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민정 기자] 짜여진 대본도 섭외도 없다. '무계획'이 트렌드다.
최근 예능계에 미리 짜여진 동선과 사전 섭외 대신 현장에서 즉석으로 상황을 만들고 그날 만난 사람과의 케미로 완성하는 '노(No) 플랜' 예능이 인기를 끌고 있다.
먼저 전현무가 곽튜브와 별다른 계획 없이 떠나는 '전현무계획2'는 고프로 하나만 들고 국내외를 돌며 현지인의 맛집 추천을 통해 섭외를 진행한다. 2024년 첫 시즌 이후 두 번째 시즌까지 성공적인 반응을 이끌어낸 '전현무계획2'은 낯선 동네의 숨은 맛집들을 연이어 소개하며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배우 이장우가 현지인의 집을 직접 찾아가 K-집밥을 대접한 '두유노집밥'은 별다른 각본 없이 식탁 위에서 오가는 대화, 주방에서 피어나는 웃음 등 현지인과의 찐 교감을 전하며 인기몰이 중이다. 특히 최근 태국에서 진행된 회차의 화제성은 유튜브 채널로까지 이어지며 한국 밖에서도 '무계획 집밥'의 매력을 입증하기도 했다.
ENA·NXT·코미디TV가 손잡은 '어디로 튈지 몰라'는 아예 '맛집 사장님의 릴레이 추천'을 콘셉트로 내세웠다. 김대호, 안재현, 쯔양, 조나단이 한 팀이 돼 한 가게에서 추천받은 다음 가게로 즉시 이동한다. 계획표나 지도는 전혀 없다. 한 사장님이 다음 사장님을 불러주는 '맛집 릴레이' 속에서 섭외 성공과 실패가 생생하게 펼쳐진다. 여기에 김대호의 미식 어휘, 안재현의 허당 매력, 쯔양의 먹방 내공, 조나단의 전투 먹방이 더해져 예측불가 재미를 만든다.
채널S, SK브로드밴드 공동제작 '뚜벅이 맛총사'는 무계획 예능 스케일을 해외 현장으로 확장했다.
권율, 연우진, 이정신은 한국이 아닌 이탈리아 피렌체 골목을 걸어 다니며 숨은 맛집을 찾는다. 피자·젤라토·스테이크처럼 익숙한 메뉴에서도 현지의 다른 맛을 발견하는 순간이 터진다. 찜통더위 속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골목 구석구석을 누비는 모습은 기존 '여유로운 여행 예능'과 확연히 다른 온도를 전한다. 권율의 미식 해설, 연우진의 날것 리액션, 이정신의 엉뚱 유쾌함이 합쳐져 '뚜벅이식 무계획 여행'의 진수를 보여준다.
제작진의 촘촘한 각본 대신 출연자들이 직접 현장에서 부딪히면서 만들어지는 돌발 상황을 스토리로 만들어내는 무계획 예능의 매력은 '즉흥성'과 '예측불가'에 있다. 실패가 웃음 포인트로 진화하고 예기치 못한 만남이 진정성으로 발현되는 식이다.
최근 다수의 프로그램에서 해외 촬영과 로컬 밀착형 콘셉트를 병행하는 시도가 계속되는 만큼 앞으로 이 같은 즉석 섭외 예능이 한동안 방송가를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조민정 기자 mj.c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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