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자폐 스펙트럼 장애(Autism Spectrum Disorder, 이하 ASD) 환자가 증가하면서 발병 원인 규명과 치료제 개발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국내 ASD 환자는 2018년 2만6703명에서 2022년 3만7603명으로 급증했다. 7~12세 아동의 약 2.64%가 ASD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집계된 바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발표에서도 2022년 기준 8세 아동 31명 중 1명이 자폐 진단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2000년 150명 중 1명이 자폐 진단을 받은 것과 비교하면 증가세가 가파른 것이다.
ASD는 사회성, 의사소통, 행동 발달에 영향을 미치는 대표적인 발달장애로, 정확한 발생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고 근본적인 치료법도 없는 실정이다. 그동안 주로 유전적 요인에 의해 발생한다고 알려졌으나 최근 장내 미생물과 면역 반응이 뇌 기능과 행동에 영향을 준다는 '장-뇌 축' 이론이 주목받고 있다.
이와 관련 국내 연구팀이 장내 환경 조절을 통한 자폐증 치료 가능성을 제시했다.
포항공대(POSTECH)는 생명과학과·융합대학원 임신혁, 김태경 교수, 생명과학과 박철수 박사 연구팀이 이뮤노바이옴과의 산학협력을 통해 ASD 발생에 관여하는 장내 미생물과 면역 반응 메커니즘을 최초로 규명했다고 밝혔다.
최근 국제학술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실린 연구결과에 따르면, 연구팀은 무균 상태에서 자란 유전자 변형 ASD 쥐 모델을 제작·분석해 장내 미생물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는 ASD 특유 행동 이상이 나타나지 않다는 점을 확인했다. 또한 장내 미생물이 뇌 면역세포를 자극해 염증을 유발하며, 특정 면역세포와 면역 경로가 자폐 발병과 증상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도 밝혀냈다. 장내 미생물이 신경전달물질인 '글루타메이트'와 '가바(GABA)'의 균형을 변화시켜 뇌 기능에 영향을 미쳐 행동 및 기능 이상으로 나타난 것이라는 설명이다. 연구팀은 글루타메이트를 흡수하고 가바를 생성하는 프로바이오틱스 균주인 '락토바실러스 루테리 균(IMB015)'을 AI 기반 대사산물 예측 모델을 통해 발굴했는데, 이 균을 쥐에게 투여하자 대사 균형이 회복되고 신경 염증이 감소했다. ASD 관련 행동 이상이 예방되는 효과 또한 나타났다.
임신혁 교수는 "자폐증을 단순한 유전 질환이 아니라 장내 미생물 조절을 통해 관리할 수 있는 면역-신경계 질환으로 바라보게 하는 전환점을 마련했다"며 "임상연구를 통해 자폐증 증상 개선을 위한 프로바이오틱스 및 생균제 치료제 개발 연구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편 지난해 김효원 서울아산병원 소아정신건강의학과 교수팀도 천종식 CJ바이오사이언스 대표와 공동연구를 통해 자폐 스펙트럼 장애 환자 249명을 포함한 총 456명을 분석해,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을 구성하는 균종이 자폐 스펙트럼의 중증도를 가르고 임상 양상을 예측할 수 있는 새로운 지표가 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김소형기자 compac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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