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소년이 남자가 돼 떠나게 됐다."
'캡틴' 손흥민(토트넘)이 결국 떠난다. 그는 '설'만 무성하던 상황에서 직접 입장을 밝혔다.
토마스 프랭크 감독이 이끄는 토트넘은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뉴캐슬과 친선 경기를 치른다. 손흥민은 2일 서울 여의도의 TWO IFC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손흥민은 공식 기자회견에 앞서 자신의 거취에 입을 뗐다. 그는 "또 한 번 토트넘과 좋은 자리에 초대해주셔서 감사하다. 선수들도 많이 기대하고 있다. 꼭 좋은 경기 할 수 있으면 좋겠다. 한 가지 말씀 드려야 할 부분이 있다"며 "어떻게 보면 쉽지 않은 결정이었던 것 같다. 올 여름 팀을 떠나기로 결정했다. 이에 대해 어떤 말씀을 드려야 할 것 같다. 즐거운 경기 할 수 있도록 최대한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최근 이적설의 중심에 있다. 그는 사우디아라비아, 메이저 리그 사커(MLS), 페네르바체(튀르키예) 등의 관심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손흥민은 미래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그는 "이 자리를 통해 어디로 결정했다는 얘기를 하는 것은 아니다. 내일 경기에 집중해야 한다. 향후 거취는 결정이 나면 얘기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감정에 사로잡힌 듯 잠시 울컥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손흥민은 2015년 여름 이적 시장을 통해 토트넘에 합류했다. 토트넘 소속으로 454경기에서 173골을 넣었다. 이 기간 손흥민은 2021~2022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공동 득점왕(23골), 2020년 국제축구연맹(FIFA) 푸슈카시상 등의 영예를 안았다. EPL 득점왕과 푸슈카시상 모두 아시아 선수 최초이자 현재까지 유일한 대기록이다. 무엇보다 그는 2024~2025시즌 유로파리그(UEL)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그는 "이번 결정은 커리어에서 가장 어려웠다. 새 환경에서 새 동기부여를 통해 다시 시작하고자 한다. 팬과 교류, 트로피까지 다 기분 좋게 안고 갈 것이다. 어려운 결정이지만 10년 동안 함께 한 팀이다. 10년 전에 처음 왔을 땐 영어도 잘 못하던 소년이었다. 지금은 남자가 돼 떠나게 됐다. 작별에도 좋은 시기가 있다고 생각한다. 좋은 시기라고 생각한다. 어렵지만 이 시기에 떠나게 됐다. 모두가 이를 이해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손흥민과의 일문일답.
여의도=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 소감.
▶또 한 번 토트넘과 좋은 자리에 초대해주셔서 감사하다. 선수들도 많이 기대하고 있다. 꼭 좋은 경기 할 수 있으면 좋겠다. 한 가지 말씀 드려야 할 부분이 있다. (한참 뜸 들이다가) 어떻게 보면 쉽지 않은 결정이었던 것 같다. 올 여름 팀을 떠나기로 결정했다. 이에 대해 어떤 말씀을 드려야 할 것 같았다. 내일 즐거운 경기 할 수 있도록 최대한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
- 거취도 정해졌나.
▶이 자리를 통해 어디로 결정했다는 얘기를 하는 것은 아니다. 내일 경기에 집중해야 한다. 향후 거취는 결정이 나면 얘기하고 싶다.
- 이적 결정을 한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인가.
▶축구를 하면서 가장 어려운 결정 중 하나였다. 축구를 하면서 한 팀에 10년 있던 것은 내게도 자랑스러운 일이다. 팀에 하루도 빠짐 없이 모든 것을 받쳤다고 생각한다. 운동장 안팎에서 최선을 다해 노력했다. 유로파리그 우승을 통해 내가 이룰 수 있는 것은 다 했다고 생각한다. (이적 결심) 그게 가장 컸다. 나 자신에게 다른 환경에서 축구를 할 수 있는 것이 내 안에서 얘기를 했다. 결정을 팀에서도 많이 도와주고 존중해줬다. 감사하게 생각한다. 10년이란 시간 동안 내가 가장 좋아했고, 가장 성장한 곳이다. 정말 많이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
- 10년 넘게 토트넘에서 뛰었다. 활약 소감은.
▶이번 결정은 커리어에서 가장 어려웠다. 새 환경에서 새 동기부여를 통해 다시 시작하고자 한다. 팬과 교류, 트로피까지 다 기분 좋게 안고 갈 것이다. 어려운 결정이지만 10년 동안 함께 한 팀이다. 10년 전에 처음 왔을 땐 영어도 잘 못하던 소년이었다. 지금은 남자가 돼 떠나게 됐다. 작별에도 좋은 시기가 있다고 생각한다. 좋은 시기라고 생각한다. 어렵지만 이 시기에 떠나게 됐다. 모두가 이를 이해해줬으면 좋겠다.
- 슈퍼컵까지는 치르는 것인지 궁금하다.
▶아직 답변할 부분이 없다. 앞으로의 미래는 내일 경기 이후에 확실해 지면 말씀 드릴 수 있을 것 같다.
- 새 팀 선택의 기준점은 무엇인가.
▶월드컵이 가장 중요하다. 나의 마지막 월드컵이 될 수도 있다. 모든 것을 다 쏟아 부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행복하게 추구할 수 있는 곳이 내가 앞으로 선택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지 않을까 싶다. 그 마음을 정리하는 데 하고 있다.
- 이적 관련 소식을 동료들과 나눴나.
▶아직 오래 함께 한 소수 인원에만 전달했다. 당연히 그들은 오랜 동료이자 친구로서 실망했다. 그럼에도 내 결정을 존중하는 분위기였다. 특히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낸 벤 데이비스가 이런 마음을 전했다. 가족보다 오랜 시간 보낸 동료들에게 작별을 알리는 것은 어렵다. 실망한 것으로 보였지만 기쁜 마음으로 받아들여준 것 같다. 나만의 생각일 수 있다. 실망과 동시에 존중한 마음을 보여준 것으로 생각한다.
- 아스널전 때 표정이 좋지 않았다는 말도 있었다. 이적을 결심을 한 시점이 언제인가.
▶(아스널) 경기 끝나고 장난친 부분도 있었다. 팀원 중에서도 분위기 메이커하는 선수도 있다. 웃긴 장면을 연출할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다. 모두가 친하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장난을 많이 친다. 그게 와전된 모습도 있다. 떠나기로 결심한 것은 결정한 건 오래됐다. 그래서 내게는 쉽지 않은 몇 주, 며칠이었다. 나도 항상 밝으려고 노력하고 축구를 할 때 가장 행복한 사람이다. 10년을 보낸 곳에서 홀가분하게 떠나는 것은 쉽지 않다. 운동할 때도 선수들에게 피해주고 싶지 않았다. 나 때문에 팀에 작은 소음조차 나오는 것이 싫어서 최대한 노력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최선을 다하려고 했다. 사람 속마음은 티가 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나를 좋아해주는 분들은 나의 습관 하나하나를 알고 있다. 그런 생각을 하실 수도 있다. 하지만 한국에서 보내는 이틀 만큼은 팬들께도 즐거운 모습 보이도록 노력하겠다.
- 양민혁에게 하고 싶은 조언.
▶보고만 있어도 뿌듯하다. 어린 선수가 EPL 나와서 경쟁하고 경기하는 모습을 보면 뿌듯하다. 미래가 밝고, 아직 갈 길이 멀다. 나의 조언보다는 부딪치면서 배우면서 성장하며 느끼는 것이 더 많을 것이다. 지금도 잘하고 있다. 부담 갖지 말고 민혁 선수의 성장만 신경 쓸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주고 싶다. 그렇게 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