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선두 추격에 박차를 가하던 대전하나시티즌에 제동이 걸렸다. '캡틴'이자 '전력의 핵' 골키퍼 이창근이 결국 수술대에 오른다.
대전은 10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FC와의 '하나은행 K리그1 2025' 25라운드에서 3대2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56초만에 최건주의 선제골로 앞서나간 대전은 이후 전반 추가시간 싸박과 루안에게 연속골을 내주며 역전을 허용했다. 다행히 후반 30분 주민규, 37분 김준범의 연속골로 다시 승부를 뒤집으며 짜릿한 승리를 거머쥐었다. 최근 리그 8경기에서 단 1승 밖에 없었던 대전은 4연승의 신바람을 내던 수원FC를 잡으며 분위기를 바꿨다.
하지만 마냥 웃기에는 출혈이 너무 컸다. 이창근의 부상 때문이다. 이창근은 전반 36분 이시영의 슈팅을 막으려다, 손이 골대와 충돌했다. 치료 후 경기를 이어가던 이창근은 결국 전반 43분 벤치에 안된다는 사인을 보냈다. 대신 들어간 이경태가 후반을 잘 마무리하며, 승리를 거머쥐기는 했지만, 대전 입장에서는 상처 뿐인 영광이었다. 황선홍 감독도 경기 후 "심한 것 같다. 수술을 해야 할 상황 같다. 시간이 걸릴 것 같은데 고민스럽다. 골대에 부딪치면서 골절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정밀검사 결과, 손가락 골절 판정을 받았다. 이창근은 12일 오전 곧바로 수술에 나선다. 황 감독은 "회복까지 두 달 이상이 걸릴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이창근은 대전 수비의 알파이자 오메가이다. 그는 올 시즌 전경기에 나서, 대전에서 가장 많은 2451분을 소화했다. 매경기 스페셜 영상에 가까운 선방쇼를 펼치며, 리그에서 6번째로 실점(30골)이 많은 대전 수비를 꿋꿋이 지켰다. 수원FC전에서 그가 부상으로 나가자마자, 두 골을 곧바로 두 골을 허용한 것은 이창근이 대전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단 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이창근은 주장 완장까지 차며 팀 안팎에서 엄청난 영향력을 끼치지고 있다.
이창근의 부상으로 황 감독의 고민이 시작됐다. 다른 포지션이야 백업도 충분하고, 필요하면 포지션 변경이나 전술 변화 등으로 답을 찾을 수 있지만 골키퍼는 다르다. 황 감독은 "밥신도 그렇고, 절대 다치면 안된다고 한 포지션에서 부상이 나온다. 굿이라도 해야할 판"이라고 씁쓸하게 말했다.
일단 대전 골키퍼 자원으로는 이준서와 이경태, 정 산 등이 있다. 다 비슷한 수준이다. 이준서와 이경태가 당분간 주전으로 나설 공산이 큰데, 선방에서는 이준서가, 빌드업에서는 이경태가 낫다는 평가다. 문제는 경기 경험과 감각이다. 이준서는 통산 3경기 출전이 다다. 올 시즌에는 단 한 경기도 나서지 못했다. '신인' 이경태는 수원FC전 교체 출전이 전부다. 물론 이들은 잠재력을 갖고 있는 선수들이기 하지만, 당장 치열한 순위 경쟁을 펼치는 대전 입장에서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을 앉고 경기를 뛰는 셈이다. 골문이 불안하면 팀 전체가 불안할 수 박에 없다. 황 감독은 "8월이 중요했는데. 머리가 아프다"며 "하지만 이들을 믿고 가는 수 밖에 없다"고 의지를 다졌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