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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직도 배고파" 호날두, 연수입 9천억도 모자랐나…사우디 남은 진짜 이유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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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사우디아라비아에 남은 이유가 이거였나.

알 나스르에서 활약 중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40)가 구단 지분 20%를 보유 중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사우디 언론인 압둘아지즈 알 오심은 1일(한국시각) 자신의 SNS를 통해 '사우디 정부가 추진 중인 클럽 민영화 과정에서 기업들의 인수가 이어질 것'이라며 '현재 가장 가치가 높은 팀은 알 나스르이며, 호날두가 20%로 가장 많은 지분을 갖고 있다'고 적었다.

현재 알 나스르의 최대 주주는 사우디 공공투자기금(PIF)이다. 알 나스르 비영리재단이 뒤를 잇고 있다. 호날두는 개인 투자자 중 최대 지분을 갖고 있는 이로 꼽힌다. PIF는 무함마드 빈 살만 알 사우드 왕세자가 이끄는 사우디 국부펀드로 사실상 사우디 정부의 뜻이 투영되는 국영기업이다. 알 나스르 비영리재단 역시 구단주 역할을 해온 사우디 왕족들이 이끄는 단체. 실질적인 민영화와는 거리가 있다. 이런 가운데 사우디 정부가 최근 각 구단 지분을 기업에 넘기는 작업을 시작하면서 알 나스르도 자연스럽게 거론되고 있다. 그동안 PIF와 알 나스르 재단이 양분하고 있던 구단 지분을 호날두가 취득한 것으로 보인다. 알 나스르는 PIF와 재단이 갖고 있는 나머지 80% 가량의 지분도 기업 및 투자자에게 매각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호날두는 지난 6월 알 나스르와 2027년 여름까지 재계약에 합의했다. 지난 시즌을 마친 뒤 '이번 챕터는 끝났다. 이야기는 계속될 것이다. 모두에게 감사하다'는 글을 남겨 알 나스르와의 결별을 암시했다. 이후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출전을 위한 단기 이적, 유럽 복귀설 등 다양한 소문이 흘러 나왔다. 그러나 그의 선택은 잔류였다. '새로운 챕터가 시작된다. 같은 열정, 같은 꿈. 함께 역사를 만들어 가자'라는 글을 남기면서 새 출발을 알렸다.

재계약 조건은 상상을 초월한다. 1억7800만파운드(약 3287억원)의 연봉에 계약금 및 사우디리그-아시아챔피언스리그 엘리트 우승 보너스, 득점과 도움에 따른 각각의 보너스, 개인 타이틀 수상 보너스 등 돈잔치가 펼쳐졌다. 연봉에서 수당, 보너스를 모두 합치면 연간 4000억원 이상의 돈을 벌어들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운전기사 3명, 가정부 4명, 요리사 2명, 정원사 3명, 경호원 4명이 지원되고, 그의 전용기 사용료도 알 나스르가 부담하기로 했다. 당시 구단 지분 15%를 넘기는 것도 재계약 조건에 포함됐다. 이 모든 조건을 포함하면 호날두는 사우디에서 연간 9000억원 안팎의 수입을 거둘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호날두 측 관계자는 "알 나스르는 호날두가 사우디 리그의 얼굴이며 슈퍼스타, 스포트라이트를 끌어 들이는 인물임을 알고 있다. 그에 상응한 지불을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우디 정부는 그동안 체육부 산하였던 구단들의 민영화를 시도하고 있다. '오일머니'로 프로 리그를 운영해왔으나, 몸집이 불어난 리그 건전성과 영속성을 위해선 기업 투자가 불가피하다는 결론을 낸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PIF 등 국영기업들이 구단 지분 매입을 위해 나섰지만, 최근 미국 투자기업인 하버그그룹이 알 콜루드 지분 100%를 인수하면서 사우디 축구 사상 첫 해외기업 인수 사례가 나왔다. 호날두 역시 알 나스르의 지분을 늘려가면서 해외 기업 및 투자자들을 유치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