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일어서려는데 부상이 자꾸 발목을 잡는다.
탬파베이 레이스 김하성이 또 부상 악재에 부딪혔다. 부상자 명단(IL)에 오를 수도 있어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
김하성은 21일(이하 한국시각) 플로리다주 탬파 스타인브레너필드에서 열린 뉴욕 양키스와의 홈경기에 6번 유격수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훈련을 마친 뒤 갑자기 허리가 아프다고 해 케빈 캐시 감독은 급하게 라인업을 변경했다. 대신 트리스탄 그레이가 유격수로 들어갔다.
현지 매체 탬파베이타임스는 '오늘 유격수로 출전 예정이었던 김하성이 경기 전 아래 허리에 뻐근함을 느껴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구단은 경과를 지켜봐야 하는 상태(day-to-day)라고 설명했다'며 '김하성이 허리 통증을 호소한 것은 지난달 5일 탬파베이 시즌 데뷔전 이후 두 번째'라고 전했다.
김하성은 지난달 22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전에서 경기 도중 허리에 이상이 생겨 교체된 적이 있다. 좀처럼 호전되지 않자 결국 IL에 올라 열흘을 쉰 뒤 8월 2일 복귀했다.
김하성은 지난 5월 말 마이너리그 재활 경기를 시작해 한 달 여간 실전 감각 다지기를 마치고 빅리그 탬파베이에 합류했지만, 어깨와 햄스트링, 종아리를 다치며 잦은 교체와 불규칙한 출전 양상을 보여왔고, 두 차례 허리 부상을 입어 이번에도 언제 복귀할 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김하성은 지난 14일 애슬레틱스전부터 18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까지 4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벌이며 타격감을 끌어올렸지만, 20일 뉴욕 양키스전서 5타수 무안타로 침묵해 타율이 0.214로 떨어졌다. 타율을 더 끌어올리고 공수주를 정상적으로 수행해야 할 중차대한 시기에 허리 부상이 또 발목을 잡은 꼴이다.
이에 따라 지난 겨울 '1+1년' 2900만달러에 FA 계약을 한 김하성은 내년에도 탬파베이에서 뛸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김하성은 내년 시즌을 1600만달러의 선수 옵션으로 설정해 올해 만족스러운 성적을 낼 경우 다시 FA 시장에 나갈 계획이었지만, 사실상 틀어졌다고 봐야 한다.
이날 현재 김하성은 24경기에서 타율 0.214(84타수 18안타), 2홈런, 5타점, 5득점, 8볼넷, 23삼진, 6도루, OPS 0.611을 기록하고 있다. 남은 정규시즌 40일 동안 최선의 활약을 펼친다고 해도 선수 옵션을 포기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결국 'FA 3수'로 가야 하는 처지다.
김하성은 지난해 8월 19일 쿠어스필드에서 열린 콜로라도 로키스전에서 3회 좌전안타로 출루했다가 상대 투수의 기습 견제에 급하게 헤드퍼스트슬라이딩으로 귀루하다 오른쪽 어깨를 다쳐 시즌을 조기 마감했다. 당시 콜로라도전까지 최근 10경기에서 타율 0.367(30타수 11안타)로 타격감을 끌어올리던 시점이라 아쉬움이 컸다. 김하성은 시즌 후 어깨 수술을 받은 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상호 옵션을 포기하고 시장에 나왔다.
그러나 김하성에 장기계약을 제안하는 팀은 나타나지 않았고, '2025년 1300만달러+2026년 1600만달러 선수옵션'을 제안한 탬파베이의 손을 잡고 결국 FA 재수를 결심했다.
그러나 올시즌 5월 복귀가 점쳐졌던 그는 더딘 회복으로 인해 7월 초가 돼서야 시즌 첫 경기를 치를 수 있었다. 설성가상으로 잦은 부상, 특히 허리 부상이 방해를 놓는다.
현지 매체 디 애슬레틱은 지난해 1월 김하성의 가치를 7년 1억3000만~1억5000만달러(약 2097억원)로 매기며 샌디에이고 구단에 연장계약을 권유한 바 있다. 이제는 그런 평가를 받기는 힘들어졌다. 김하성은 오는 10월이면 만 30세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