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박재만 기자] '호랑이 기운이 무섭네' 자신보다 10살이나 더 나이가 많은 최고령 타자의 놀라운 타격 기술에 외국인 타자는 감탄했다.
직구 변화구 가리지 않고 어떻게 해서든 배트 중심에 맞춰 타구를 그라운드 안쪽으로 보내 기어코 안타를 만들어내는 KIA 타이거즈 최형우 타격에 LG 트윈스 1루수 오스틴은 놀란 표정이었다.
전날 멀티히트에 이어 다음날 또 멀티히트를 너무나 쉽게 만들어낸 최형우가 단골처럼 1루 베이스를 자주 밟자, 오스틴은 손가락 4개를 펴 보이며 2경기 4안타를 몰아친 최형우를 질투하기 시작했다.
2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양 팀 합쳐 31안타 난타전 속 KIA가 9대8 1점 차로 승리했다. 역전의 재역전을 반복하는 동안 이날도 4번 타자 최형우의 뜨거운 타격감은 이어졌다.
주축 선수들이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에서도 KIA 타선을 이끄는 1983년생 42살 최형우의 뜨거운 타격감에 LG 1루수 오스틴은 연신 감탄했다.
최형우 최근 10경기 타율이 4할(0.395)에 근접할 정도로 뜨거운 타격감을 이어갔다. 반대로 오스틴은 최근 10경 1할(0.069)을 밑돌았다.
경기 시작과 동시에 첫 타석부터 최형우는 장타를 터뜨렸다. 1대0 끌려가던 2회 선두 타자로 나온 최형우는 LG 선발 송승기의 147km 직구를 제대로 받아쳐 우중간을 갈랐다.
타격 직후 최형우는 힘차게 달려 2루에 안착했다. 무사 2루 찬스를 만든 최형우의 장타를 시작으로 KIA 타선이 무섭게 터지기 시작했다. 오선우 볼넷으로 무사 1,2루. 김호령의 적시타 때 홈까지 내달린 최형우는 동점 득점을 올린 뒤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최고참 선수가 선두 타자로 나가 2루타 치고 동점 득점까지 올리자, 이범호 감독은 손뼉을 치며 최형우를 반겼다.
이후 김태군, 박민 두 타자 연속 적시타, 이창진 1타점 희생타로 KIA는 단숨에 4점을 뽑아내며 경기를 뒤집었다.
2회 최형우 2루타 이후 터지기 시작한 KIA 타선은 3회에도 뜨거웠다. 선두 타자 위즈덤 솔로포 이후 최형우가 또 한 번 148km 직구를 잡아당겨 2루수 신민재 글러브를 뚫고 안타로 출루하자 오스틴은 고개를 연신 저으며 감탄했다.
포수 이주헌이 마운드를 찾은 사이 오스틴은 최형우 몸을 어루만지며 어떻게 치면 그렇게 잘 칠 수 있는지 물어보는 듯한 제스처를 취했다.
1993년생 오스틴과 1983년생 최형우의 나이 차는 정확히 10살. 최고령 타자 최형우가 좌완 투수의 강속구를 정확한 타이밍에 타격하는 모습에 오스틴은 놀란 표정이었다.
1루 베이스를 또 밟은 최형우에게 장난을 쳤지만, 아무런 반응이 없자 오스틴은 호랑이를 연상케 하는 동작으로 결국 최고참 형님을 미소 짓게 했다.
최형우는 넉살 좋은 외국인 타자 오스틴 유쾌한 에너지에 미소로 답한 뒤 경기를 이어갔다.
김석환의 장타가 터지자, 최형우는 2회와 똑같이 전력 질주 후 홈을 밟으며 달아나는 추가 득점을 올렸다.
최고참이 안타 치고 나가 2회와 3회 전력 질주로 득점을 연이어 올리자, 이범호 감독과 김태군, 위즈덤은 최형우를 향해 박수를 보냈다.
한편, 최형우 뜨거운 타격감에 감탄했던 오스틴도 타격감을 회복했다. 3회 2루타 이후 4회에는 무사 2루서 내야 땅볼 직후 유격수 박찬호 송구 실책이 나오자, 순간 재치로 2루까지 진루했다.
이후 문성주 안타 때 홈을 향해 몸을 던지 오스틴은 동점 득점을 올린 뒤 포효했다.
7대7 동점. 6회초 KIA는 1사 만루서 김석환의 역전 적시타가 터지며 9대7로 다시 리드를 가져왔다.
이후 필승조를 모두 투입한 KIA. 전상현이 이주헌에게 솔로포를 허용했지만, 이어 마운드에 오른 조상우와 정해영이 실점 없이 경기를 마무리 지으며 KIA는 전날 패배를 설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