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여긴 인도네시아 출신 외국인들이 뛰는 브라질 리그같다."
최근 인도네시아 슈퍼리그 클럽 페르시자 자카르타와 아레마FC의 선발 라인업을 본 팬들의 반응이다. 페르시자는 16일 인도네시아 자바의 마나한스타디움에서 열린 페르시스와의 2025~2026시즌 슈퍼리그 2라운드 원정경기에서 선발진 11명 중 7명을 브라질 출신으로 꾸렸다.
자국 선수는 4명뿐이었다. 그마저도 한 명은 기성용의 스완지시티 시절 동료인 스페인 출신 이중국적자 조르디 아마트다. 브라질 공격수 구스타보 프란샤와 미드필더 막스웰이 선제골과 추가골을 넣었고, 브라질 골키퍼 카를로스 에두아르도가 무실점 선방했다. 이날 경기에서 유일하게 퇴장을 당한 선수도 브라질 윙어 알라노였다. 페르시자는 '브라질'에 의해 3-0 압승을 거두며 2전 전승을 달렸다.
브라질이 점령한 구단은 페르시자만 있는 게 아니다. 현재 1승1무로 3위에 오른 아데마도 같은 날 PSIM전(1대1 무)에서 브라질 선수 7명을 선발 라인업에 포함했다. 전반 41분 브라질 공격수 다우베르투가 페널티킥을 선제골을 넣었고, 후반 9분 브라질 센터백 얀 모타 다이렉트 퇴장을 당했다. 후반 43분 실점 과정에서 자책골을 넣은 아데마 선수도 브라질 미드필더 베티뉴였다.
인도네시아 슈퍼리그의 규정 변화에 따른 '브라질화'다. 슈퍼리그는 올 시즌 외국인 선수의 선발 제한 규정을 손봤다. 각 팀은 외국인 선수를 11명 보유할 수 있고, 9명을 경기 엔트리에 포함할 수 있다. 동시 출전은 7명까지 가능하다. 이에 발맞춰 페르시자와 아레마 등 다수 구단이 외국인 보강에 열을 올렸고, 시즌 초 외국인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아레마와 페르시자는 나란히 브라질 선수를 10명씩 보유했다. 페르시자는 20일 레드불 브라가티노와 바스코 다 가마에서 활약한 윙어 브루노 투바랑을 영입하며 전력을 업그레이드했다.
현재 인도네시아에서 활동 중인 브라질 선수는 63명으로, 2위인 포르투갈(15명)보다 무려 48명보다 많다. 한국인 선수는 2명(배신영, 황명현)이다. 심지어 감독도 브라질 출신이 늘고 있다. 페르시자는 5월 스페인 출신 카를로스 페냐 감독을 대신해 브라질 출신 마우리시오 수자를 선임했다. 브로네오와 아레마도 각각 파비오 레푼데스와 마르퀴뇨스 산투스 감독에게 새 시즌 지휘봉을 맡겼다.
파트릭 클라위버르트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는 국가대표도 올레 로메니, 케빈 딕스, 제이 이제스, 에밀 아우데로 등 귀화 선수 위주로 꾸리고 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