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대한민국의 유럽파 '21세기 소년들'이 반짝이고 있다. 유럽에 진출한 2000년대 초중반 태생의 어린 선수들이 새 시즌과 동시에 재능을 번뜩이고 있다.
시작점엔 2001년생 이강인(파리생제르맹·프랑스)이 있다. '막내형'으로 불리던 이강인은 어느덧 유럽파 '막내즈'의 맏형으로 성장했다. 그는 소속팀과 대표팀에서 핵심으로 활약하고 있다. 지난 시즌 막판 소속팀에서의 위치가 애매해 각종 이적설에 시달리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시즌 개막과 동시에 힘을 발휘하고 있다. 이강인은 14일(이하 한국시각) 열린 토트넘(잉글랜드)과의 2025년 유럽축구연맹(UEFA) 슈퍼컵에서 PSG의 창단 첫 우승에 앞장섰다. 그는 팀이 0-2로 밀리던 후반 23분 교체 투입돼 만회골을 꽂아 넣었다. 경기는 2대2, 우위를 가리지 못한 채 승부차기로 이어졌다. 이강인은 승부차기에서도 키커로 나서 득점하며 우승을 합작했다. 분위기를 탄 이강인은 18일 프랑스 낭트의 스타드 드 라 보주아르에서 열린 낭트와의 2025~2026시즌 프랑스 리그1 개막전에 선발로 나섰다. 이강인은 61분을 뛰며 팀의 1대0 승리에 힘을 보탰다.
또 다른 2001년생 권혁규(낭트)도 존재감을 과시했다. 권혁규는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낭트의 유니폼을 입었다. 그는 PSG와의 개막전에 선발로 나서 79분을 뛰었다. 패스 성공률 73%(15회 중 11회)에 차단 3회, 지상 볼경합 성공률 100%(3회) 등을 기록했다. 2002년생 국가대표 풀백 이태석(오스트리아 빈)도 오스트리아 무대에 연착륙하고 있다. 최근 포항 스틸러스를 떠나 빈에 합류한 이태석은 18일 LASK 린츠와의 오스트리아 분데스리가 3라운드에 선발 출전했다. 이적 후 처음으로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왼쪽 윙백으로 경기에 나선 이태석은 풀타임 뛰었다.
2004년생 김지수(카이저슬라우테른·독일)는 유럽 축구 데뷔골을 기록했다. 그는 17일 독일 포츠담의 카를-리프크네히트-슈타디온에서 열린 RSV 아인트라흐트(5부)와의 독일축구협회컵(DFB 포칼) 1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선발로 나서 득점포를 가동했다. 그는 팀이 2-0으로 앞선 전반 24분 코너킥 상황에서 높이를 활용해 헤더골을 완성했다. 카이저슬라우테른 임대 이적 후 첫 골이자 유럽 무대에서 터뜨린 첫 득점이다. 김지수는 한국 축구를 이끌 수비수로 꼽힌다. 그는 2023년 6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브렌트포드에 입단했다. 지난해 12월엔 만 20세4일의 나이로 EPL 무대를 밟았다. 한국인 EPL 최연소 데뷔 기록을 썼다. 그러나 기대만큼 많은 기회를 얻지 못하자 임대 이적을 통해 새 도전에 나섰다.
2007년생 박승수(뉴캐슬·잉글랜드)는 16일 애스턴빌라와의 EPL 개막전 엔트리에 이름을 올려 놀라움을 자아냈다. 그는 당초 뉴캐슬 21세 이하(U-21) 팀에서 이번 시즌을 시작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프리시즌 인상적인 경기력으로 개막전 엔트리에 포함됐다. 현지 언론의 기대감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10대 후반~20대 초중반 유럽파의 활약이 빛날수록 한국 축구의 미래도 밝다. 한국은 당장 2026년 북중미월드컵, 아이치-나고야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있다. 2028년 LA올림픽을 통해선 올림픽 무대 복귀를 노린다. 유럽파 '21세기 소년들'의 성장에 그 어느 때보다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