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다저스의 혜성, 다시 빛을 뿜는다.'
먹구름이 드리운 LA다저스에 조만간 새로운 빛이 등장할 듯 하다. 올 시즌 공수에 걸쳐 기대 이상의 활약으로 '슈퍼유틸리티' 겸 '활력소' 역할을 하던 '혜성특급' 김혜성의 빅리그 복귀가 눈앞에 다가왔다. 어깨 부상은 이미 다 극복했다. 경기력 체크를 위해 나선 마이너리그 재활경기에서는 첫 판부터 멀티히트를 날리며 뜨거운 타격감을 과시했다.
김혜성은 22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LA다저스 산하 트리플A팀인 오클라호마시티 코메츠 유니폼을 입고 미국 워싱턴주 타코마의 체니 스타디움에서 열린 마이너리그 트리플A 타코마 레이니어스(시애틀 매리너스 산하)전에 나섰다. 수비 포지션은 좌익수, 타순은 2번이었다.
김혜성이 실전에 나선 건 지난 7월 29일 메이저리그 신시내티 전 이후 24일 만이다. 김혜성은 당시 3타수 무안타에 그친 뒤 다음날인 7월 30일자로 10일짜리 부상자명단(IL)에 등재됐다. 왼쪽 어깨에 점액낭염(burtitis)이 발생한 것으로 진단됐다.
김혜성은 7월 초순부터 타격감이 떨어지고 있었다. 스윙에 문제점이 노출됐는데, 알고보니 어깨 통증이 있었다. 김혜성은 메이저리그 첫 시즌에 대한 의욕때문에 이 사실을 팀에 알리지 않았다. 그러나 점점 심해지는 통증으로 스윙폼마저 흔들리자 더 이상 감출 수 없었다.
이후 김혜성은 주사 치료와 재활운동 등으로 어깨 부상을 다스리는 데 주력했다. 이후 어깨 통증이 완화되면서 조금씩 수비와 주루, 배팅 훈련을 시작했다. 하지만 IL 기간(10일)이 다 지난 뒤에도 좀처럼 복귀는 이뤄지지 않았다.
점액낭염은 심각한 부상이라고 할 정도는 아니지만, 완치되는 데는 적어도 3주 정도는 소요되는 게 일반적이다. 김혜성과 LA다저스는 서둘지 않았다. 부상을 완전히 털어낸 뒤에 복귀 프로세스를 이어갔다. 이 과정이 순탄하게 진행됐다. 김혜성은 17일에 라이브 배팅 훈련을 마쳤고, 마이너리그 재활경기 출전을 통해 실전 감각을 회복한 뒤 메이저리그로 돌아갈 예정이다.
그 첫 시험무대가 22일 타코마 전이었다. 팀 안팎의 관심이 집중된 이 경기에서 김혜성은 멀티히트를 기록하는 좋은 활약을 펼치며 스스로 복귀 청신호를 켰다.
1회초 첫 타석부터 안타를 날렸다. 무사 1루에서 상대 선발 니코 텔라체를 상대로 우전안타를 날렸다. 이후 김혜성은 계속된 2사 만루 때 터진 코디 호세의 적시타 때 홈까지 들어오며 득점을 기록했다.
2회초에는 우익수 직선타로 물러난 김혜성은 4회초 세 번째 타석에서는 내야 안타를 쳤다. 1사 1, 2루 때 타석에 나온 김혜성은 다시 텔라체를 상대해 볼카운트 1B에서 들어온 몸쪽 높은 체인지업을 밀어쳐 유격수 쪽 느린 땅볼타구를 만든 뒤 전력 질주로 1루에서 세이프됐다. 복귀전부터 멀티히트를 날렸다는 건 김혜성의 경기감각이 날카롭게 유지되고 있다는 증거다.
실전 감각을 충분히 점검한 김혜성은 5회 시작과 함께 호세 라모스로 교체됐다. 이날 기록은 3타수 2안타 1득점. 첫 재활경기에서 나무랄데 없는 경기력을 보여줬다. 이런 모습이 이어진다면 다음주 중에는 충분히 빅리그로 재소환될 가능성이 크다. 김혜성은 부상 이전에 58경기에 나와 타율 0.304(138타수 42안타) 2홈런 15타점 12도루 17득점, OPS 0.744를 기록 중이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