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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날때까지 끝난게 아냐" 지유찬,자유형50m 스윔오프서 21초66,아시아新! 韓선수 최초 결선행 쾌거[싱가포르세계수영선수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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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불굴의 프리스타일러' 지유찬(대구광역시청)이 대한민국 자유형의 새 역사를 썼다.

지유찬은 1일(한국시각) 싱가포르 월드챔피언십 아레나에서 펼쳐진 2025년 싱가포르세계수영선수권 자유형 50m 준결선 스윔오프에서 21초66의 아시아 신기록을 찍었다. 21초74를 기록한 메이런 아미르 체루티(이스라엘)를 꺾고 자유형 50m 사상 첫 세계선수권 결선행에 성공했다. 자유형 50m 파이널리스트 중 유일한 아시아 선수, 전세계 116명의 내로라하는 초단거리 자유형 레이서 중 상위 8위 안에 드는, 그 어려운 일을 해냈다.

지유찬은 이날 자유형 50m 준졀선 2조에서 21초77로 4위, 전체 8위에 올랐고, 1조 5위 체루티와 21초77초로 '타이' 기록을 찍으며 파이널리스트 상위 8위, 단 한 사람을 가리기 위한 스윔오프에 돌입했다. 놀라운 멘탈과 눈부신 스퍼트로 기어이 결선행을 이뤄냈다. 자유형 50m 세계신기록은 2009년 세자르 시엘류가 작성한 20초91, 아시아신기록은 일본 시우라 신리가 2019년 세운 21초67, 한국신기록은 지유찬이 2023년 항저우아시안게임 금메달 당시 기록한 21초72였다. 절체절명의 스윔오프에서 지유찬은 한국신기록을 0.06초, 아시아신기록을 0.01초 앞당기며 사상 첫 결선행이라는 '3마리 토끼'를 잡는 놀라운 투혼을 보여줬다.

지유찬은 대한민국 자유형 최단거리 종목의 역사다. 2023년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2002년 부산 대회 김민석 이후 무려 21년 만에 이 종목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유찬 스승' 이재원 경북체고 코치와 염동현 대구광역시청 감독은 "성실하고 긍정적이다. 자기관리가 철저하고 운동선수로서 가져야할 모든 걸 가진 선수"라고 입을 모았었다. 초, 중학교 때까지 자유형 400m중장거리 선수였던 지유찬은 광주체고 1학년 때 50m 단거리로 주종목을 바꿨다. 이 코치는 "단거리 선수치고 체격이 작지만(1m76-70㎏) '파워존', 코어라인이 엄청 좋다. 세계적인 레벨이다. 여기서 단거리에 필요한 폭발력이 나온다"고 설명했었다. 2022년 스무살의 나이에 첫 태극마크를 단 후 지유찬의 기량은 일취월장했다. 염동현 감독은 "고2때부터 무호흡으로 바꿨다. 50m내내 호흡을 한번도 안하면서 1년만에 0.8초나 기록을 줄였다"면서 "초반 스타트와 브레이크아웃 15m 능력이 뛰어나고 다이브 후의 탄력성을 타고났다. 체계적인 웨이트 트레이닝을 통해 50m에 최적화된 선수가 됐다"고 했다. 고 폭풍성장의 비결을 설명했다. "유찬이는 탄력성이 뛰어나고, 전완근, 물잡는 힘이 아주 강하다. 향후 무호흡 능력을 좀더 키운다면 21초50까지도 가능하다"고 예언했었다. 고등학교 시절 지유찬의 재능을 믿었던 이재원 경북체고 코치는 "유찬이의 수영은 이제 진짜 시작이다. 앞으로 더 두각을 나타낼 선수"라면서 "내가 아는 유찬이는 절대 여기서 안주할 선수가 아니다. 더 나아가서 아시아신기록도 경신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스승들의 예언이 보란 듯이 적중했다.

지유찬은 진천선수촌에선 김효열 코치의 지도하에 기량이 일취월장했다. 1981년생 김효열 감독은 경기 신성고 출신 자유형 50m 국가대표 출신이다. 고려대 체육교육학과 2학년 때 어깨 인대 파열로 은퇴한 후 일찌감치 지도자의 길에 들어섰다. 2005년부터 고양시청 감독으로 일했고, 2015~2018년 대표팀 상비군 코치, 2019년 이후 대표팀 코치를 거쳐 이번 대회를 앞두고 감독으로 '승진'했다. 김 감독은 "유찬이는 타고난 근육 탄력성이 어마어마하다. 기록을 앞으로 더 줄일 수 있다. 이 선수는 일단 '붙으면 안진다'"고 했었다. '일단 붙으면 안지는' 위닝 멘탈리티가 스윔오프에서 첫 결선행 쾌거로 이어졌다.

남자계영 800m에서 황금세대 자유형 에이스들이 2연속 포디움을 놓친 직후 지유찬이 또 하나의 희망을 쏘아올렸다. 극적인 결선행 확정 후 지유찬은 올댓스포츠를 통해 "21초대 진입을 목표로 준결선에 나섰는데 좋은 기록이 나왔지만 전조에 같은 기록이 있어 스윔오프를 하게 되면서 '좀더 빨리 할 걸' 하는 생각도 했다. 하지만 스윔오프에서 좋은 기록으로 결선에 오르게 돼 기쁘다"는 소감을 전했다. 2023년 항저우아시안게임 이후 2년 만에 자신의 기록을 넘어 아시아신기록을 작성한 데 대한 기쁨도 감추지 않았다. "아시안게임 이후 계속 아시아신기록을 목표로 노력해왔다. 오랜만에 21초대가 나오고 아시아신기록도 인정받게 돼 기쁘다. 다시 한번 이 기록을 깨고 싶다"며 눈을 빛냈다. 한국 선수 최초의 자유형 50m 세계선수권 결선 무대를 앞두고 지유찬은 "남들보다 힘겹게 올라온 만큼 후회없는 경기를 하고 싶다"면서 "욕심을 부린다면 오늘 기록보다 나은 기록으로 마무리할 수 있다면 너무 좋을 것같다"고 말했다.

지유찬은 2일 오후 8시9분 펼쳐질 남자 자유형 50m 결선 8번 레인에서 세계 최고의 스피드 레이서들과 역사적인 승부에 나선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