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인천)=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오늘 아침까지도 (야구 예능)후배들에게 연락이…."
삼성 라이온즈 오승환은 7일 인천 송도 오라카이호텔에서 은퇴 기자회견을 가졌다. '돌직구' 오승환은 올 시즌 종료 후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 단국대 졸업 후 2005년 2차 1라운드 전체 5순위로 삼성의 지명을 받아 입단했던 오승환은 입단 첫 시즌부터 61경기 10승1패 11홀드 16세이브 평균자책점 1.18의 압도적 성적을 기록하며 신인상을 수상했다. 이후 삼성의 마무리 투수를 넘어 리그 최고 마무리, 국가대표 마무리로 거듭난 오승환은 삼성 왕조의 불펜을 이끌었다. 2013시즌을 마친 후에는 해외 진출을 선언했고, 일본프로야구(NPB)와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 불펜으로 활약했다. 오승환은 해외 도전을 마치고 2019시즌 친정팀 삼성에 복귀했고, 올 시즌 리그 최고령 선수로 현역 생활을 이어왔지만 팀내 줄어든 출장 기회 등 여러 상황들을 고려해 끝내 은퇴를 결심했다.
2023년 KBO리그 최초 통산 400세이브 대기록을 세운 그는 KBO 통산 737경기 44승33패 19홀드 427세이브 평균자책점 2.32의 성적을 기록하게 됐다. 한-미-일 통산 성적은 549세이브 대기록을 쌓았다.
삼성은 오승환의 백넘버 '21'번을 영구 결번으로 지정한다. 22번 이만수, 10번 양준혁, 36번 이승엽에 이어 라이온즈 역사상 4번째 영구 결번이다. 오승환은 향후 엔트리 등록 없이 1군 선수단과 동행하면서 시즌 막바지 은퇴 경기를 마련하기로 했다.
오승환은 향후 거취에 대해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구단과 앞으로의 진로에 대해 계속 상의를 해나가고 싶다"고 여러 차례 거듭 강조했다. 코치, 감독 등 '지도자'로서의 길도 생각이 있냐는 질문에 "그건 지금 제가 결정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라고 조심스러워하면서도 "당장은 아니어도 제가 많이 공부하고, 준비가 됐다는 생각이 들 때는 하고싶을 것 같다. 아직까지도 선수들과 호흡하는 게 좋다. 운이 좋게 다양한 리그에서 경험을 쌓았던 것들을 후배들에게 (전해주고싶다)"고 밝혔다.
오승환과 절친한 사이인 82년생 동갑내기 이대호, 김태균 뿐만 아니라 최근 은퇴한 다수의 선수들이 야구 예능 프로그램을 비롯해 방송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다. 오승환의 향후 거취 선택지 중 이런 야구 예능 프로그램 출연도 있냐는 질문에 그는 "어제 은퇴 기사가 나고 나서, 오늘 아침까지도 야구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 중인 선수들, 후배들, 선배들에게 전화를 많이 받았다"며 웃었다. 리그 최고 마무리 투수 출신인 오승환에게 벌써부터 '러브콜'이 빗발친다는 뜻이다.
그러나 그는 아직 선수 생활이 끝난 게 아닌만큼, 좀 더 고민할 시간을 갖겠다고 이야기했다. 오승환은 "여기서 지금 제가 말씀드릴 부분은 없다. 아직 공을 완전히 놓은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추후 생각해봐도 될 것 같다. 어떤 부분이든 야구에 조금이라도 기여할 수 있다면 굳이 마다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향후 거취에 대해서는 구단과 논의하고 싶다"고 신중하게 답변했다.
송도(인천)=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