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몇몇 팀들이 불펜, 특히 마무리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역시 1위팀은 다르다.
LG 트윈스의 마무리 유영찬은 8월에 '미스터 제로'로 맹활약 중이다.
유영찬은 20일 잠실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홈경기서 4-3으로 앞선 8회초 2사 2루의 동점 위기에 마운드에 올라 1⅓이닝 동안 1안타 3탈삼진 무실점으로 세이브를 기록했다.
8회초 동점 위기에선 나승엽을 상대로 2B2S에서 151㎞의 하이패스트볼로 헛스윙 삼진을 잡아 위기 탈출.
8회말 박동원의 쐐기 1타점 2루타로 5-3, 2점차로 여유가 생긴 9회초 선두 대타 박찬형에게 우측 담장을 맞히는 2루타를 허용해 또 무사 2루의 위기에서 출발했다
그러나 유영찬은 침착했다. 황성빈을 포크볼 3개로헛스윙 3개를 뽑아내 삼진을 잡아냈고, 한태양은 슬라이더 3개로 또 3구 삼진.
손호영과의 대결에서 KBO리그 역사상 첫 체크스윙 비디오판독으로 삼진이 볼로 바뀌는 힘든 상황을 맞았다. 2B2S에서 6구째 134㎞의 슬라이더를 던졌는데 손호영이 방망이를 내다가 뺐다. 1루심이 체크스윙이라고 팔을 들었고 삼진이 됐다.
손호영이 격렬히 아니라며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고, 김태형 감독이 신청했다. KBO가 설치한 카메라로 찍은 화면엔 손호영의 배트 끝이 돌지 않은 게 확인돼 노스윙으로 볼. 삼진이 볼이 돼 풀카운트가 됐다.
이후 파울 2개 이후 151㎞ 높은 직구를 던졌는데 손호영이 속지 않아 볼넷. 2사 1,2루.
유영찬이 흔들릴 수도 있는 상황인데 아니었다. 유영찬은 고승민과의 대결에서 2B2S에서 5구째 136㎞의 슬라이더를 던졌고 고승민이 친 타구는 높게 떠 3루수 문보경의 글러브에 들어갔다. 경기 끝.
유영찬은 8월에 8경기에 등판해 1승6세이브를 올렸다. 8⅓이닝 동안 3안타 4볼넷 10탈삼진 무실점으로 평균자책점이 0.00이다. 8월에 가장 많은 세이브를 올렸고, 마무리 중 유일한 제로 자책점이다.
주두골 미세 골절로 인해 두달이 지난 6월 1일에 올라왔는데 벌써 16세이브를 기록했다. 지난해 26세이브에 이어 2년 연속 20세이브에 단 4세이브만 남겼다.
체크스윙 비디오 판독 번복으로 지난주만해도 경기가 끝났을 상황에서 계속 던져야 했던 유영찬은 "비디오 판독에 따라 스윙이면 끝나는 거고 아니면 계속 공을 던져야 하는 상황이어서 긴장을 놓치지 않고 계속 하면서 보고 있었다"라며 새로운 제도에 빠르게 적응했다.
1위팀 마무리다. 마음이 달라지는게 있을까. 유영찬은 "아직 시즌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별 생각은 없다"며 "(박)해민이 형이 말한대로 우리 것만 하다보면 좋은 결과가 따른다고 생각하고 있어서 그냥 우리 것만 하고 있다"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1위이다보니 마무리투수로서 한국시리즈 우승 헹가래 투수에 대한 욕심이 있지 않을까 했으나 유영찬은 여전히 "아직 경기가 많이 남아있어서 그런걸 생각할 수가 없다. 언제 뒤집힐지 모른다"며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시즌 성적이 27경기 2승1패16세이브 평균자책점 2.22로 늦게 출발해 등판 경기수는 적지만 더 안정적인 모습이다. 유영찬은 "지난해와 비교해 달라진 것은 없다. 그냥 안좋더라도 신경 안쓰고 다음 경기 던지고, 좋은 결과가 있으면 자연스럽게 풀린다고 생각해서 못해도 계속 나가서 던지자는 마음으로 던진다"며 자신의 멘탈 관리법을 밝혔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