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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초반엔 잘나갔는데…' 슬럼프에 발목 잡힌 이정후, 결국 올스타 1차 투표 탈락 확정. 저지-오타니, 양대리그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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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27)의 '메이저리그 올스타' 꿈이 신기루처럼 사라져버렸다.

결과의 신뢰성, 과정의 공정성에 대해서는 일체 논할 필요가 없다. 모든 건 이정후가 잘 하지 못한 탓이다. 시즌 첫 한달간 무섭게 타올랐던 타격감은 5월 초부터 무뎌졌다. 결국 타격 슬럼프가 거의 50일 가까이 이어지면서 올스타 경쟁력을 완전히 상실하고 말았다. 이제는 올스타는 커녕 슬슬 마이너리그 행이 우려될 정도다.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은 27일(이하 한국시각) '2025 MLB 올스타전 1차 팬투표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1차 투표에서는 양대 리그(AL, NL)에서 각 포지션별로 투표가 진행된다. 양대리그에서 각각 1위 득표선수는 곧바로 올스타로 선발되고, 이 두명을 제외한 1차 투표 통과자들이 2차 투표를 거쳐 올스타로 선발되는 방식이다.

올해 MLB 데뷔 2년차를 맞이한 이정후는 한국인 메이저리거 중 유일하게 내셔널리그 올스타 외야수 부문 1차 후보군(45명)에 들었다. 외야수 부분 1차 투표에서는 총 6명이 뽑히는데, 4월 말까지만 해도 이정후가 외야수 톱6 안에는 들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졌다. 4월까지는 타율 3할을 훌쩍 넘기며 샌프란시스코의 새로운 아이콘으로 맹활약 중이었기 때문이다. 데뷔 첫 올스타 출전이 현실로 다가오는 듯 했다.

그러나 이정후에게 5월은 '잔인한 달'이었다. 5월 들어 점점 타격감이 무뎌지더니 급기야 5월 10일 미네소타전에서 4타수 무안타에 그치며 3할 타율선이 무너져버렸다. 이후부터 이정후의 타율은 지속적으로 우하향했다. 결국 최근에는 2할5푼마저 위태로운 상황이 됐다.

이정후는 27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마이애미와의 홈경기에 5번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1안타(3루타)를 기록하며 시즌 타율 0.252를 겨우 유지했다.

이렇듯 타격 슬럼프가 장기화에 접어들면서 이정후에게 쏠렸던 미국 현지 팬들의 관심도 급격하게 식어버렸다. 그리고 그 결과는 고스란히 올스타 투표에 반영됐다.

이정후의 올스타 탈락은 이미 지난 18일에 발표된 올스타 1차 팬 투표 중간집계 결과에서 예고된 바 있다. 여기서 이정후는 NL 외야수 부문 후보 45명 중에서 20위 안에도 들어가지 못했다. 사실상 이 결과로 올스타 경쟁은 끝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이 당시 NL 외야수 부문 2차 투표진출 마지노선인 6위는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애틀랜타 브레이브스)였다. 그는 59만6363표를 얻었다. 그리고 20위는 12만8220표를 얻은 신시내티 레즈 오스틴 헤이스였다. 20위권에 들지 못한 이정후의 득표숫자는 발표되지 않았는데, 헤이스보다 아래인 점을 감안하면 아무리 후하게 쳐줘도 10만표 안팎이라고 봐야 한다. 이때 이미 6위와 거의 50만표 차이가 나버렸다. 9일 동안 역전하기란 거의 불가능한 격차였다.

결국 이정후는 1차 투표 최종 결과에서도 유의미한 순위를 기록하지 못했다. 아예 이름조차 언급되지 못하는 수준이다.

NL 외야수 부문에서는 피트 크로우 암스트롱(시카고 컵스)과 테오스카 에르난데스(LA다저스), 아쿠냐 주니어와 카일 터커(시카고 컵스), 앤디 파헤스(LA다저스)와 후안 소토(뉴욕 메츠)가 2차 투표에 진출했다. '4월의 이정후'였다면 겨뤄볼 만했겠지만, 지금의 이정후로서는 감당할 수 없는 높은 벽들이다.

한편, 1차 투표 전체 최다득표자는 뉴욕 양키스 간판타자 애런 저지였다. 저지는 401만2983표를 얻어 AL 1위 및 MLB 전체 1위를 독식하고 개인통산 7번째이자 5년 연속 올스타 선발을 확정지었다. 전체 2위이자 NL 1위는 오타니 쇼헤이(LA다저스)로 396만7668표를 얻었다. 저지와는 5만표도 안되는 간발의 차이다. 오타니 또한 5년 연속 올스타 확정이다.

2차 투표는 7월 1일부터 3일까지 진행되는데 선수단 투표와 사무국 선발을 거쳐 최종 올스타 명단이 7일 발표된다. 올스타전은 16일 애틀랜타 트루이스트파크에서 열리고, 홈런 더비는 15일에 치러진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