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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배짱이면 리그 씹어먹겠네...KIA 당찬 19세 신인 "내 힘 밀리지 않을 것 같다, 다음 등판 땐 150km" [광주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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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다음 등판 때는 꼭 150km 찍겠습니다."

KIA 타이거즈는 20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1대6으로 패했지만, 소득이 없는 건 아니었다. 마지막 9회초, 고졸 신인 우완 김정엽이 프로 데뷔전을 치렀다. 그리고 당찬 투구로 1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부산고를 졸업하고 KIA가 올해 신인드래프트에서 5라운드에 지명한 선수.

21일 키움전을 앞두고 만난 이범호 감독은 김정엽의 투구에 대해 "배포가 있어 보였다. 구위도 좋고, 타자를 상대하는 모습이 상당히 좋게 보였다"고 칭찬했다.

본인은 살떨리는 첫 프로 데뷔전을 어떻게 돌이키고 있을까.

데뷔전 하루 뒤 만난 김정엽은 "근육이 많이 뭉칠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괜찮다. 오늘도 던질 수 있다"며 해맑은 모습을 보였다. 이제 19세 어린 청년의 모습 그대로.

떨리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불펜에서는 많이 떨렸다. 그런데 (불펜에서 마운드까지 이동시켜주는) 자동치에서 내리고, 마운드 올라가니 오히려 긴장이 풀렸다. 공 던질 때도 괜찮았다"고 했다. 이어 "초구는 가장 자신있는 직구를 한 가운데 보고 전력으로 던지겠다고 마음 먹었다. 공이 높았는데,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으니 재밌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첫 타자 박주홍을 상대로 10구까지 가는 승부 끝에 범타 처리를 했다. 그 다음은 현 리그 최고 타자 중 한 명인 송성문. 김정엽은 "첫 타자를 어렵게 잡아 힘이 빠진 상태였다. 하지만 송성문 선수는 꼭 붙어보고 싶었떤 타자라, 어떻게든 잡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 그래서 자신있게 승부했다. 공 4개로 잡아 편하게 다음 투구를 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KIA는 공은 빠르지만 변화구 구사와 제구에 약점이 있는 김정엽 등 유망주 3명을 올 여름 미국 아카데미에 보냈다. 김정엽은 "거기서 투구에 대한 루틴을 만들고, 밸런스를 가다듬었다. 특히 슬라이더를 스위퍼 던지는 식으로 바꿨다. 많이 배울 수 있는 기회였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데뷔전 최고 구속은 148km에 그쳤다. 김정엽은 "다음 경기에는 150km 이상 던질 수 있다. 어제는 불펜에서 너무 많이 던졌다. 첫 타자 상대 너무 많이 던지고 지쳤다"고 말해 웃음을 선사했다. 긴장된 탓인지, 불펜에서 20개가 넘는 공을 던졌다고.

"직구가 강점이다. 그리고 피하지 않겠다는 마음이 또 다른 강점"이라고 자신있게 말한 김정엽은 "1군 타자들을 상대하니 고등학교 때와 많이 다르다는 걸 느꼈지만, 나도 밀리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원래 꿈은 선발이지만 지금은 불펜에서 차근차근 배우겠다. 전상현 선배님을 보고 많이 배운다. 남은 시즌 20이닝 투구, 그리고 팀이 가을야구를 가면 엔트리에 들어가보는 게 목표"라고 당차게 외쳤다.

광주=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