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내가 이러려고 고향으로 돌아온건가!'
경기가 끝나고 그라운드를 빠져나가던 네이마르는 말 그대로 '엉엉' 울었다. 만인이 지켜보고 있었지만, 눈물에 대한 부끄러움 따위는 이미 네이마르의 머릿 속에서 지워져버렸다. 그보다 태어나서 처음 겪은 참담한 패배에서 오는 치욕감이 더 컸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세계 최고 이적료 선수'로 기록돼 있는 슈퍼스타 네이마르의 자존심에 씻을 수 없는 상처가 생겼다. 고향팀 산투스 소속으로 나선 경기에서 무려 0대6이라는 믿을 수 없는 참패를 당했기 때문이다. 참패의 충격보다 어쩌면 자신이 이 치욕의 결과를 바꾸는 데 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했다는 굴욕감이 더 큰 듯 하다.
영국 매체 더 선은 18일(이하 한국시각) '네이마르가 산투스의 굴욕적인 패배 이후 그라운드에서 눈물을 쏟으며 무너져 내렸다. 경기 후 산투스 감독은 전격적으로 경질됐다'고 보도했다.
네이마르 축구 커리어에서 최악의 참패였다. 네이마르가 소속된 산투스는 18일 열린 '2025시즌 브라질 세리에A' 20라운드 바스쿠 다 가마와의 홈경기에서 0대6으로 참담한 패배를 당했다. 이 패배로 산투스는 올 시즌 10패(6승3무)째를 당하며 15위로 추락했다. 강등권에서 겨우 승점 2점 차이다.
너무나 참담한 패배 때문에 클레베르 자비에르 산투스 감독이 경기 직후 곧바로 경질되는 일까지 벌어졌다.
네이마르도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경기 후 계속 오열하며 그라운드를 걸어나갔다. 유니폼으로 눈물을 닦으려 했지만, 닦고 나면 또 눈물이 흘렀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이 패배는 네이마르 개인 커리어 최다 점수차 패배이자 산투스의 첫 홈 6실점 패배다'라고 전했다.
더 선은 '네이마르가 이날 패배 후 너무나 부끄러웠다는 소감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네이마르는 경기 후 "너무나 부끄럽다. 우리의 경기력에 완전히 실망했다"면서 "팬들은 폭력만 아니라면, 어떤 항의라도 할 권리가 있다. 욕설과 모욕을 퍼붓고 싶다면 그럴 권리가 있다. 경기장에서 우리의 태도는 정말 끔찍했다"고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이어 "평생 이런 경험은 처음이다. 이 눈물은 모든 것에 대한 분노에서 터져 나왔다. 안타깝게도 어떤 면에서도 내가 도울 수 없었다"며 실망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특히 네이마르는 참담한 패배를 당한 산투스 동료들에 대해서도 격정을 토로했다. 그는 "산투스 유니폼을 입고 이런 경기를 하는 건 부끄러운 일이다. 모두 고개를 숙이고 집에가서 각자 뭘 해야할 지 생각해야 한다. 오늘처럼 한다면 다음부터는 경기를 할 필요도 없다"며 독설까지 내뱉었다.
네이마르의 분노는 자신의 커리어 마지막을 고향의 친정팀인 산투스에서 아름답게 마무리하려던 계획이 산산조각난데서 기인한 듯 하다.
네이마르는 한때 '세계 최고이적료'를 기록한 초특급 슈퍼스타였다. 브라질 산투스에서 데뷔한 네이마르는 일찌감치 천재성을 발휘하며 코파 리베르타도레스 우승을 이끌었다. 이어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바르셀로나로 이적해 2014~2015시즌 트레블을 이끄는 등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덕분에 2017년 파리생제르맹(PSG)으로 이적할 때 무려 2억2200만유로(약 3595억원)의 세계 최고이적료를 기록했다. 이는 아직까지도 깨지지 않고 있다.
하지만 PSG에서 6년간 173경기에 나와 118골, 71도움을 기록한 뒤 2023~2024시즌 사우디아라비아 알 힐랄로 이적하면서 커리어가 바닥으로 추락했다. 부상 등으로 인해 2시즌 동안 단 7경기에 밖에 출전하지 못했다.
이후 네이마르는 '수구초심'의 심정으로 지난 2월 고향팀 산투스에 입단했다. 올시즌에는 20경기에 나와 6골, 3도움을 기록 중이다. 그나마 산투스에서는 부상을 털고 다시금 폼이 올라오고 있었는데, 최악의 패배 앞에 완전히 무너져 내렸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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