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구단의 입장을 바꿀만한 매력적인 제안이 나와야만 한다."
파리생제르맹(PSG)을 떠나려고 하는 이강인의 꿈은 결국 무산될 것만 같다. 최근 경기력이 향상되며 여러 구단들의 관심도가 커지고 있지만, 소속팀 PSG의 입장이 워낙 단호하기 때문이다. 프랑스 유력매체가 이강인의 이적설과 관련한 상황을 상세히 전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현재로서는 이적이 어렵다.
프랑스 유력매체 레퀴프는 20일(이하 한국시각) 'PSG에서 성공적인 시즌 출발을 한 이강인이 이적시장에서 자신이 선택할 수 있는 방향을 알고자 한다'면서 '이강인은 최근 며칠간 자신의 미래에 대해 다시 생각하고 있다. 그는 2026 북중미 월드컵이 예정된 해를 맞이해 더 많은 출전시간을 원한다'며 현재 이적설에 대한 이강인의 반응을 전했다. 한 마디로 이강인의 이적의지가 이전에 비해 부쩍 커졌다는 뜻이다.
그러나 아무리 이강인의 의지가 크다고 해도 PSG가 이를 승락하지 않는다면, 이적은 결국 불가능하다. PSG는 여전히 이강인에 대한 소유권을 놓고 싶어하지 않는다. 이 기사를 쓴 로익 탄지 기자는 "이강인이 토트넘과의 UEFA 슈퍼컵에 교체 출전했을 때 이미 그의 미래는 결정된 것으로 보인다. PSG는 이적 제안에도 불구하고 이강인을 보낼 생각이 없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강인이 이적시장 막판에 자신의 선택지를 확인하려는 이유는 지금 이적시장이 자신을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현재 EPL 여러 구단과 세리에A 나폴리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탄지 기자의 말처럼 이강인을 둘러싼 이적시장의 상황은 최근들어 급변했다. 당초 이강인은 이적시장 초반에는 PSG에서 '매각대상'으로 분류됐다. 하지만 당시에는 적극적인 관심이 나오지 않았다. 나폴리 등 몇몇 구단이 이강인의 영입에 관심을 보이긴 했지만, 구체적인 제안은 보내지 않았다. 이강인은 점점 이적시장에서도 외면받았다.
엔리케 감독은 원래 2024~2025시즌 중반까지만 해도 이강인을 상당히 중용했었다. 여러 포지션에 내보내며 마당쇠처럼 활용해왔다. 하지만 지난 1월 이적시장에서 흐비차 크라바츠헬리아가 팀에 이적해오며 이강인은 뒷전으로 밀려났다.
이에 대해 탄지 기자는 "흐비차의 영입 이후 이강인의 활용도와 기록은 크게 변했다. 이강인은 2024~2025시즌 초 37경기에 출전했지만, 이후 클럽 월드컵까지 21경기 중 단 8경기만 출전했다"면서 "당시 엔리케 감독은 큰 경기에서 이강인을 신뢰하지 않았다.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이후에는 단 한 번만 출전 시켰다. 이로 인해 이강인은 이적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결국 시즌 종료 후 '매각대상'으로 분류된 이강인은 이적을 적극 추진했지만, 시장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그러던 와중에 엔리케 감독이 돌연 이강인에 대한 입장을 바꿨다.
엔리케 감독은 구단에 이강인의 필요성을 어필했고, 결국 PSG는 이강인을 '매각불가' 대상으로 다시 바꿨다. 이후 엔리케 감독은 토트넘과의 슈퍼컵에 이강인을 교체 투입했고, 이강인은 동점의 발판이 된 중거리 슛을 넣었다. 이후 승부차기에서도 키커로 나서 골을 성공시키며 우승의 주역이 됐다.
그러자 엔리케 감독은 지난 18일 열린 낭트와의 2025~2026시즌 프랑스 리그1 개막전에 이강인을 선발 미드필더로 출전시켰다. 이강인은 61분을 소화하며 팀내 4위의 평점을 받았다. 레퀴프가 '성공적인 시즌 출발'이라고 표현한 이유다.
이런 활약은 차갑게 식어가던 이적시장을 다시 뜨겁게 달구는 요인이 됐다. 이후 아스널과 맨유, 나폴리의 관심이 커지기 시작했다. 특히 아스널은 미켈 아르테타 감독이 주도적으로 이강인의 영입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미 이강인의 새로운 활용도를 확인한 PSG는 이런 관심에 별로 반응하지 않고 있다. 이강인을 잔류시키는 게 훨씬 이득이라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탄지 기자는 "PSG가 이적의 문을 열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별로 없다. 최근 몇 주 동안 PSG는 기존 선수를 잔류시키려는 의지가확고하다. 만약 구단이 (이강인에 대한) 입장을 바꾸려면 상당히 매력적인 제안이 들어와야 한다"고 설명했다.
결국 문제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다. PSG는 획기적인 이적료가 제시되지 않는다면 이강인을 절대 내놓을 생각이 없다. 이강인을 영입할 때 2200만유로를 쓴 PSG는 4000만 유로 이상을 원한다. 아스널이나 맨유, 나폴리가 과연 이 금액을 내놓을 지는 미지수다. 획기적인 반전이 없다면, 이강인은 이대로 PSG에서 2025~2026시즌을 보낼 가능성이 크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