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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묵한 헌신 증명한 1위' 드디어 빛 봤다…왜 "미안했다"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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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내 승리보다 내가 나가는 경기에서 팀이 꼭 이겼으면 했다. 항상 결과가 그렇게 좋지 않아서 팀한테 미안한 마음이 있었다."

KIA 타이거즈 베테랑 좌완 양현종이 드디어 시즌 6번째 승리를 챙겼다. 지난 6월 14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서 시즌 5승을 챙긴 이후 약 2개월 만에 승리투수가 됐다.

양현종은 7일 부산 롯데 자이언츠전에 선발 등판해 5⅔이닝 92구 5피안타 1볼넷 3실점(비자책점) 호투를 펼치며 6대5 승리를 이끌었다. 4회까지 매우 안정적으로 던지다 5회 이후 수비가 흔들리는 바람에 실점했지만, 양현종은 충분히 자기 몫을 해줬다.

양현종은 최근 7경기에서 1승1패, 39⅓이닝, 평균자책점 2.97을 기록했다. 해당 기간 팀 내 선발투수 가운데 이닝 1위를 기록했고, 평균자책점은 제임스 네일(1.93) 다음으로 안정적이었다. 양현종의 호투에도 KIA는 2승2무3패에 그쳤다.

모처럼 승리에도 양현종은 덤덤했다. 그동안 더 많은 승리를 팀에 안기지 못한 책임을 통감하는 듯했다.

양현종은 "타자들이 점수를 넉넉하게 뽑아줬고, 수비도 워낙 잘해줬다. 아무래도 포수 (한)준수의 리드가 좋아서 잘 던질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먼저 승리의 공을 동료들에게 돌렸다.

승운과 관련해서는 "내가 승리를 하는 것보다는 내가 나가는 경기에서 꼭 팀이 이겼으면 하는 그런 생각이 있었다. 항상 결과나 이런 것이 그렇게 좋지는 않아서 팀한테 미안한 마음이 있었는데, 오늘(7일) 위닝 시리즈도 했고 팀이 이길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후반기 들어 불펜이 전부 무너지면서 7연패에 빠지는 등 KIA 투수진이 단체로 힘든 시간을 보낼 때도 있었다.

양현종은 "투수들뿐만 아니라 우리 팀 선수들 모두 다 힘든 경기를 해서 내가 해야 될 것은 마운드에서 잘 던지는 것인데, 결과가 그렇게 좋지만은 않아서 팀에 보탬이 되지 않아 미안하게 생각했다. 그래도 힘겨운 경기를 승리로 마무리할 수 있어서 좋게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5회말 수비 도중 3루수 김도영이 왼쪽 햄스트링 근육 뭉침 증상으로 이탈하면서 잠시 팀 분위기가 어수선해졌다. 6회말에는 6-0으로 앞서다 6-5까지 쫓기는 상황도 발생했다. 6회말 선두타자 황성빈을 유격수 땅볼로 처리하지 못한 1루수 패트릭 위즈덤의 포구 실책 나비효과였다.

양현종은 "부상 선수가 나와서 안타깝기도 했지만, 상황이 내가 (김)도영이를 신경 쓸 상황은 아니었던 것 같다. 팀이 위기인 상황이었고 득점권에 주자가 있어서 타자를 어떻게든 잡으려고 생각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KIA는 3위 롯데와 이번 3연전에서 위닝시리즈를 챙겨 4위를 유지했다. 롯데와는 여전히 5경기차다. 쉽게 좁힐 수 있는 거리는 아니지만, 포기할 때는 아니다.

양현종은 "말을 안 해도 후배들이 알 것이다. 우리 팀이 지금 순위 싸움을 하고 있지만, 우리는 어찌 됐든 한 경기 한 경기 꼭 항상 이겨야 하는 그런 상황이다. 굳이 (집중해야 한다는) 그런 말을 안 해도 선수들이 잘 알고 있으리라 생각한다"며 끝까지 지금 분위기를 유지하며 팀이 더 높은 순위로 시즌을 마칠 수 있길 바랐다.

부산=김민경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