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 56세 직장인 김 모씨는 조기 퇴직을 앞두고 밀려오는 스트레스와 불안을 달래기 위해 마시던 술이 화근이 됐다.
어느 날 갑작스러운 복통으로 병원을 찾은 그는 '간경화' 진단을 받았다. 이후 건강 상태는 더욱 나빠졌으며, 결국 간 이식까지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 됐지만 김 모씨는 술을 끊지 못하고 있다.
비교적 젊은 연령대인 40·50대에서 간 질환 환자가 늘고 있다. 한때 중장년 이후의 병으로 여겨졌던 간경화와 간암이 이제는 사회활동이 한창인 연령층까지 늘고 있어, 전문가들은 간 질환에 대한 경각심을 가져야 할 시점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다사랑중앙병원 내과 전용준 원장은 "우리나라는 20대부터 과도한 음주를 시작하는 경우가 많아 상대적으로 젊은 연령층에서 간경화 발생률이 높은 편이다"라며 "말기 상태에 이른 알코올성 간 질환은 회복이 어렵고, 간 이식 외에는 방법이 없는 것이 안타까운 현실이다"고 지적했다.
실제 다사랑중앙병원에 따르면, 올해 7월 한 달간 입원환자 236명 중 54명이 간경화 진단이 내려졌다. 특히 간경화 진단을 받은 환자 중 40·50대 환자가 19명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용준 원장은 "간암은 5년 생존율이 40%를 밑돌고 재발 위험도가 높아 여전히 고위험 암으로 분류된다"며 "예방을 위해선 금주는 필수적이며, 정기적인 간 검사가 치료의 핵심이다"고 조언했다.
알코올성 지방간은 자각 증상이 거의 없어 방치되기 쉽고,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 자칫 간염과 간경화로 진행될 수 있다.
한 번 진행된 간경화는 간의 재생 능력이 떨어져 회복이 어렵고, 복수, 황달, 간성혼수 같은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한다. 상태가 더 심해질 경우, 간암으로 이어져 자칫 목숨을 잃을 수 있다.
또한 B형·C형 간염은 만성 간염으로 진행될 경우, 간경화로 이어질 수 있어 조기 진단과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전용준 원장은 "B형 간염은 예방접종만으로 감염을 막을 수 있는 질환이다"며 "예방백신을 제때 접종하고, 간염 보유자는 정기적인 혈액검사와 간 기능 검사를 통해 상태를 주기적으로 점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전 원장은 "가족으로부터 간 이식을 받고도 다시 술을 마셔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있다"며 "술을 끊는 것은 단순한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전문적인 치료와 가족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한 영역이며, 건강 상태가 더 나빠지기 전에 관련 치료기관을 찾아 상담과 전문 치료를 받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고 강조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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