이 진짜 배우를 하는구나'하고 느꼈다"고 전했다.
작품의 원톱 주연으로서 느낀 어려운 점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이선빈은 "분량에 대한 힘듦은 없었다. 오히려 제가 너무 많이 나와서 관객 분들이 질려하시면 어쩌지 싶었다. 저뿐만 아니라 다른 캐릭터들이 보여줄 수 있는 재미도 많지 않나. 모든 장면에서 최선을 다해 연기하려고 노력했지만, 확신이 없는 상태에서 임하다 보니 걱정도 들더라. 근데 다행히 작품 안에서 동료 배우들이 임팩트 있게 잘 살려줘서 영화를 보고 걱정이 싹 사라졌다"고 말했다.
이어 촬영 당시 느꼈던 고충에 대해선 "날씨가 너무 추웠는데, 주민들과 갈등을 겪는 장면에선 히트텍조차 입을 수 없었다"며 "너무 추워서 인중이 다 얼어붙는 듯한 느낌이었다. 근데 신기하게도 영화 속에선 그 정도로 추워 보이진 않았다"고 전하며 안도를 표했다.
특히 촬영 기간 내내 체력 소모가 커서 자연스럽게 다이어트가 되었다고도 전했다. 이선빈은 "살이 빠졌을 때보다 쪘을 때가 화면에 잘 담겨서 일부러 증량을 하는 편인데, 촬영 전보다 몸무게 3㎏ 정도가 확 빠져 있었다. 어느 순간부턴 굳이 분장을 안 하더라도 볼이 패여있고, 라면을 먹고 자도 눈 위가 쑥 꺼져있더라. 연이어 긴장을 필요로 하는 신을 촬영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끼니를 거르는 날도 많았다. 촬영하면서 몸이 자꾸 예민해지는 느낌이 들었고, 감정도 억누르다 보니 어느 순간 울컥하는 신에선 저도 모르게 눈물이 차오르기도 했다. 마지막엔 주영이의 분노가 폭발하는 신이 있지 않나. 그땐 모든 걸 다 쏟아냈다. 주영이가 어떤 인생을 살아왔는지는 잘 모르지만, 그 안에 담겨있는 속상함과 억울함을 대리만족 하듯 다 쏟아냈다. 힘 있게 대사를 치고 싶었는데, 멋이고 뭐고 감정이 올라오니까 울부짖는 소리가 나더라. 컷 하고 나서도 주저앉아서 눈물을 흘렸다"고 털어놨다.
인터뷰 하루 전 열린 VIP 시사회에는 연인 이광수가 참석해 뜨거운 응원을 보내기도 했다. 이에 이선빈은 "제 지인들 80% 정도가 무서운 걸 못 본다. 광수 오빠도 원래 무서운 장르를 잘 못 보는데, 처음으로 끝까지 다 봤다고 하더라. 영화를 보면서 깜짝 놀라서 팝콘을 다 쏟았다고 했다. 노정의도 영화 보기 전에 소시지를 들고 갔는데, 옷에 케첩을 다 묻혔다고 했다(웃음). 공포 장르를 좋아하는 저로서는 감사한 피드백으로 남았다. 아무래도 저희가 찍어놓은 분량보단 편집된 분량이 있다 보니, 관람하는 데 불편함이 없을까 걱정됐는데, 그걸 느낄 새 없이 공포감을 많이 느꼈다고 하더라. 작품의 주연으로서 힘든 걸 보상받는 기분이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안소윤 기자 antahn22@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