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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오타니 151㎞ 타구 맞고도 전력질주라니, 다저스 다 잃을 뻔했다…"하루만 쉬면" 믿어도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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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LA 다저스가 모든 것을 다 잃을 뻔했다. 투타 겸업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가 오른 허벅지에 시속 93.7마일(약151㎞)짜리 타구를 맞는 순간 다저스 벤치는 얼어붙었다.

오타니는 21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 쿠어스필드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콜로라도 로키스와 경기에 1번 선발투수로 출전했다. 올 시즌 2번째 5이닝 목표 등판으로 눈길을 끌었다. 첫 도전이었던 지난 14일 LA 에인절스전에서는 4⅓이닝 4실점에 그쳐 아쉬움을 샀던 터.

오타니는 2번째 5이닝 도전도 실패했다. 4이닝 9피안타 무4사구 3탈삼진 5실점에 그치며 시즌 10번째 등판 만에 시즌 첫 패전을 떠안았다. 피안타 수를 보면 알 수 있듯이 투구 내용 자체가 좋지 않긴 했다.

타구에 맞는 악재까지 겹쳐 5이닝을 채우기 어려웠다. 0-3으로 뒤진 4회말 1사 2, 3루 위기. 콜로라도 올란도 아르시아의 시속 93.7마일짜리 타구가 오타니를 강타했다. 오타니는 타구에 맞자마자 극심한 통증을 느꼈음에도 타구가 튄 방향으로 전력질주하는 집념을 보였다. 투수 땅볼로 처리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타구는 빠른 속도로 파울라인 밖까지 굴러갔고, 오타니가 1루에 송구하기에는 이미 늦은 상태였다. 오타니는 선행주자들이 있는 곳까지 확인한 뒤 더는 던질 곳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는 좌절했다. 그리고 이내 다리를 절뚝이기 시작했다. 일단 3루주자만 득점해 0-4가 됐다.

오타니는 사실 올해 투수보다는 타자로 더 다저스에 힘을 실어줘야 하는 선수다. 125경기에서 타율 0.285(485타수 138안타), 44홈런, 83타점, OPS 1.018을 기록했다. 이런 타자가 이탈하면 다저스는 안그래도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1위가 위태로운 상황에서 큰 타격을 입기 때문.

다저스 벤치에서 데이브 로버츠 감독을 비롯해 트레이닝 코치들이 뛰쳐나와 오타니의 몸 상태를 살폈다. 강판이 예상됐지만, 오타니는 마운드를 지키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몇 차례 연습 투구를 진행한 뒤 마운드에 남았다.

오타니는 계속된 1사 1, 3루 위기에서 라이언 리터가 투수 땅볼로 출루할 때 홈에서 3루주자 브렌튼 도일을 아웃시켰으나 2사 1, 3루에서 타일러 프리먼에게 우전 적시타를 허용해 5실점했다. 다음 타자 에제키엘 토바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면서 일단 이닝을 매듭지었다.

오타니의 투구는 거기까지였고, 5회초 타석까지 들어서 볼넷을 얻었다. 그리고 8회초 선두타자로 나서야 할 차례에 대타 알렉스 콜과 교체됐다.

MLB.com은 '쿠어스필드는 어떤 일이든 일어날 수 있고, 실제로 그럴 수 있는 장소라는 것을 여러 차례 입증했으나 오타니는 쿠어스필드에서 그의 첫 정규시즌 등판이 순탄하길 바랐다. 오타니 커리어에서 9안타를 허용한 경기는 이날 전까지 단 한번뿐이었다. LA 에인절스 시절인 2021년 9월 11일 휴스턴 애스트로스전이 유일했다'고 보도했다.

로버츠 감독은 경기 뒤 미국 현지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오타니가 오는 23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시리즈 첫 경기에는 다시 라인업에 들 수 있길 바랐다. 22일 콜로라도와 시리즈 마지막 경기는 원래 오타니에게 휴식을 줄 계획이었다.

로버츠 감독은 "오타니는 오른쪽 허벅지 타박상이다. 23일 샌디에이고전에는 돌아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제법 자신 있게 말했다.

오타니는 "팀을 나쁜 상황에 빠지게 해서 아주 유감스럽다. 더 잘할 수 있길 바랐지만, 아주 실망스러운 등판이었다"고 자책했다.

오타니는 23일 샌디에이고전 출전과 관련해서는 "내 의지다. 나는 단지 치료를 확실히 받으려 하고 있고, 다시 정상적으로 돌아오는 게 목표"라고 이야기했다.

다저스는 콜로라도에 3대8로 패해 지구 2위 샌디에이고에 1.5경기차로 쫓기게 됐다. 이틀 뒤 샌디에이고와 시리즈가 지구 선두를 가를 수 있어 매우 중요한데, 그때까지 오타니가 부상을 충분히 회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김민경 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