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한화 이글스 김서현이 올스타전 팬투표에서 최다득표의 영예를 안았다. 그리고 그 출발점은 한화 김경문 감독의 개막 초반 내린 깜짝 결정이었다.
개막할 때만해도 한화의 마무리는 지난해 23세이브를 올린 주현상이었다. 김서현이 지난해 10홀드를 따내며 불펜 투수로서 자리를 잡았고 주현상보다 더 빠른 공을 뿌리기는 하지만 바로 마무리를 맡기기엔 주현상의 경험이 먼저였다.
그런데 개막 초반 주현상이 흔들리자 김 감독은 빠르게 결단을 내렸다. 5경기째였던 3월 27일 잠실 LG 트윈스전을 앞두고 주현상을 2군으로 내렸고 비어있는 마무리 자리에 김서현을 넣기로 결정했다.
당시 김 감독은 "작년에도 마무리 준비를 해야한다는 생각을 했었다. 작년 끝날 때 쯤 생각을 했었다. 물론 서현이가 그때는 좀 낯선 것 같았다"며 "마무리라는 자리가 쉽지 않다. 서현이가 7회에 던지는 것과 9회에 나가 끝내는 것이 부담감이 많을 것이지만 크게 보고 결정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김서현은 마치 마무리가 처음부터 자신의 자리였던 것처럼 세이브를 착착 쌓아갔다. 24일 현재 37경기에서 1승1패 18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1.51을 기록하며 팀의 뒷문을 단단하게 막아내며 한화가 1위에 오르는데 큰 역할을 했다.
강속구로 승리를 지키는 모습에 팬들의 투표가 이어졌고 김서현은 23일 발표된 올스타전 투표결과 마무리 투수 부문에서 178만6837표를 받아 롯데 자이언츠 외야수 윤동희(171만7766표)를 제치고 최다득표의 영광을 안았다. 지난 2022년 KIA 타이거즈 양현종이 세웠던 역대 최다득표 (141만3722표) 기록도 갈아치웠다.
김서현은 30%를 차지하는 선수단 투표에서도 220표를 얻어 총점 54.19점으로 합산 점수도 1위에 올랐다.
김 감독은 김서현의 올스타 선정에 대해 "축하할 일"이라면서 "새로운 옷(마무리)을 입고 그 자리에서 너무 잘해줘서 팀도 잘되고 있고 팬들에게 인정받는 투수가 됐다. 본인이 잘해서 된거다"라며 김서현이 이뤄낸 성과에 대견하게 생각했다.
선수의 자질을 알아보고 맞는 보직을 맡긴 감독과 기량을 마음껏 뽐낸 선수의 합작품이 꽃을 피운 중간 결과물이 올스타 최다득표로 나타났다. 대전=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