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현석 기자]포항스틸러스의 중원을 책임지는 K리그1 최정상급 미드필더 오베르단, 이제는 자신보다 팀을 더 생각하는 선수로서 구단의 중심에 자리 잡고 있다.
2023년 임대로 먼저 포항 유니폼을 입었던 오베르단은 2024년 완전 이적과 함께 포항과 3년 계약을 체결하며 포항의 엔진으로서 올 시즌까지 활약하고 있다. 첫 시즌부터 활약은 대단했다. 2023시즌 K리그1 베스트 11 미드필더 부문에 곧바로 선정되며 기량을 입증했다. 2024시즌에도 오베르단의 이름은 K리그1 베스트 11에서 빠지지 않았다. 뛰어난 활동량과 안정적인 수비, 수준급의 전진성과 패스, 공격적인 능력까지 오베르단의 다재다능함은 언제나 포항 중원의 고민을 덜어준다.
벌써 포항에서 맞이하는 세 번째 시즌, 그러나 한국의 여름 더위는 브라질 출신인 오베르단에게도 쉽지 않다. 15일 FC안양과의 경기를 앞두고 만난 오베르단은 "한국 여름은 진짜 지독하게 덥다"며 "그래도 날씨에 적응해야 한다. 항상 적응하려고 노력 중이다. 더위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혀를 내둘렀다. 오베르단의 가족들 또한 마찬가지다. 그는 "가족들도 브라질과는 다른 종류의 더위에 적응이 안 된다"고 웃었다.
꾸준한 활약과 뛰어난 성과, 조금은 들뜰 수도 있고, 익숙해진 무대이기에 안일해질 수도 있지만, 오베르단은 언제나 초심을 강조하고 있었다. 그는 "처음 왔을 때랑 똑같은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서 경기를 하려고 노력한다. 그게 내 일이고, 3년이라는 시간 동안 포항에서 뛰면서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감사하다. 이렇게 좋은 팀에서 오래 뛸 수 있는 것이 너무 감사할 뿐이다"라고 설명했다.
포항에서 다양한 선수들과 중원에서 호흡을 맞춘 오베르단이지만, 올 시즌은 확실히 눈에 띄는 변화가 있었다. 바로 '레전드' 기성용의 합류다. 올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포항 유니폼을 입은 기성용과 함께 새롭게 포항 중원에서 활약할 수 있게 됐다. 오베르단은 대구, 광주를 상대로 기성용과 함께 호흡을 맞추며 팀 승리에 기여했다. 오베르단은 "기성용이 좋은 커리어를 갖고 있고, 좋은 선수라는 점은 오기 전부터 알고 있었다"며 "지금 같이 뛸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기쁘고, 영광이라고 생각한다. 경기를 하면서 호흡을 맞춰보니까 얼마나 더 좋은 선수인지를 알 수 있었다. 나는 누가 됐든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내가 가진 것들을 보여주려고 노력한다"고 설명했다.
박태하 감독 밑에서 경험하는 두 번째 시즌, 오베르단은 올 시즌 중반 포항의 전술에 바뀌는 과정을 경험하며 박 감독의 전술에도 전적으로 강한 신뢰를 내비쳤다. 그는 "감독님은 전술적인 부분에서 많이 공부하시는 분이다. 좋은 전술을 많이 갖고 계시다. 그걸 알고 있기에 감독님이 어떤 주문을 하든, 그걸 경기장에서 온전히 보여주기 위해 노력한다. 지금은 그 전술을 믿기에 지시하는 부분도 믿는다. 경기장에서 우리가 지시하신 것을 온전히 보여주면 좋은 결과를 보여줄 것이라 항상 신뢰한다"고 했다. 포항은 오베르단의 믿음처럼 새로운 전술과 함께 3경기 연속 무실점, 3연승으로 상승세를 달리고 있다.
이제는 어느덧 구단의 중심으로 자리 잡은 오베르단은 개인적인 목표보다, 팀의 성장을 바라보고 있다. 그는 "선수로서 개인적인 수상에 욕심이 없다고 말하면 거짓말이다. 그럼에도 최우선으로는 구단이 잘 되고, 팀이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이 우선이다. 팀이 좋은 성적을 거두면 선수들도 돋보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 항상 노력한다. 이런 성적을 기반으로 나뿐만 아니라 다른 포항 선수들이 많이 주목받고 수상도 하며 그렇게 한 해를 잘 마무리하면 좋겠다"고 바람을 밝혔다.
이현석 기자 digh1229@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