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토트넘이 충격의 늪에 빠졌다. 협상을 진두지휘한 다니엘 레비 회장은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
토트넘행이 유력했던 에베레치 에제(27·크리스털 팰리스)가 북런던 라이벌인 아스널로 향한다. 'BBC'를 비롯해 영국 언론들은 21일(이하 한국시각) 일제히 에제의 아스널행을 보도했다.
'BBC'는 '아스날이 무자비한 쿠데타로 에제를 수혈하며 토트넘을 충격에 빠뜨렸다'며 '토트넘은 에제를 영입했다고 생각했고, 현금과 하샬리송을 합친 거래 가능성도 논의되었지만, 카이 하베르츠가 한동안 결장할 가능성이 생기자 아스널은 번개같이 빠르게 움직였다'고 보도했다.
'더선'은 '레비 회장은 팰리스와 이적 계약에 합의했고, 선수와 개인 조건도 합의했다. 하지만 팰리스는 노르웨이의 프레드릭스타와의 유로파 컨퍼런스리그 경기 전까지 확정하는 것을 거부했다'며 '아스널이 하베르츠의 부상으로 다시 영입전에 뛰어들었고, 하이잭킹에 성공했다'고 전했다.
유럽이적시장 전문가인 파브리지오 로마노는 한 발 더 나아가 "HERE WE GO(히어 위 고)"를 외쳤다. 그는 '아스널이 에제를 팰리스에서 영입하기로 합의했고, 모든 것이 완료됐다. 6000만파운드(약 1130억원) 규모의 계약이 성사됐다. 하베르츠의 부상이 입찰을 결정한 이유였다'며 '아스널이 토트넘보다 더 좋은 조건을 제시했다. 에제도 토트넘보다 아스널에 합류하는 것을 더 선호했다'고 강조했다.
아스널은 만료된 에제의 '바이아웃' 조항을 충족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기본 이적료 6000만파운드에 추가 옵션 800만파운드(150억원)를 보장했다. 반면 토트넘이 제시한 에제의 이적료는 5500만파운드(약 1035억원)다. 히샬리송까지 얹어 영입을 시도했지만 현실이 되지 않았다.
하베르츠의 경우 무릎 부상으로 장기 결장이 불가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에제는 22일 프레드릭스타와의 유로파 컨퍼런스리그 플레이오프에 출전한 후 아스널로 이적할 것으로 예상된다.
에제는 설명이 필요없는 대세다. 그는 2020년 8월 QPR(퀸즈 파크 레인저스)에서 팰리스로 이적한 이후 매 시즌 주가가 상승했다. 지난 시즌 커리어하이를 찍었다. 모든 대회에서 43경기에 출전해 14골을 터트렸다.
특히 지난 5월 맨시티와의 FA컵 결승전(1대0 승)에서 결승골을 터트리며 1905년 창단 이후 120년 만의 첫 우승컵을 선물했다. 10일에는 승부차기 끝에 리버풀을 꺾고 커뮤니티실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토트넘은 오른무릎 전방십자인대(ACL) 수술로 사실상 '시즌 아웃' 판정을 받은 제임스 매디슨의 대체 자원으로 에제 영입을 노렸다. 매디슨은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뉴캐슬 유나이티드와의 쿠팡플레이 시리즈 2경기에서 후반 30분 교체투입으로 그라운드를 밟았다. 그러나 9분만에 무릎 부상을 호소하며 그라운드를 떠났다.
매디슨은 들것에 실려 나가며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쥐며 심각한 부상임을 알렸다. 오른무릎 전방십자인대(ACL) 파열이었다. 그는 최근 수술을 받았다. 에제는 중앙은 물론 측면에도 설 수 있어 손흥민(LA FC)의 공백을 메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받았지만 결국 인연이 아니었다.
에제는 아스널이 친정팀이다. 유스 시절 아스널에서 축구를 시작했다. 그는 과거 2011년 아스널에서 방출되었을 때 "일주일 동안 울었다"고 했다. 그 잃어버린 시간을 만회할 기회를 얻었다.
이 뿐이 아니다. 손흥민의 대체자로 낙점된 맨시티 윙어 사비뉴(21)의 영입도 쉽지 않다. 'HERE WE GO'급의 공신력을 자랑하는 기옘 발라게는 19일 '맨시티가 사비뉴를 이적시키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토트넘은 16일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번리와의 2025~2026시즌 EPL 1라운드에서 3대0으로 완승했다. 히샬리송이 '미친 활약'을 펼쳤다. 그는 전반 10분과 후반 15분 연속골을 터트리며 첫 경기에서 멀티골을 완성했다. 브레넌 존슨이 후반 21분 쐐기골을 터트리며 대미를 장식했다.
토마스 프랭크 감독은 14일 파리생제르맹(PSG)과의 2025년 유럽축구연맹(UEFA) 슈퍼컵에서 전·후반 90분 동안 2-2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3-4로 패했다. 그 아쉬움을 뒤로 하고 EPL 데뷔전에서 데뷔승을 따냈다.
토트넘은 이미 여름이적시장에서 뼈아픈 경험이 있다. 모건 깁스-화이트의 영입을 노렸지만 실패했다. 노팅엄 포레스트는 이적 협상을 허가를 한 적이 없다고 반발하며 없던 일이 됐다.
악몽은 재연됐다. 여름이적시장에서 추가 영입에 실패하며 최악의 위기에 내몰렸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