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일단 (송)영진이를 써야되나?"
토종 에이스의 갑작스런 부상 이탈. 사령탑의 머릿속은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
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만난 이숭용 SSG 랜더스 감독의 표정은 답답함으로 가득 했다.
전날까지 SSG의 순위는 4위 KIA 타이거즈와 승차없는 5위였다. 하지만 그 뒤로 8위 NC 다이노스까지의 차이는 2경기반에 불과했다. 시리즈 한번에, 연승 연패 한번에 뒤집어질 수 있는 순위다.
대체선발 1순위는 단연 송영진이다. 김광현이 4회도 채우지 못하고 6실점하며 무너진 7일 인천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4⅔이닝을 1안타 무실점으로 쾌투했다.
이숭용 감독도 일단 송영진을 먼저 떠올렸다. 그는 "지금으로선 다른 좋은 방법이 없다. 영진이를 믿고 써야한다"고 했다.
다만 김광현의 정확한 상황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그는 "정확하게 이야기하기 좀 그렇다. 통증이 있었고, 염증이 조금 더 생겼다. 좀더 두고봐야할 것 같다"며 한숨을 쉬었다. 이어 "오늘도 대체선발(최민준)인데, 내일도?"라며 "내일은 비 예보가 있던데, 오늘 어떻게든 '몰빵'을 해보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SSG 불펜은 단연 리그 최강이다. 브릿지로 나서는 전영준 박시후, 그 뒤를 필승조 김민 노경은 이로운 한두솔 등이 받친다. 마무리 조병현도 단연 특출난 직구의 소유자다. 이숭용 감독은 "난 1이닝씩 끊어서 맡기는 야구를 선호한다. 1이닝 안에 바꾸는 걸 별로 안 좋아한다"면서도 "이제는 그렇게라도 해야될 것 같다. 팀의 승리가 최우선이니까, 잘 끊어가겠다"고 설명했다.
막강한 불펜 덕분에 선발진의 힘이 상대적으로 탄탄하다. 앤더슨은 폰세(한화 이글스)와 리그 최고 투수를 다투는 레벨이고, 화이트 역시 부상이 없을 때는 이들 못지 않은 강력한 선발투수다.
이숭용 감독은 "요즘 데려오는 투수들 다 장난 아니더라. 감보아도 그렇고, 머피도 장난 아니다. 가리비토도 정말 좋은 투수"라며 "우리만 좋은 투수를 데려온 줄 알았는데, 다들 대체용 투수를 정말 잘 영입하는 것 같다"며 혀를 찼다.
다행히 에레디아가 좋은 타격 컨디션을 되찾았다. 최정도 조금씩 올라오는 추세. 이숭용 감독은 "에레디아가 잘 칠 때는 자기 타이밍도 잡고, 볼을 급하게 넘기지 않고 골라내면서 친다"면서 "이제 페이스를 찾은 것 같다"며 웃었다.
"8월에 충분히 해볼만 하겠다 싶었는데, 참 완전체라는 게 어렵다. 그래도 점수는 낼 때만 내면 된다. 찬스 3번 중에 2번만 잡으면, 마운드는 자신있다. 조병현은 최고의 마무리다."
부산=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