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인터뷰하러 오는 길에 팬분들이 야구장까지 또 어떻게 알고 오셔서 너무 펑펑 우시는데 마음이 나도 안 좋더라."
외야수 손아섭이 NC 다이노스 선수로 마지막 인사를 남겼다. 한화 이글스가 우승 승부수로 자신을 선택한 만큼 그에 걸맞은 활약을 펼치겠다는 다짐도 남겼다.
손아섭은 지난달 31일 NC에서 한화로 트레이드됐다. 트레이드 마감일에 급박하게 발표된 트레이드. 한화는 손아섭을 받으면서 NC에 2026년 신인드래프트 3라운드 지명권과 현금 3억원을 내줬다. 올해 손아섭과 NC의 FA 계약 마지막 해라곤 하지만, 선수의 이름값을 고려하면 반대급부가 약하다는 목소리가 많이 나왔다.
어쨌든 한화는 시즌 내내 트레이드 영입을 추진했던 외야수, 그리고 타선 보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면서 통합 우승을 향한 강력한 의지를 한번 더 보여줬다.
한화는 "우수한 타격 능력과 큰 경기 경험을 갖춘 베테랑을 영입해 야수 뎁스를 강화하게 됐다. 프로야구 통산 최다안타 기록 보유 선수이자 최근 10년 내 포스트시즌 통산 OPS가 1.008에 달하는 손아섭이 가을야구 진출 시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해 이번 트레이드를 단행했다"고 설명했다.
손아섭은 KBO 통산 타율 0.320(8073타수 2583안타)을 자랑하는 리그 최고의 교타자다. 2023년에는 시즌 타율 0.339를 기록, 생애 첫 타격왕을 차지하기도 했다. 최근 옆구리 부상으로 이탈해 있지만, 부상 정도가 심하지 않아 조만간 팀에 큰 보탬이 될 전망이다.
손아섭은 1일 NC 구단 TV와 인터뷰에서 "이제 뭐라고 해야 하나. 한화 이글스 손아섭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일단 (NC에) 있는 동안 너무 많이 응원해 주시고 좋아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더 좋은 성적으로 보답을 못한 점은 아쉽게 생각한다. (트레이드가) 어떤 느낌이라고 말로 표현은 안 되는데, 그냥 아쉬운 점도 있고 반대로 설렘도 있었다. 걱정이 많은데, 가서 (한화가) 나를 선택한 이유를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거의 4년을 함께하며 정든 NC를 떠나는 속마음을 털어놨다. 특히 NC 팬들을 향한 감사 인사를 남겼다.
손아섭은 "정말 다른 팀에서 왔다는 것을 못 느낄 정도로 팬분들께서 나를 환영해 주셨고, 또 정말 좋아해 주셨다. 인터뷰하러 오는 길에도 팬분들이 야구장까지 또 어떻게 알고 오셔서 내 앞에서 펑펑 우시는데 참 마음이 나도 안 좋더라. 나를 위해 울어줄 수 있는 팬분들이 분명히 있기 때문에 나는 어디를 가든 야구 선수 손아섭으로서 정말 즐거움을 드릴 수 있고, 또 좋은 플레이로 그런 팬분들께 팀은 바뀌지만 또 사랑받을 수 있는 선수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손아섭은 2022년 시즌을 앞두고 NC와 4년 총액 60억원에 FA 계약을 했다. 그 가치를 충분히 보여주지 못한 아쉬움과 반성이 뒤따랐다.
손아섭은 "내가 생각한 것에 정말 한 20~30%밖에 발휘를 못한 것 같아서 그 점이 우선 제일 아쉽다. 구단의 선택에 조금 더 만족을 시켜줬어야 했는데, 결국 내가 부족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이제 가는 팀에서는 정말 나를 선택한 이유를 좀 보여줄 수 있도록 스스로 다시 마음을 다잡고 나의 에너지를 올 시즌에 쏟아붓도록 하겠다"고 했다.
손아섭은 NC에 마지막으로 "이때까지 사랑해 주셔서 감사함을 가지고 떠나게 된 것 같다. 매 순간 최선을 다한 선수로 기억이 되고 싶고, 정말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한 순간도 최선을 다하지 않았던 적이 없다. 그 점에 있어서는 팬분들께서 좋은 기억으로 나를 생각해 주시지 않을까 한다. NC 팬분들께 우승이라는 목표를 함께 이루지 못하고 떠나서 진심으로 죄송하고, 내가 4년 동안 있으면서 정말 많이 사랑해 주셔서 감사하다. 앞으로도 팀을 떠나서 손아섭이라는 선수를 많이 응원해 주시고 야구장에 찾아와 주시면 또 그대로 최선을 다하는 모습 보여 드리겠다. 4년 동안 정말 감사했다"고 인사를 남겼다.
김민경 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