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내년을 대비해서. 호주에 이런 선수가 있다는 것을 한번 또 체크해야 할 것 같다."
이범호 KIA 타이거즈 감독은 25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 앞서 상대 선발투수 라클란 웰스에게 관심을 보였다. 이날 KIA 타선이 상대해야 할 선발투수기도 했지만, 다음 시즌부터 새로 도입되는 아시아쿼터 제도까지 염두에 뒀다.
KBO는 지난 1월 2025년 제1차 이사회에서 아시아쿼터 제도 시행을 확정했다. 아시아쿼터제 대상은 아시아 국적 전체(아시아야구연맹 BFA 소속 국가 기준) 및 호주 국적 선수들이다. 비아시아 국가 국적인 이중국적 선수 영입은 불가하고, 직전 또는 해당 연도 아시아리그 소속이었던 선수 1명으로 제한된다. 선수 포지션은 무관하며 신규 영입 시 최대 비용은 최대 20만 달러(약 2억7000만원)로 제한된다. 재계약 시 해당 선수의 연봉은 매년 10만 달러씩 상향 가능하다.
자연히 야구 강국 일본과 최근 국제 무대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호주 선수들이 타깃이 되고 있다. 특히 호주 선수들은 기존 외국인 선수들 만큼 체격이 좋고, 미국 마이너리그 경험이 있는 선수들도 다수 있어 다음 시즌 각 구단의 외국인 선수 전력을 결정하는 변수가 될 전망이다.
웰스는 지난 11일 키움과 연봉 3만 달러(약 4000만원)에 단기 대체 외국인 선수 계약을 했다. 기존 외국인 투수 케니 로젠버그가 왼쪽 고관절 부상으로 이탈한 여파였다.
웰스는 2024~2025시즌 호주리그 애들레이드 자이언츠에서 선발투수로 활약하며 5승1패, 평균자책점 3.17을 기록했다. 2023~2024시즌에는 호주리그 MVP를 수상한 선수다. 호주리그 통산 6시즌 성적은 34경기, 13승3패, 평균자책점 2.91이다. 미국 마이너리그에서도 5시즌을 뛴 경험이 있다. 호주 선수 영입을 노리는 팀에 좋은 표본인 것은 분명하다.
이 감독은 웰스와 관련해 "구위가 좋다고 하더라. 내년을 대비해서 이제 호주에도 이런 선수가 있다는 것을 한번 또 체크해야 될 것 같다. 데이터가 잘 없기 때문에 우리도 그냥 가벼운 영상을 확인하고, 어느 정도 구위 어떤 구종을 던진다는 정도만 안다. 처음 보는 투수라 대량 득점이 나올 것 같은 상황은 아니기 때문에 초반에 차근차근 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웰스는 이날 KIA 타선을 상대로 3이닝 53구 3안타 무4사구 4탈삼진 1실점을 기록해 패전 투수가 됐다. 직구(28개)에 체인지업(14개) 슬라이더(6개) 커브(5개)를 섞었다. 직구 최고 구속은 150㎞까지 나왔고, 평균 구속은 146㎞로 형성됐다. 처음 8타자 연속 범타를 기록하다 3회초 2사 후 박민에게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얻어맞으면서 흔들렸고, 이창진에게 중월 적시 2루타를 내줘 실점했다. 한계 투구 수가 임박하면서 볼이 늘고, KIA 타자들에게 공략 당하는 모습.
아시아쿼터로 한국 진출을 노리는 후보는 웰스 외에도 여럿 있다. LG 트윈스에서 지난달 단기 대체 외국인으로 뛴 우완 코엔 윈이 있다. 코엔 윈은 호주 국가대표 출신으로 다음 시즌 아시아쿼터 계약으로 한국에 다시 오고 싶은 뜻을 이미 밝혔다. 성적은 5경기 1승1패, 23이닝, 평균자책점 7.04에 그쳐 꿈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KBO 구단 스카우트들은 일본 선수 영입도 적극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일본프로야구 2군 리그부터 일본 독립리그까지 살펴보고 있다. 공개된 아시아쿼터 영입 후보로는 시라카와 케이쇼가 있다. 시라카와는 지난해 단기 대체 외국인 선수로 SSG 랜더스와 두산 베어스에서 뛰면서 인기를 끌었다. 12경기에서 4승5패, 57⅓이닝, 평균자책점 5.65를 기록했다. 팔꿈치 부상으로 한국 생활을 아쉽게 마무리한 탓에 재도전 의사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척=김민경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