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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오자마자 연속 11개 볼을 던진 충격, KIA 이적생 필승조 뭐가 문제인가 봤더니 "ABS가..." [광주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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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ABS존이 다르다보니..."

나오자마자 11개 연속 볼을 던진 투수. 감독은 어떻게 봤을까.

KIA 타이거즈는 19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12대9로 승리했다. 나성범과 최형우의 스리런포 포함, 홈런 4방이 터진 게 컸다.

하지만 마운드는 불안했다. 선발 올러는 초반부터 실점하며 겨우 5회를 버텼고, 불펜도 나오는 족족 실점을 했다.

가장 아찔했던 건 7회초. 12-6으로 크게 앞선 상황에서 KIA 이범호 감독은 한재승을 마운드에 올렸다. 야심찬 트레이드를 통해 데려온 새로운 필승조 자원. 14일 삼성 라이온즈전과 15일 두산 베어스전 연속 1이닝 무실점 상승세였다. 특히 두산전은 1이닝 3삼진 위력을 보여줬다.

그런데 이게 웬일. 나오자마자 선두 어준서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줬다. 낮게 던지려 애를 쓰는 모습이 역력했는데, 그 공들이 존 아래로 통과했다.

그리고 박주홍에게 또 스트레이트 볼넷. 이번에는 높은 코스 공들이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지 못했다. 뭔가 굉장히 흔들리는 모습.

아무리 6점 차이지만 주자를 쌓아주면 안됐다. 상위 타순으로 연결되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송성문을 상대로 또 3B까지 몰렸다. 연속 11개의 볼을 던진 것이다.

그리고 12번째 공 직구로 겨우 첫 스트라이크를 잡았다. 송성문이 이를 지켜보고 기다렸다. 그리고 그 다음 높은 직구로 송성문을 범타 처리하며 한재승이 일단 한숨을 돌렸다.

그런데 다음 타자 임지열을 상대로 또 3개 연속 볼. 정말 운이 좋았던 건 그 다음 던진 3개의 직구가 모두 존 바깥쪽 끝에 몰렸는데 다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았다는 것이다. 그 중 하나라도 끝 선에 걸치지 않았다면 볼넷으로 만루 위기. 다음 타자 최주환은 무시무시한 타격감을 자랑하고 있었다. 하지만 임지열을 잡아내며 안정을 찾은 한재승은 최주환까지 중견수 플라이로 처리하고 무실점 이닝을 만들었다.

연속 11개 볼, 그리고 21개 중 14개를 볼로 던진 투수가 무실점을 했다는 자체가 놀라운 상황. 이 감독은 한재승의 투구를 어떻게 봤을까.

20일 키움전을 앞두고 만난 이 감독은 "우리가 원정 12연전을 하고 광주에 돌아왔다. 광주는 다른 구장들에 비해 ABS 존이 낮은 느낌이 있다. 그래서 투수들이 광주에서는 낮게 던지려고 하는 습관들이 있다. 그런데 한재승의 경우는 낮은 공도 안 잡아주고, 높은 쪽도 안 잡아주니 거기서 흔들렸던 것 같다. 자신은 스트라이크로 생각한 공이 볼이라고 하니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경기마다 선발 투수들, 포수들이 구원 투수들에게 그날 그날의 ABS 존에 대해 얘기를 해줄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 감독은 이어 한재승에 대해 "그래도 어려운 상황을 잘 막아냈다. 앞으로도 위기를 맞이할 수 있기에, 좋은 경험이 됐을 것이다. 한재승은 정해영이 없는 상황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줘야 할 선수다. 지금까지 잘해왔고, 구속도 좋다"고 설명했다.

광주=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