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13일 대구 삼성전. KIA 입장에서 중요한 경기였다.
연패 탈출 후 연승으로 이어갈 수 있느냐는 온전히 이날 선발 아담 올러에 달려 있었다. 삼성의 상대 선발이 리그 최고 선발 아리엘 후라도였기 때문.
올러는 매 이닝 위기를 맞았지만 클러치 순간 집중력 있는 피칭으로 삼성 타선의 예봉을 피해갔다.
1회 부터 3히까지 매 이닝 득점권 주자를 내보냈지만 무실점으로 버텨냈다. 1-0이던 4회말 실점은 살짝 억울했다. 선두 김영웅의 좌익수 쪽 직선타는 좌익수가 처리할 수 있었던 타구였다. 설상가상 강민호의 우전 동점 적시타가 터졌다. 하지만 수비 도움 속 강민호의 2루 진루를 막은 뒤 더 이상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5회 1안타 무실점으로 82구를 소화한 뒤 6회 부터 불펜에 공을 넘겼다.
올러는 지난 6월 말 어깨 부상으로 8월 초까지 36일 간 재활군에 머물렀다. 42일 만의 1군 복귀전이었던 지난 6일 롯데전. 악몽이었다. 2⅔이닝 만에 5안타 4볼넷으로 5실점을 했다. 올러답지 않은 피칭. KIA 이범호 감독이 정리에 나섰다.
이 감독은 삼성전에 앞서 "이번 등판은 좀 더 낫지 않을까? 그때는 처음 올라가서 던지는 거였고, 아프고 난 뒤에 첫 등판일 때는 아무래도 좀 혹시나라는 생각에 좀 아끼게 된다. 그런데 좀 아끼다가 중요한 상황에서 또 세게 던지려고 하다 보니 컨트롤이 좀 안 되고 이런 부분이 있었어서 힘든 경기를 했었는데 오늘 같은 경우는 또 85구까지는 잡혀 있기 때문에 그리고 저번에 한 번 던졌고 던지고 난 뒤에 팔 상태가 괜찮다라는 걸 본인이 느끼고 알았을 테니 오늘은 던지는 데 있어서 전혀 부담 없이 그냥 원래 던지던 느낌대로 던지지 않을까 그래서 오늘은 좀 더 나은 피칭을 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올러는 이날 초반부터 154㎞의 빠른 공에 스위퍼, 체인지업, 커브로 삼성 타선의 장타력을 철저히 봉쇄했다.
경기 후 올러는 "기분 좋은 승리였다. 부상에서 돌아와 두번째 경기였는데 팀이 승리를 거둘 수 있어 만족스럽다"며 "상대팀 에이스 후라도가 굉장한 투구를 보여줘서 비등비등한 투수전으로 흘러갔지만 결과적으로 팀이 승리를 거둘 수 있어 선수단 모두가 기분 좋은 경기였다. 실점 이후 추가 점수를 주지 않으려 했고 위기의 순간마다 한준수의 리드로 막아낼 수 있었다"며 감사해 했다. 이어 "한준수는 오늘 특히 더 공격적인 투구를 주문했다. 덕분에 유리한 카운트에서 타자들과 승부할 수 있었다. 오늘 승리의 공을 한준수에게 돌림과 함께 엄청난 만루홈런까지 터뜨린 한준수를 MVP로 뽑고 싶다"고 했다. 부상 복귀 후 두번째 등판한 올러의 호투를 이끈 청년 포수 한준수는 "좀 아쉽긴 했는데 그래도 1점으로 잘 막아서 다행이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1회부터 4회까지 상대에 찬스를 만들어 줬는데 잘 막았고, 매 이닝 선두 타자에게 집중하자고 했다. 상대 타자가 속은 공을 바꾸지 않고 계속 썼다. 결과는 몰라도 좋은 공을 계속 쓰자는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부상 후 정상 궤도로 향해가는 올러는 "부상 후 첫 등판은 40여일 만이라 어려움이 있었다. 롯데 타자들을 5월에 상대해본 적이 있어 자신감 있게 들어가려 했지만 제구가 생각보다 잘되지 않았고, 5개의 피안타보다 4개의 볼넷을 준 게 실점으로 이어져 스스로에게 실망스러운 투구였다. 하지만 그 이후 불펜에서 내 공을 믿고 던질 수 있도록 노력했고, 감독님과 코치님 등 많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내 공의 구위를 스스로 믿을 수 있도록 노력했던 것이 오늘 경기에 주효했다고 생각한다.
이어 "다음 등판까지 불펜피칭을 꾸준히 하면서 속도, 제구, 구위 등을 점검하는 시간들을 가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금 더 다듬어 나간다면 앞으로 남은 모든 등판에서 좋은 투구를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다음 등판에서 홈 팬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뜻깊은 승리를 가져가고 싶다"고 말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삼성 라이온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